[Opinion] 부드러운 재즈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음악]

글 입력 2018.04.20 23:4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미세 먼지로 가득했던 회색 하늘이 점차 파란빛을 띄기 시작했다. 저번 주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고 찬 바람이 불었는데 거짓말처럼 해가 쨍쨍하고 꽃 냄새 가득 실은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에 라일락 꽃향기가 섞여나는 봄이면 필자는 어김없이 생각나는 가수가 있다. 대부분, "봄"이라고 하면 벚꽃 좀비라고도 불리는 장범준의 벚꽃엔딩을 예상했을 것이다. 물론, 그 곡도 생각나지만 오늘 필자가 소개하고 싶은 가수는 부드러운 재즈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포근한 목소리의 소유자, 스테이시 켄트이다.



스테이시 켄트

stacey kent2.jpg
 

초콜릿보다 달콤하고, 꽃보다 향긋한 목소리로 필자를 '덕질'의 세계로 이끈 스테이시 켄트는 1968년 미국에서 태어나 1997년 그녀의 첫 앨범 'Close Your Eyes'로 데뷔하였다. 이후, 스테이시 켄트는 기존의 재즈 위에 더해진 그녀만의 부드러우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01년, 브리티시 재즈 어워드 최우수 보컬상을 수상, 2009년에는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션에 오르면서 스테이시 켄트는 재즈계에서 그녀의 입지를 확고히 하였다. 데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가 작사에 참여한 앨범을 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필자가 스테이시 켄트의 목소리에 푹 빠지게 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필자는 "가는 집만 간다"라는 조금은 독특한 취향으로 인해 대학교에 온 이후 꾸준히 가는 단골 가게들이 몇 군데 있었다. 작년 여름, 평소와 같이 단골 가게에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평소,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편이었지만 공교롭게도 단골 가게 중 두 군데에서 같은 노래를 듣게 되었고 또 그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생각에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을 검색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필자가 처음 스테이시 켄트에게 마음을 빼앗긴 날이었다.

원래 재즈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재즈'는 흑인의 음악이자 즉흥적인 동시에 리드미컬하고 소울이 넘치는 음악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스테이시 켄트의 노래들은 그런 느낌이 아니라 검색을 해보고도 이게 재즈가 맞나 싶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런 스테이시 켄트만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도 1일 1곡 재생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팬심을 가득 담아 아침 햇살처럼 포근한 그녀의 곡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재즈에 대한 짧은 지식

여유로운 색소폰, 즉흥적인 피아노, 성의 없는 듯 퉁퉁 두드리는 베이스와 박자를 맞추는 드럼, 그 와중에 리듬에 맞춰 자신의 노래를 완성해나가는 흑인 가수. 필자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재즈에 대한 이미지였다. 스테이시 켄트를 통해, 재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지금은 재즈에 사실 정말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즈에 대해 필자와 같이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스테이시 켄트의 음악을 소개하기에 앞서 알고 들으면 더 좋은 재즈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재즈는 흑인의 민속음악과 백인의 유럽 음악이 결합하여 생겨난 음악으로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다. 재즈에는 초기 미국 흑인 브라스밴드의 즉흥적인 연주에서 시작한 뉴올리언스 재즈부터 이후 오케스트라 단위의 빅밴드 재즈, 이국적인 매력을 가진 라틴 재즈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가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장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들 중에서 스테이시 켄트의 음악은 모던 재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보사노바라는 장르이다. 보사노바는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포르투갈 어로 삼바에 모던 재즈의 색깔이 가미된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삼바라고 하면 열정적인 축제의 분위기를 떠올린 텐데 예상외로 보사노바 음악들은 잔잔한 바다 앞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이 떠오르는 차분하고 평화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테이시 켄트는 "블론디 재즈"의 대가라고도 불리며 그녀만의 부드러운 매력을 인정받고 있다.


80374779_1381221467800_1_600x600.jpg
 


첫 번째, 들으면 미소가 지어지는 최애곡,
This Happy Madness



What should I call this happy madness
all this unexpected joy
That turned the world
into a baby's bouncing toy ?

The gods are laughing far above
One of them gave a little shove
And I fell gaily, gladly, madly into love
 

Stacey Kent, This Happy Madness 中


필자가 소개할 첫 번째 곡은 카페에서 스테이시 켄트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바로 그 곡. This Happy Madness이다. This Happy Madness는 제목이 말해주듯 사랑에 빠진 사람의 콩닥콩닥한 마음을 노래한 노래이다. 스테이시 켄트의 잔잔한 목소리와 함께 잔잔하면서도 발랄한 연주가 매력적인 노래이지만 사랑에 빠졌을 때의 혼란스러우면서도 설레는, 풋풋한 마음을 표현한 가사도 이 노래가 가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으로 돌아간 것처럼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고 싶다고, 좋아하는 이의 이름을 공원 나무마다 새겨두고 싶다고 고백하는 스테이시 켄트의 목소리에서 수줍은 첫사랑의 마음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날씨 좋은 날, 카페 창가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혹은 공원을 산책하면서 이 노래를 들어보시길.



두 번째, 안개비 내리는 새벽 같은 노래,
The Summer We Crossed Europe in the Rain



You say it’s the way these passing years have treated you
That the weight of the dreams you once carried has now defeated you
That our candlelit dinners will all just be reheated through
Our quarrels and disappointments just get repeated, too
Well I’ve packed our bags, I know I should have consulted you
But pretending to bargain would have only insulted you
So do just as I say
We’ll go away today
The fire still burns whatever you may claim
Let’s be young again, if only for the weekend
Let’s be fools again, let’s fall in at the deep end
Let’s do once more
All those things we did before
The summer we crossed Europe in the rain


Stacey Kent, The Summer We Crossed Europe in the Rain 中


두 번째로 소개할 곡은 안개비 내리는 포근한 새벽 같은 노래. The Summer We Crossed Europe in the Rain이다. 처음 소개한 This Happy Madness는 잔잔하지만 발랄한 느낌이었다면 이 곡은 잔잔하면서 좀 더 차분한 느낌의 노래이다. 노래는 지난 세월로 인해 지친 연인에게, 한때는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패배했다는 연인에게 비를 맞으며 유럽을 건넜던 어리고 바보 같지만 행복했던 그 여름으로 돌아가 보자는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다. 스테이시 켄트 특유의 속삭이는 듯한 달콤한 목소리로 그 여름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연인과 유럽에 간 적이 없는데도 과거를 회상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잔잔한 멜로디와 그러면서도 노래가 가진 분위기가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기분이 들게 하는 곡이다. 한적한 밤 혹은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이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

소개한 두 곡 외에도 필자는 스테이시 켄트의 모든 노래를 좋아한다. 하지만 두 곡을 통해 스테이시 켄트의 매력에 빠진 이라면 직접 그녀의 곡들을 들어보며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최애곡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 사심 어린 플레이리스트 소개는 여기에서 멈추고자 한다. 스테이시 켄트의 보사노바 재즈를 들으며 좀 더 달콤하고 포근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아트인사이트 태그.jpg
 

[이영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