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라는 것이 주는 위로, 연극 [하이젠버그]

글 입력 2018.05.0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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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는 것이 주는 위로
연극 [하이젠버그]


[HSB]POSTER-fin.jpg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 주며,
함께 있기에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한다.


이 연극이 전달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말이다.

정육점을 운영하며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알렉스, 수다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솔직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죠지 모두 찬찬히 살펴보면 어딘가 애잔하다 생각이 드는 개개인이다. 하지만 둘은 서로를 알게 되고, 솔직해지고, 내면의 아픔을 공유하고 현재를 함께 한다. 서로에게 희망이 되고 있음을, 또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알렉스에게 죠지는 평범하고도 잔잔한 삶에 파동을 일으키는 조약돌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조약돌은 파도를 일으키고 잔잔하던 호수를 흔든다. 그리고 알렉스는 사방팔방 움직이던 죠지에게 안정감을 준다. 쉴 새 없이 떠들며, 거짓말을 늘어놓기도 하는 그녀를 조금은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끝내는 그녀의 원하는 바를 함께 해준다.



배우들의 열연


하이젠버그_ 정동환.jpg
 

무엇을 제일 먼저 말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두 배우의 열연 대해 말하고 싶다.

이인극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보아서, 조금은 생소했다. 기존에 필자가 많이 접했던 연극은 5-6명 정도 되는 배우가 합을 통해서 조금은 시끌벅적 진행하는 류가 대부분이었는데 2인극은 오로지 둘이서 대화와 연기를 통해서 극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이 신기했고 또 그 힘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조금은 특이한 무대구조상 의자 혹은 탁자의 변경으로 극의 배경이 바뀐다. 이 배경이 바뀔 때, 핀 조명? 만 남고 나머지가 꺼질 때 ‘’하는 소리가 울리며 배우들은 다음 극 배경을 위해 의자의 위치를 바꾸거나 옷을 갈아입는다.

두 명의 배우가 주고받는 수많은 대사들은 극에 푹 빠지게 하는 것에 충분하고 ‘’하는 소리가 나면 숨을 고르게끔 만든다. ‘’하고 숨을 고르기 전까지, 배우 두 명이 이끄는 극에 나는 오로지 집중하고 푹 빠져들었다는 경험을 겪었다.



무반주의 탱고


하이젠버그_정동환&방진의 1.jpg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라고 묻는다면 주저 않고 마지막 둘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서로를 바라보며 음악 없이 췄던 탱고가 가장 인상 깊었다. 춤을 출 줄 아는 사람과만 춘다는 알렉스와 춤을 추기 위해 레슨을 몇 번 받았을 죠지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노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무반주로 시작하다가 뒷부분에 탱고음악을 조금 깔아주었어도 더 좋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무반주 속에서 들리는 그들의 웃음소리와 합을 맞추는 그 눈짓 발짓의 여운이 무반주였기에 더 길게 남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들은 탱고처럼 한 발씩 서로 맞춰가며 다음 동작을 함께 해간다. 내일을 기대하는 삶. 무반주의 음악. 즉 끝나지 않는 음악 속에서 함께 움직이는 두 사람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었던 장면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연극의 몰입도가 좋아 짧게 느껴졌지만,
그 여운은 너무도 긴
연극 <하이젠버그> 였다.


[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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