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알렉스 카츠, New York State of Mind [전시]

글 입력 2018.05.0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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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 뉴욕은 알 수 없는 도시다. 하늘을 다 가릴 정도로 빽빽한 마천루들과 깔끔한 정장 차림의 월 스트리트 화이트칼라들이 있는가 하면, 지린내가 나는 지하철역 출구 한쪽에서 약에 취해 눈이 풀린 걸인들도 있었다. 자로 잰 것처럼 정사각형 구획으로 나뉜 도시가 있는가 하면 벽돌집들 사이사이 풀과 나무가 자라던 브루클린의 풍경도 있었다. 뉴욕이란 도시는 그 정체를 끝까지 나에게 드러내지 않았고, 나는 일주일의 체류 기간 동안, 코끼리의 다리를 만지던 장님처럼 뉴욕의 파편들을 머금다 왔다.

알렉스 카츠의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진심으로 흥분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알렉스 카츠는 ‘가장 뉴욕적인 화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알렉스 카츠는 대형 화면 속에 전통적인 초상화를 그리면서도 구도 설정과 색감 선정, 묘사 부분에 있어서 강조와 절제를 적절히 사용한 화가다. 이러한 특징 덕에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아름답고 거대한 도시’인 뉴욕과도 같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내가 보지 못한 뉴욕을 느끼고, 나의 경험을 완성한다는 측면에서 알렉스 카츠의 전시회는 너무나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전시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알렉스 카츠의 대표작인 모델과 댄서 시리즈뿐만 아니라 방년 92세인 그의 최신작 캘빈클라인 시리즈, 코카콜라 시리즈가 공개되는 특별한 전시이기도 하다. 관람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조금도 망설이거나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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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ex Katz, VAGA, New York, SACKKorea, 2018
 

알렉스 카츠는 ‘무용수’를 그린 작품들과 가족(아내와 아들)을 그린 작품들로 가장 유명하다. 대부분 현대 화가들과 달리 카츠는 사진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모델들을 활용했다. 그래서 그의 ‘뮤즈’인 부인 아다(Ada)를 비롯해 아들, 이웃들, 그리고 모델들을 고용해 그의 작품에 표현했다. 하나의 고정된 시선으로 표현된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과 달리 카츠는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캔버스를 채워나갔다.

무용수를 그린 화가들은 역사에 너무나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발레 무용수들을 그린 시리즈로 유명한 낭만주의 화가 ‘에드가 드가(Edgar De Gas)’가 있다. 드가는 발레리나들의 무대와 동작에 초점을 뒀고, 그 외에 수많은 화가들 역시 무용수를 모델로 삼을 땐 그들의 전체적인 신체 동작과 그로부터 나오는 우아함에 초점을 뒀다.

반면 카츠는 무용수의 동작 중에서 그가 보고 싶은 특정 장면을 크롭하여 클로즈업 한다. <로라(Laura)>라는 작품으로 대표되는 그의 댄서 시리즈는 움직임의 표현을 최소화시키고 주인공의 얼굴과 표정, 강한 목선을 클로즈업해서 강조한다. 이것이 ‘카츠 스타일’의 절제이고, 시공간에 대한 인식이다. 연속적이고 동적인 ‘춤’이 진행 중인데, 카츠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시간은 무용수의 단 한 찰나에 멈추게 되는 것이다.


Ada_2011.jpg
© Alex Katz, VAGA, New York, SACKKorea, 2018


가족을 그린 그림에서도 카츠의 독특함이 드러난다. 뮤즈는 예술가의 창작 세계 전반에 있어서 가장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이다. 뮤즈에게 느끼는 감정에 따라 애정, 슬픔, 분노 등의 표현이 작품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카츠의 영원한 뮤즈이자 부인인 아다를 그린 그림들은 카츠가 아다를 향해 느끼는 감정들과, 아다를 통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전하고픈 감정들이 투영되어 있다. 그 방식이 과하지 않고 카츠 특유의 절제 속에 이뤄져 그의 세련되고 일관적인 사랑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카츠의 전시회를 기다리며 마치 J. F. 케네디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현대 초상화의 거장이자 가장 뉴욕적인 화가, 낭만적인 사랑꾼 카츠의 전시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같이 가자” 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
- Alex Katz, Models & Dancers -


일자 : 2018.04.25(수) ~ 07.23(월)

*
휴관일
05.28(월)

05.05(토) 어린이날
05.07(월) 대체휴일
05.22(화) 부처님 오신날은
뮤지엄 정상개관 합니다.

시간
월~목 10:30~20:00
금~토 10:30~20:30
(입장마감 : 관람 종료 30분 이전)

장소
롯데뮤지엄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7,000원

주최/주관
롯데문화재단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롯데문화재단
1544-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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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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