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차 혁명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 - 휴마트 씽킹 [도서]

똑똑함을 교육해야하는가?
글 입력 2018.05.0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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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혁명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
-「휴마트 씽킹」을 읽고



1
우리는 4차 혁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차 농업혁명, 2차 산업혁명, 3차 정보혁명을 주파(走破)하고, 4차 혁명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는 역사를 거시적인 흐름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혁명을 이루어낸 결정적인 요인과 특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만, 4차 혁명이 어떤 양상을 띠게 될 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인류의 또 다른 혁명을 맞을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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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돈에 좀 보태 쓰고, 방학 때 여행도 다니고 할 목적으로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학원에 가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주간 공부해온 것을 봐주고, 상담도 해주는 일종의 소규모 스터디그룹 선생님이다. 그 학원은 소위 sky라 불리는 명문대만을 목표로 두고, ‘너의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 되기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 너를 sky에 보내주겠다’라는 꽤 매력적인 슬로건을 내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을 명문대에 보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도 일주일에 한번 학원에 가서 ‘너희들이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역설하곤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항상 이렇게 시작한다. “얘들아, 현실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이렇게 세상물정에 밝은 어른인 척, 성공한 선배로서의 조언을 건네지만 마음속에서 불쑥 솟아오르는 의문이 있다. ‘내가 이런다고 애들이 정말 공부를 할까?’, ‘정말 높은 등급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야만 행복해지나?’, ‘그러면 나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나?’ 그렇지만 학원과 학부모가 원하는 나의 역할은 입시라는 커다란 관문을 먼저 통과한 선배가 주는 코칭과 자극이기 때문에, 이런 의문들을 입 밖에 꺼내놓지는 못 한다. 게다가 나 또한 공부를 통해 더 높은 자리를 쟁취한 성취감을, 주위의 인정을 얻지 않았는가. 현실적으로 이 아이들이 지금 시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은 일단 최대한의 점수를 받아두는 것이라 합리화를 한다. 그렇게 다른 대안을 찾기보다는 경쟁을, 경쟁을 한다면 이겨서 서열의 높은 곳을 차지하기를 설득했다. 어찌됐건 내가 이제까지 경험했던 학교의 ‘결과적인’ 목표는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나 또한 교육에서 기성세대임을 느낀다. 내가 받은 교육과 달성한 목표는 구세대의 것이 되어간다. 그렇다고 나를 교육한 학교와 선생님이 잘못되었나?-그것은 아니다. 그들은 이전 시대에 가장 성공적이었던 방법으로 학생을 교육한 것뿐이다. 잘못되었고 바뀌어야 될 부분은 이러한 교육이 이어지면 안 된다는 것뿐이다. 책에서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듯 인간이 만물의 꼭대기에 서 있었던 이유는 가장 지능이 높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인공지능이라는 발명품이 등장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물에 군림할 수 있는 정당성이자 우리 교육의 목표인 ‘똑똑함’을 곧 뛰어넘을 것이다. 사실 특정 분야에서는 벌써 따라 잡혔다. 시대가 바뀌어가고 있다. 더 이상 똑똑함은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


3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개인은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경쟁보다는 상호작용과 연대가 더 큰 효과를 낸다. 현재의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줄을 세우고 서열을 나누는 교육으로 도출되는 결과는 최고를 가린다는 의의밖에 없다. 인간이 타인의 인정과 우월감에서 만족을 얻는 것은 당연한 본성이지만, 경쟁심을 조장하고 서열을 가르치는 교육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인 사회성,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경쟁’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합리적인 경쟁이란 내가 상대의 우위에 서려는 것이 목표가 아닌, 경쟁을 통해 달성해야할 목표가 있는 유의미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 기성세대로서 우리가 배워왔고, 가르쳐왔던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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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새로움을 경계하고 익숙함에 안정을 느끼지만, 그 결과는 도태라는 것을 수많은 역사와 사건을 통해 알고 있다. 앞서 겪은 1, 2, 3차 혁명도 모두 이러한 변혁을 받아들인 결과이며 이를 토대로 인류는 발전해왔다.

또한, 우리가 지금 느끼는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13세기 무렵 몽골은 유럽까지 진출하며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제패했다. 그들의 정복활동은 여러 나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사회적 혼란을 만들어냈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할 수 있지만 이 비극적인 전쟁 이면의 장점을 말하고 싶다. 몽골의 침략을 받은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부패한 구세력이 몰락하고 신세력의 등장했다. 소용을 다한 것은 탈락하고 변화를 감지한 이들이 등장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대가 등장해야할 차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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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별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넘어가고 싶다. 한 tv프로그램에 뇌 과학자가 출연했다. 진행자가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하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과학자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답한다. AI가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감정, 의식, 욕구를 지녀야 되는데, 인간 또한 인류가 수만 년 동안 지녀온 것들을 왜 가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을 억지로 넣어주기란 아직 불가능에 가깝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떻게 준비하고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앞선 글에서 일단 ‘교육’ 자체의 프레임을 달리 보아야 함을 설명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사실 나는 수능과 입시, 대학 서열화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현시점에서 교육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적어 내려가다 보니 진심으로 깨달은 바가 있어 그에 대한 글이 길어진 듯하다. 교육의 속성에 ‘희망’이라는 속성이 내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지금의 우리 교육도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 글을 마치겠다.


[김새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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