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손 없는 색시 - 색다른 인형극의 재미

글 입력 2018.05.0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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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체로서의 인형
 
손 없는 색시의 포스터와 공연 사진을 보고 난 후 인형극을 보게 되리라는 생각을 안고 공연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물론, 손 없는 색시는 인형극이 확실하다. 그렇지만 여타 인형극과 다른 이유는 인형을 조종하는 조종사가 전면에 나서서 함께 연기를 하며 인형과 함께 호흡하며 색다른 시너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인 엄마 인형은 관객에게 보일때, 한때는 크기가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하며, 또 어떨 때는 커다란 머리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영상매체에서 배우를 클로즈업하는 기능을 하듯이 인형과 하나 된 조종하는 배우분과 한 몸으로 보이게 했다가, 얼굴만에 주목하게 했다가 때로는 손 만을 보게 함으로써 색다른 연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설화를 배경으로 한 손 없는 색시의 기존 극은 계모의 모함으로 양손이 잘려 쫓겨나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 후 갓난 아이와 다시 내쫓긴 색시가 우물에 떨어지는 아이를 잡는 순간 양손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를 이번 극에서는 남편을 잃은 주인공 색시의 슬픔을 어루만지던 손이 더 이상 고통이 싫어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손이 떠난 뒤 혼자였다면 그대로 삶을 끝냈을지도 모르는 색시에게 아픔을 못 이겨서 태어난 노인의 모습을 한 아이가 태어나면서 함께 손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 형식들을 넘어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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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무대 장치들
 
일전에 남산예술센터에서 본 극의 조명이 훌륭했기에 이번 극 또한 조명장치가 훌륭하리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인형극의 특색을 살릴 도르래 장치와 그 장치를  활용한 천막들과 조명이 적절히 조합되어 더욱 색다르게 인형극의 재미를 살린 것 같다.

초반 배우들이 나와서 함께 인형극의 문을 열며 춤을 추는 장면에서도 조명장치와, 우산 같은 장치들을 활용하여 춤을 추는 장면으로 초반에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극은 선율이 없이 효과음으로 구성된 음향으로 진행되었는데, 이건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효과음만으로 진행되다 보니 중반부에는 조금 늘어지는 부분들이 존재했기에 선율을 부분부분 적절히 조합한다면 더욱 훌륭한 극이 되기에 부족함 없는 극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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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극의 재미
 
현대음악, 현대미술, 현대 공연 등 현대라는 단어가 붙은 공연들을 그동안 많이 관람했었는데 대체로 실험적이고 기존의 극에 대한 도전적이고 파괴적인 작품들을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손 없는 색시극을 보고 난 후 인형극과 적절히 조합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현대극이란 이렇게 과거와 현대의 연출을 적절히 조합하여 관객에게 영상매체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극이 진정한 현대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인형의 퀄리티와 훌륭한 배우들의 조합이 빚어내는 흥미로운 시너지의 손 없는 색시, 오래간만에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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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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