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특별한 저녁식사 [공연]

글 입력 2018.04.21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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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시놉을 봤을 때는 방속국 pd가 와서 촬영하는 것 때문에 억지로 친한척을 해야한다는 내용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비 사위가 와서 노력을 하다니 훨씬 더 정다운 얘기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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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저녁식사는 개인플레이 가족들이 몇 년 만에 만나서 어색하게 있는 자리였다. 나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불편했다. 내가 락을 좋아해서 그런가 과하게 락스피릿을 회화화하는 것에 반감이 들었고, 또 무조건 맨스플레인하며 중립적인척 하는 아빠도 별로였다. 과민하는 엄마는 이해는 하지만 되도 않는 다단계를 강요하고 있었고, 환경보호에 빠진 언니는 개연성 없이 너무나 뜬금없었다. 게다가 막내딸은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이라서 가족원들이 전부 따로 놀았다.

게다가 맞춰 온 사위도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우울한 이혼 가정 클리셰를 들이대다니. 게다가 결말은 '억지로 맞지 않아도 좋은 척하고 지내는 게 가족이야'라니. 이게 뭔가, 대체 어디가 '특별한 저녁 식사'인지, 어쨌든 가족이면 다 된다가 끝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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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이 서로 자기말만 하고 이기적이었다. 이 갈등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행선을 그었다. 화목한척 넘어가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속내는 여전히 나아진 게 없었다. 서로의 아픔이나 내막이 조금 나올듯 하지만 더 이상 나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다듬는 게 아니라 '그래, 넌 너대로 떠들어라. 억지로 친한척이라도 연기하며 가정을 지내야겠구나.'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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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왁자지껄 풍비박산 엄청난 코미디 개그 연극,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허상일 뿐이었다. 사실은 전혀 재미있지가 않았다. 깊이 없이 모양만 흉내내었다. 너무 경직된 사고와 얇은 생각이 보였다. 미술하는 사위마저 클리셰였으니까. 가벼운듯 무거웠고, 무거운듯 가벼웠다. 불친절한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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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한꺼번에 쏟아내고 나니, 조금 여유가 생긴다. 한발짝 뒤에서 보니까 연극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 내가 내린 결론은 틀렸다. 연극에서 의도한 대로 너무나 잘 끌려다녔다. '저게 무슨 가족이야. 형편없어.' 타산지석이다. 그래서 더 화났는지도 모르겠다. 이기적으로 자기 말만 하고, 남 말은 안듣고 지내는 가족 구성원들을 보면서- 혹시 나도 그렇지 않은지 흠칫 생각해봤다. 반성하고 되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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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사회, 제일 작은 사회인 가족, 가정 안에서 회화화되고 과장된 각 캐릭터들을 보면서 느끼는 모순점을 인지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과연 타인의 말을 잘 듣고 있는지.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내 기준에서만 요구하고있지 않은지.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회이며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왔기에 안일하게 대하기 쉽다. 가까울수록 더 조심하라는 말이 있지않은가. 만약 이렇게 이기적으로 굴다가는 정말로 가족끼리 '환경문제'로만 대화하게 될 것이다. 경각심을 준다. 마냥 그저 웃기는, 어리숙한 코미디가 아니라- 뼈있는 어색한 (의도한) 개그 공연이었다.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특별한 저녁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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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


공연명: 특별한 저녁식사
공연 기간: 2018.4.10(화) ~ 5.13(일) 평일 8시 / 토일 4시 (월 휴무)
공연장소: 한양레퍼토리씨어터
러닝타임: 90분
제작: 극단 은행나무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 한양대학교, 한양레퍼토리씨어터,샛별당엔터테인먼트
관람연령: 12세 이상
티켓: 전석 30,000원 (청년 할인 30% 청소년 할인 50%)
예매: 인터파크티켓 1544-1555 , 대학로티켓닷컴 1599-7898
문의: 02-3672-6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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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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