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의, 예술 이야기 _ 책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

예술과 철학, 거기다가 진지한 삶의 이야기 한 스푼
글 입력 2018.04.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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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세상은 넓고도 넓다.


 그 범위를 근래의 것으로만 잡더라도, 파악하기 어려워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그 갯수나 모양은 다양하고도 많은 것이다. 그림이나 조각같이 미술관의 벽에 붙어 시선을 받는 무언가들만 예술인줄 알았더니, 이젠 행위 그리고 큐레이팅까지도 '예술'이란다. 정말 예술이다.

 그런 세상에서, 예술을 바라보는 우리와 같은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도슨트다. 넓고 넓은 예술 세계에서, 유의미하고 꽤 괜찮은 예술을 소개해 줄 사람. 안타깝게도 보통의 우리에겐 괜찮은 예술을 선별할만한 마법의 눈이 없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뭐가 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현대 예술의 세상을 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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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점에서, 필자에게 이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책은 아주 도움이 되는 무언가였다. 유의미한 예술 전시나 작품을 선별하여 소개해주고, 거기에 필자의 진지한 성찰까지 담겼다. 그 성찰의 범위는, 아마도 예술부터 인생까지.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간 독자 중 한사람의 입장으로서 이 책을 소개하더라도, 일단 이 책의 '어떤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는 식의 이야기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제재가 되는 것은 '예술품'이고 어느것이 마음에 드는가는 그 대상의 성질만큼이나 모두에게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에 먼저 머리를 담근 사람으로서, 필자가 던지고 간 말들 중 멋있었고 묵직한 무언가가 있었던 문장을 이곳에 실으려 한다. 이런 문장, 이런 생각을 한 작가의 책이 무가치 할 리 없음을 이 책의 예비독자들에게 설파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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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진리'를 '나의 빛'으로 삼아 삶을 이끌라고 배웠다. 아쉽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빛'만이 '진리'라고 핏대 높이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본다. 대신 살아가면서 그 가르침안에서 '나'를 떼어내야한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나를 잊고 진리와 빛을 추구하면 참된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비로소 열망하던 '완전함'에 도달할 것이다. 모두 자신의 '위대한  일'을 찾기를 소망한다"


 인간에게는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또한 완전해지고 보다 대단해지기를 원하는 욕구까지 같이 소유하고 있다. 이렇게 나아가고 싶은 욕심이 있는 우리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들리는 단어는 '진리'이다. 그에 관한 저자의 관점이 흥미롭다.

 진리를 추구하는 우리 개인에게 그는 먼저 '나'부터 떼어내라고 말한다. 개인의 욕구, 시선, 지식 안에 한정되지 말고 최대한 그런 것들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완전해지고 싶어하는 불완전한 존재는, 먼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야한다. 진리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그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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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시선은 도시를 가로지르며 그저 그런 삶을 가까스로 꾸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당신도 그냥 그렇게 살고 있습니까?'"


 왠지 차분한 노란 얼굴의 캐릭터들에서 우리는 다양한 감상을 경험한다. 거대함에 놀라거나, 인간과 닮은 듯 닮지 않아 불쾌함을 경험하거나, 혹은 그 미묘함에 매료되거나 하는 것이다. 저명한 그래피ㅣ 작품을, 그 설명을 바라보던 중 필자 혹은 노란 얼굴의 캐릭터가 건네는 듯한 말에 찔리고 괜히 도둑 처럼 제발을 저렸다. '당신도 그냥 그렇게 살고 있습니까?' 음, 네 일단 저는 그런 것 같은데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떠신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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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닌 최고의 능력인 '정신'은 '진리'를 직관적으로 아는 신적인 능력이다. 사회 구성원들은 그들이 파악한 진리를 말해야 한다. 깨달은 '올바름'을 표현하지 못하는 일도 우리 삶을 그늘지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정신'을 표방하는 정부기관이 '진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신으로 군림하려는 오늘날, 권력자를 올바르게 '보이도록' 포장하는 공연장의 한낱 구경꾼으로 살다 가기에는 '나'의 삶이 너무나 존엄하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다루는 분야가 헷갈릴만큼 많고 깊은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는 것이다. 이도 그중 하나다.

 존엄한 우리는 그의 말대로 우리가 파악한 진리를 말하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쁜 것이 그대로 흘러가게 혹은 우리를 계속 잠식시키게 둔다면, 아마 앞으로도 많은 이가 아파할테니까, 혹은 우리가 아프고 힘들어할테니까. 이처럼 그는 우리에게 예술을 통해 인생을 살아갈 방향에 관한 조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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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의 작가의 말로 돌아오자면, 그의 말에 의하면 예술가들은 '보다 나음'의 길을 걷는 사람이란다. 현실에, 자신에, 혹은 지금의 예술에. 그냥 모든 것에 만족하고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술가가 아닌 우리도 그들만큼이나 발전하고 '보다 나아'지고 싶다. 인간이니까. 현실에 발목잡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날이 그들보다 많긴 하지만, 그래도 우린 어제보다 "버전업"하고 싶다.

 현실의 우리가 지속적으로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만족하지 않고 좀더 자신과 투쟁하여 세상을, 시선을, 그리고 자신을 넓혀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밥줄의 무게에 짓눌려 좁아지지만 않아도 다행인 것을. 이런 상황의 우리에게 가장 좋은 지침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앞으로 발버둥치며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혹은 그들이 남긴 것을 보는 것이다. 예술가들을, 예술품들을 말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세상을 향한 끝없는 천착의 길을 걷고있는 누군가들을 바라보아야 할 것 같다. 더 나아지기 위해, '보다 나음'의 길을 걷기 위해 말이다.

 인생과 삶에 관한 물음을 던지는 이 도슨트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일이다.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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