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손색없는 연극 '손 없는 색시'

글 입력 2018.05.0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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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무언가를 끊임없이 감각하며 살아있는 손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깊이 느껴보았는가? 아픈 가슴도, 사랑하는 이의 육체도 언제든 뻗으면 느껴낼 수 있는 감각기관. 손이 부리는 마법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한순간 없어진 상황에 대해 멈추어 생각해보게 만드는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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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손가락 10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런 손이 어느 날 갑자기 내게서 떨어져 나간다면? 내 손이 더 이상 내손이 아니길 거부하며 몸으로부터 분리된다면? 너무도 당연하게 내 것인줄 알았던 손이 신체의 일부로부터 독립하는 상상. 그 기발한 발상에 더불어 가슴 찡하고 때론 유쾌하게 웃기기도 했던 연극 '손 없는 색시'였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 시놉시스만 읽고는 슬프기만한 내용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재미와 감동 모두를 즐길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호탕하게 웃을 수 있는 재미 포인트와 은유적으로 표현한 철학적인 내용까지, 웃기고 울리는 서사에 80분 동안 흠뻑 취했다. 게다가 창의적인 표현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단원들의 몸짓과 인형 탈이 혼연일체로 움직이며 기가 막힌 연기로 배꼽 잡게 하는가 하면, 손에 끼운 작은 인형으로 극의 흐름을 반전하는 부분은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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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이 끝난 후 나오면 보이는 미니어처로 작게 표현된 '손 없는 색시' 세상은 연극과는 별개로 그 나름의 미학적 가치를 일깨운다. 작고도 아름답게 표현한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가 연극이 끝난 후에도 이야기를 곱씹는 여운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고 감명 깊게 본 터라, 자연스럽게 구매한 작품집과 희곡집은 연극을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연극과는 친숙하지 않았던 나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감정과 깊이를 생각해보면 연극 '손없는 색시'는 분명 웰메이드 공연이다. 다재다능한 극단원들의 연기와 재빠른 구성 연출은 여느 대중 문화 장르들과도 견주어 손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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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연극 소재가 얼마나 될까. 손이라는 매개체 하나로 이루어진 세계. 그 앞에서 몰입할 수 있었던 경험은, 세대를 불문하고 통하는 이야기를 꿈꾸는 내게 무척 인상적인 가치이다. '전쟁'이라는 무겁고도 아픈 소재를 기발한 상상력과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무겁지만은 않게, 그러면서도 감동 요소는 놓치지 않고 담아낸 소중한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는 연극이였다. 곧 나오게 될 '손 없는 색시' 동화책을 기대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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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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