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5] FEATURE. 2주의 발견 vol. 4월 4주 - 5월 1주

네덜란드 튤립농장, 소수빈, 가호, 황푸하, Humbert & 구원찬
글 입력 2018.05.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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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5]
FEATURE. 2주의 발견
Vol. 4 : 4월 4주 - 5월 1주


2주의발견 vol4.jpg
 

*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 시즌 5에서는 2주마다 '2주의 발견'을 연재합니다. 2주동안 발매된 음악 중 인디 음악을 중심으로 좋은 음악들을 4-5곡 추천합니다. 격주로 월-화 중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지만 막상 어떤 음악을 들어야할지 막막하셨던 분들을 위해 우.사.인이 2주마다 신보를 정리하여 추천해드립니다.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이 위주로 소개될 예정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신보가 아닌 발매곡도 추천해드립니다.

유독 지난 2주는 남성 솔로 뮤지션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소수빈, 황푸하, 가호, Humbert & 구원찬입니다. 즐겁게 들어주세요.



2 주 의 발 견
vol. 4 : 4월 4주 - 5월 1주



네덜란드 튤립농장 - 호밀밭의 베이시스트





그래도 난 행복해
유명하지 않아도
네덜란드 튤립농장
호밀밭 베이시스트


해맑고 유쾌하다. 까맣고 작은, 반짝거리는 돌멩이를 만난 기분이다. 철저한 객관화(를 넘어선 자기 비판), 경쾌한 기타와 베이스의 3박자, 보컬 이규범의 독특한 음색, 베이시스트 최민영의 꾸미지 않은 명랑함이 어울려 곡을 이룬다. 장난스러운 나레이션을 듣고 더욱 장난스러운 공연 영상을 보면 자연스럽게 4명이 만들어내는 음악에 미소짓게 된다. 이렇게 재미있고 귀여운 음악은 참 오랜만이다. 인디 씬의 스타들과 해외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가사 속에 나열하고, 자신은 '네덜란드 튤립농장'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노래한다.

재미있게 음악하는 사람들의 음악은 듣는 사람도 알 수 있다. 음악에서 뿜어져나오는 행복감이 이 곡의 최대 장점이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일은 수없이 계속 일어나지만 그 벽을 넘겠다고 다짐하지도 부딪혀 좌절하지도 않는다. 대신 지금도 행복하다고 씩 웃으며 멜로디에 맞춰 베이스를 튕긴다. 이들이 풀어나가는 재미있는, 즐거운 음악 속에서 행복 에너지를 얻고 싶다.



소수빈 - 쉿 (sweet nothings)




내가 부른 노래로
네가 흘린 눈물들 뒤에
활짝 웃음 필 거야
활짝 미소 지을 거야


서툴지만 조심스러운 사람. 이전에 한 매체에서 관계자들은 소수빈을 그렇게 표현했다. 꽤나 공감가는 표현이지만 이제 소수빈은 서툴다기보다는 정직한 사람처럼, 다정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곧게 뻗는 목소리, 저음에서 일정하게 울렁이는 음색은 매우 안정적이고 편안해서 듣는 사람의 긴장도 조금씩 풀어준다.

파스텔뮤직, 워너뮤직을 거쳐 십센치, 옥상달빛 등이 속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서 발표한 두 번째 싱글이다. 상대의 눈물을 그치게 하려 소수빈이 택한 방법은 쉿, 속삭이며 다정한 마음을 노래에 담아 보내는 것이다. 그의 음악이 지닌 최대 강점인 따뜻함, 다정함이 십분 발휘되는 부분이다.

바람이 새는 듯한 수줍은 소리 '소수-'와 '수빈'이라는 중성적인 이름까지 자신의 노래와 무척 잘 어울린다. 쉿, 조용히 달래주는 소수빈의 다정함은 앞으로도 종종 서러운 날이면 자연스레 기억이 날테다.



가호(Gaho) - 있어줘





내 곁에 있어줘요
내 옆에 있어줘요
그렇게 있어 주면 그렇게
날 믿고 있겠다던
말로 다시 감싸줘요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20대 뮤지션은 '발라드 세손'이라 불리는 정승환이 압도적이지 않나 생각하던 차, 가호의 등장은 '이래서 음악을 많이 들어야한다'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대중적인 멜로디, 편곡, 완벽한 테크닉과 독특한 목소리로 귀를 사로잡았다. 깊고 안정적인 저음, 애처롭지만 호소력있는 가성, 단단히 뭉친 힘있는 목소리.

'보컬리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노래가 귀에 닿는 방법이 '누군가의 목소리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곡이 좋고 가사가 아름답더라도 전달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그 감정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대중들은 노래를 듣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가호는 완벽한 전달자이다. 더욱이, '있어줘'는 가호 작사, 작곡, 편곡의 결과물이다. (도입부는 샘 스미스가 생각나고, 전반적인 진행도 세련되었다.) 가호가 들려줄 그만의 음악이 기대된다. 그의 목소리로 더 많은 노래를 듣고 싶다.



황푸하 - 지금 이 순간부터



(공식 영상이 없어 부득이하게 가져온 영상입니다. 멜론 이용자 분들은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주세요.)


지금 이 순간부터
난 누구보다도
용감해요
너와 함께한다면


차분한 템포의 기타, 그 위에 얹히는 담백한 목소리. 황푸하는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래하며 따뜻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위로했다. 서정적인 가사 덕에 음유시인이라고도 불린다. 황푸하는 그간 강제로 공간에서 쫓겨나는 이들을 위한 '젠트리피케이션' 앨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에 가자' 앨범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의미를 담은 음악으로 리스너들을 만나왔다.

지난 4월 말 발표한 싱글 '지금 이 순간부터'는 진실된 고백을 담은 사랑노래다. 천천히, 조금은 슬프게 자신을 고백하던 기타 소리는 노랫 속 당신을 만나고, 당신을 생각하면서 조금 더 밝은 톤으로 바뀌어 흘러가며 사랑을 고백한다. 때로는 비겁하고 용기도 없는 나지만 당신을 만나서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가사는 강한 척 하지 않아서 사랑스럽다. 황푸하의 노래에서도 느낄 수 있듯,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위해 용기를 내고 서로를 통해 용기를 얻는다. 그건 정말이지 사랑의 힘이다.



구원찬 & Humbert - Way



(공식 영상이 없어 부득이하게 가져온 영상입니다. 멜론 이용자 분들은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주세요.)


이제 다시 내 방향을 
고정할 꺼야 
결국에 난 그곳에 
도착할거야


앞서 소개한 가호와 같은 R&B/Soul 장르로 구분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다. 가호의 R&B가 호소력, 가창력, 옥타브를 넘나드는 멜로디로 이목을 집중시켰다면 구원찬과 Humbert의 R&B는 세련된 사운드, 악기 구성, 힘을 빼고 부르는 듯한 보컬로 색다른 느낌을 준다. 구원찬은 2014년 돕멘션(Dopemansion)이라는 그룹에서 '반쿠디(Vankudi)'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작년부터는 본명 '구원찬'을 통해 자신이 기획한 프로덕션 팀을 꾸려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Humbert는 구원찬과 함께하는 팀에서 프로듀싱을 첫 EP [반복]의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이번 EP [방향]도 함께했다.

가사보다는 음악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리스너들, Crush의 음악, Ra.D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 들으면 반가울 노래다. Humbert의 감각적인 프로듀싱, 에메랄드 빛의 바다에 뛰어드는 남자의 뒷모습이 담긴 재킷, 보컬리스트로서 구원찬의 강점. 이 모든 것이 한 데 모였다. 이렇게 세련된 R&B 음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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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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