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맥주 한잔이 주는 행복을 위하여! - 도서 오늘의 수제맥주

글 입력 2018.05.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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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잘알’을 ‘맥잘못’으로 만들었던 수제맥주

“집에 맥주 한 캔 정도는 늘 구비해 놔야 삶을 제대로 산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

제가 친구들에게 장난삼아 하곤 했던 말입니다. 지친 일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나를 달래줄 수 있는 맥주 한 잔, 그 정도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필수템’ 아니냐며 으스댔죠. 실제로도 저는 집에 맥주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편의점 4캔 만원짜리 수입맥주도 어지간한 건 다 먹어봤죠. 수많은 맥주 종류에 갈 길을 잃은 어린 중생을 보면 취향에 따라 추천해주며 맥주의 길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나름 ‘맥덕’이라 자부했죠. 그랬던 제가 맥주에 관해 길잃은 어린 양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수제맥주집을 가보기 전엔 말이죠.

자신들만의 레시피로 만든 수제맥주를 뽐내는 집도 아니고, 프랜차이즈 수제맥주집을 갔는데. 메뉴판 앞뒤를 꽉 채우는 맥주의 종류에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둔켈, 바이스비어, IPA, 필스너, 에일…분명 다 어디선가는 들어봤던 이름들이었던 것 같은데.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밑에 설명을 읽고 시키긴 했지만 약간 자존심이 상했죠. ‘맥잘알’에서 한 순간에 ‘맥잘못’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할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어쩐지 어려워보였거든요. 그래서 그냥 그렇게, 맥주를 좋아한다면서도 수제맥주집에 가면 늘 길잃은 어린 양의 눈을 한 채 살아가는 도중. <오늘의 수제맥주>를 만났습니다.



맥주의 시작부터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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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제맥주>는 ‘알쓸신맥’에서 맥주의 재료부터 짚어주고 시작했습니다. 몰트, 홉에 대한 설명을 읽고나서야 그간 봐왔던 맥주광고에서의 ‘100%몰트’니 ‘아로마홉’이니 하는 말이 이해가 갔죠. 지금까지는 맥주 맛의 미묘한 차이는 즐기면서 그 차이를 내는 재료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했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상면발효의 에일, 하면 발효의 라거 등. 만드는 법에 따른 맛의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이걸 읽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맥주는 하면발효보단 상면발효에 속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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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나씩 깨달음을 얻을 쯤 펼쳐진 ‘맥주궁합’ 페이지는 수제맥주 메뉴판 앞에서 길잃은 눈을 했던 제게 길잡이가 돼주었습니다. 앞에서 맥주의 재료와, 제조방식에 따른 맛의 차이를 읽어서인지 훨씬 이해가 잘 갔죠. 각 맥주에 대한 설명마다 머릿속에 있는 맥주들 중 비슷한 맛의 맥주가 무엇이 있을지 머리를 굴려보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집에 있던 맥주 한캔을 땄죠. 여전히 맥주는 맛있었지만 어딘지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제맥주집에서 먹는 신선하고 풍부한 맛이, 이 캔맥주엔 없었으니 말이죠.



‘수제맥주’ 마시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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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을 또 미리 예측하셨는지. <오늘의 수제맥주>는 전국의 브루어리와 탭룸, 비어 펍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가게의 분위기나 사장님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는 물론, 그곳만의 특별한 맥주들에 대한 리뷰까지.

얼른 수제맥주를 마셔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 일단은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제가 쉽게 갈 수 있는 곳들 리뷰부터 읽어나갔습니다. 제가 자주 찾던 가로수길이나, 성수동 등 뿐 아니라 놀랍게도 집에서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에도 브루어리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수제맥주집을 확인하고, 입맛을 다시면서도 ‘이곳들을 가고자 하는 마음이 내 귀차니즘을 이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제 실행력은 생각보다 부족하고. 그 자리는 귀차니즘이 채우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쯤 펼쳐진 부록페이지는 제 부족한 실행력을 한껏 끌어올리기 충분했습니다.

부록과 수제맥주 지도를 찍어 친구들과의 카톡방에 올리면서 ‘수제맥주집 투어해볼 사람!!’ 이라 말하니, 바로 약속이 잡혔습니다. 조만간 진짜 수제맥주를 마시러 가게 된 거죠. 맥주를 마시러 가는 날엔 꼭 한 손엔 <오늘의 수제맥주>를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작가님처럼 ‘나만의 맥주 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어느 날을 그리며. 진짜 ‘맥잘알’이 되어 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어느 날을 그려보며 말이죠.


[권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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