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따뜻한 봄날, 피크닉에 어울리는 힙합 5곡 [음악]

글 입력 2018.05.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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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한껏 따뜻해졌다. 산은 녹색이고, 길가엔 들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낮엔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고, 미세먼지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망설일 것이 없다. 가벼운 외투를 걸치고 돗자리를 챙겨 여의나루역 3번 출구로 향한다. 캔 맥주와 간단한 주전부리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가장 아끼는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그보다 행복한 순간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피크닉에 절대 빠져선 안될 것이 있다. 바로 좋은 음악이다. 오늘은 따뜻한 날씨, 풀밭에 앉아서 듣기 좋은 힙합 트랙 다섯 개를 소개하려고 한다. 피크닉 음악은 적당히 즐거운 분위기를 내면서도, 대화를 방해할 정도로 시끄러워선 안 된다. 추천 트랙들을 틀어놓고, 햇볕 아래서 즐긴 당신의 피크닉은 완벽했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1. Kendrick Lamar - LOVE. (feat. Zacari)



 켄드릭 라마에게 그래미 5관왕의 영예를 안겨준 앨범 < DAMN. >의 수록곡이다. 자카리의 보컬과 재즈 악기 위주로 편성된 비트, 그리고 평소의 타이트한 랩 대신 힘을 빼고 편하게 내뱉는 켄드릭의 랩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 곡의 1등 공신은 신예 보컬 자카리이다. 이 앨범엔 피처링이 단 세 곡에만 들어갔는데 그 중 두 곡은 최고의 스타인 U2와 리한나가 각각 참여했다. 반면 남은 한 곡의 피처링을 맡은 자카리는 데뷔 앨범은 고사하고 피처링 경험조차 없는 무명의 보컬리스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트랙에서 특유의 미성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노래 제목처럼, 사랑하는 연인들이 그늘에 누워 들으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껴안고 낮잠에 들 것 같은 평화로운 곡이다.



2. Marteen – We Cool



 날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무서운 신예 마틴의 트랙이다. 아직 10대임에도 각종 힙합 페스티벌에 모습을 드러내고, 리한나의 투어에 참여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마틴의 음악들의 특징은 빠르지 않은 비트와 청량감을 주는 악기 구성인데, We Cool 역시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과하게 신나진 않지만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어깨춤이 나오는 밝은 노래이기 때문에 딱 봄날 소풍에 어울린다.

 특히 ‘썸’을 타고 있는 사이나 갓 시작한 연인이라면,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둘만의 시간에 분위기를 자연스럽고 가볍게 풀어줄 수 있는 선곡이 될 것이다.



3. Rejjie Snow – Purple Tuesday (feat. Joey Bada$$ & Jesse Boykins III)



 레지 스노우의 믹스테이프 < The Moon and You >의 수록곡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래퍼 레지 스노우와 올드스쿨을 표방하는 이스트코스트 최고의 래퍼 조이 배대스, 그리고 뉴욕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제시 보이킨스 써드의 조합으로 발매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곡이다. 클래식한 리듬감에 느리고 낮은 음의 래핑, 몽환적인 보컬이 한 데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조이 배대스와 제시 보이킨스 써드가 부른 브릿지에서 퀸 라티파(Queen Latifah)의 명곡 ‘U. N. I. T. Y’의 훅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 그야말로 킬링 파트다.



4. Ty Dolla $ign – EX (feat. YG)



 소개할 곡들 중 가장 흥겨운 곡이다. ‘랩 싱잉’에 가까운 랩을 선보이는 타이 달라 사인이 자신의 두 번째 정규 앨범 < Beach House 3 >에 실은 수록곡이다. 주로 래칫 비트에 랩을 하는 그지만, 이 곡은 90년대 초 닥터 드레나 투팍, 스눕 독 등이 선보였던 지-펑크(G-Funk) 장르에 가깝다. 신디사이저 멜로디에 강한 드럼킥, 재지(Jazzy)한 리듬이 어우러지며 경쾌한 미 서부의 바이브를 느낄 수 있다.

 웨스트 코스트 힙합 씬에서 가장 뜨거운 래퍼들인 타이 달라 사인과 와이지의 호흡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같이 있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절친한 친구들과 둘러 앉아 시원한 맥주를 따기 직전에 틀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것이다.



5. 리짓군즈(Legit Goons) - Greenfish



 리짓군즈는 한국에서 가장 독보적인 색채의 음악을 하는 크루 중 하나다. 최근 발매했던 앨범 < Junk Drunk Love >는 2018 한국힙합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크루로 발전해나가는 중이다. 리짓군즈는 빠른 BPM대에서 조용한 휴양지의 풍경을 담아낸 듯한 ‘여름 노래’로 유명하다. 실제로 대표곡 ‘야자수’, ‘Junk Drunk Love’ 등은 뜨거운 여름날 평화로운 해변 분위기를 담아냈다.

 그런데 앨범 < CAMP >의 수록곡인 ‘Greenfish’는 리짓군즈 노래 중에선 느린 편에 속하는 비트, 그리고 힘을 한껏 뺀 제이호, 블랭타임, 뱃사공의 래핑이 적절히 어우러져 마치 바닷속을 유유히 누비는 물고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리짓군즈는 라이브 공연도 매우 훌륭한 그룹이므로, 이들이 출연하는 페스티벌 공연장으로 피크닉을 가는 것도 굉장히 추천한다.

*

 지금까지 5월의 봄날, 피크닉에 어울리는 힙합 트랙을 다섯 곡 알아보았다. 미세먼지, 많은 양의 봄비 등의 이유로 올 봄은 유난히 외출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너무 자신을 실내에 가둬두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루만 시간을 내서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있는 봄날의 끝자락을 붙잡아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음악과 함께 말이다.


[류형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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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lmtree
    • 당신은 힙잘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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