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극단 산울림 < 고도를 기다리며 >

글 입력 2018.04.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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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_포스터.jpg
 

사뮈엘 바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희곡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내 기억 속 이 작품은 대학교에서의 한 강의시간 때이다. 극의 장면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살펴본 것도 아니었고, 수업 도중 잠깐 언급되었을 뿐이지만 부조리극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뇌리에 강하게 박혔던 것 같다. 당시에도 소극장 산울림에서 이 극을 올리고 있었지만 보지 못했었다. 또다시 이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고도’가 처음에는 ‘높이’를 뜻하는 단어인줄 알았던, 희곡에 대해 무지했던 나에게는 부조리극이란 신선한 충격과도 같은 것이었다. 소설이나 희곡과 같은 서사물에서 기승전결이라는 구성이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당시의 생각이 산산이 부서져버린 순간이었다.

의미 없는 대사와 단편적인 내러티브들. 때문에 극의 중간 어디에서 시작해도 말이 되는, 아니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부조리란 목적이 없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던 이오네스코의 말처럼 목적을 잃어버린 채 흘러가는 이 극이 마치 현대의 음악에서 조성이 파괴되고 화성이 방향성을 가지지 않은 채  흘러가는 양상과 비슷한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어 흥미롭다.


18.jpg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작품. 논쟁의 중심이자 문제작이었던 이 작품은 대체 무엇을 담고 있기에 이렇게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걸까. 고도는 무엇을 의미하고 그를 기다리는 무대 위의 인물은 누구를 대변하는 걸까. 나무 하나만이 우뚝 서 있는 그 곳에서의 기다림이란 무엇일까. 생각이 많아지지만 작가 본인조차 고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거라 했단다.

장장 3시간에 걸쳐 반복되는 무대 위의 기다림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우리는 모두 알 수 없는 내일을, 미래를 기다리며 살아가지 않는가.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순간을, 열망하던 자리까지 오르는 그 순간을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희망이 막상 현실로 다가오게 되면 오히려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허무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다림이란 그런 것일까.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맹목적으로 그를 기다리는 두 인물의 모습을 희극이라 해야 할까 비극이라 해야 할까. 이미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지만 그들의 기다림을 함께 하기로 한다.






시놉시스

시골길. 앙상한 나무가 한 그루 서있을 뿐 아무 것도 없다. 그 나무 아래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실없는 수작과 부질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포조와 그의 짐꾼 럭키가 등장하여 많은 시간을 메운다. 그리고 그 기다림에 지쳐갈 때 쯤 한 소년이 등장하여 말한다. '고도씨는 오늘 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시겠다고 전하랬어요.' 이렇게 어제인지, 오늘인지, 혹은 내일일지 모르는 하루가 저물어 가는데.....


고도를 기다리며의 기다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고, 더욱 부조리한 것은 약속의 시간도, 장소도, 목적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 대상도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해’라는 말은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주문처럼 고고와 디디를 다시 지루한 기다림의 현실로 불러들인다. 과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이 각자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일지 끝나지 않는 줄타기가 계속된다.



극단 산울림 소개

산울림 로고.jpg 
 
1969년 12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뮈엘 베케트의〈고도를 기다리며〉의 한국초연으로 어렵고 난해한 연극으로만 알았던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객들에게 연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만들어 ‘부조리극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연극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 공연을 계기로 탄생한 극단이 바로 산울림이다.

이후 극단 산울림은 47년 동안 총 150여편의 번역극과 창작극 등 수준 높은 공연을 통해 각종 연극상과 문화예술상을 80여 회나 수상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극단 중 하나로 성장해 왔다. 극단 산울림의 대표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연출가인 임영웅, 기획자이자 번역가이며 소극장 산울림의 대표인 오증자는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 1985년 3월 3일, 극단 산울림 자체 전용극장인 〈소극장 산울림〉의 문을 열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고도를 기다리며
- En Attendant Godot -


일자 : 2018.04.19(목) ~ 05.20(일)

시간
평일 19:30
주말 15:00
월요일 쉼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극단/소극장 산울림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75분 (인터미션 : 10분)




문의
극단 산울림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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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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