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안의 고야 - [도서]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내 안의 고야가 깨어났다
글 입력 2018.05.0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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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내 안의 고야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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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에게 단순히 '고야' 라는 인물에 대해 소개시켜주려는 것이 아니다. 책에 명시된 고야의 그림과 계몽주의 사상이, 읽는 독자인 우리를 자각하게 만든다. 고야는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화가는 아니였다. 흉측하고 강렬한 그의 색채가 담긴 그림을 보면 찝찝하고 속이 메스꺼웠다. 자꾸 인상이 찌푸려지고 책을 읽기가 버거웠지만 그럼에도 왜 화가가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왜 이토록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자꾸 머리 속에 떠오르는지를 궁금해하며 책을 읽었다.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꿈꾸는(혹은 몽상하는 혹은 잠자는) 작가,

그의 유일한 구상은
해로운 공동의 신앙을 몰아내고
이 변덕 작품을 통해 진실의 견고한
증언을 영속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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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이성의 꿈>


고야의 '이성의 꿈' 이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 책상에 엎드린 사람의 머리 위로 여러 개의 연속된 얼굴들이 그려져있다. 이 잠든 남자는 다른 존재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 이 남자는, 바로 고야 자신이다. 아니 어쩌면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자인 관객들일 수도 있겠다. 남자의 머리 위에 있는 얼굴들은 익숙한 얼굴, 우리 각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우리들 사이의 깨인자들의 어둠의 세계 사이의 의식의 낮의 세계와 무의식적인 정념의 밤의 체제 사이의 완전히 분리 폐기 되었다. 꿈에서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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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평소에 꿈에 관해 관심이 많고 '꿈'을 소재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꿈은 행복이라 생각했다. 꿈이라는 것은 환상이고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라고 생각했다. 마치 침대에 편안히 누워 있는 르네상스의 귀족들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고야의 꿈은 달랐다. 르네상스의 꿈은 허상이였다. 귀족들만 누릴 수 있는 부귀와 영화. 서민들의 실상을 알지 못한 채로. 그런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깨달으라고 하는 것이 쉽게 말해 계몽주의이다.

고야는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계몽을 외치고 이성의 꿈들을 꼬집어 냈다. 계몽의 시대에 이성은 모든 것을 밝혀줄 빛과 희망으로 상징됐다. 그 이성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인간의 이성으로 세계의 모든 것을 지배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인간의 이성은 어두운 측면을 감추고 있었다. 그런 어둡고 잔인했던 이성은 괴물을 낳기 시작했다.

그 괴물들을 고야는 그림에 담아냈다. 고야가 그린 괴물들은 내 심장을 쿵 내려앉게 했다. 르네상스의 화려하고 밝은 그림의 감동보다 고야의 괴물같은 작품들은 나를 더 공감시켰고 그가 전하고 있는 메세지는 현대 우리의 시대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을 읽은 후 지금의 나도 그때의 고야가 느낌 감정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안의 고야가 깨어났다.
그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정재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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