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5] 조소정 1집 [아홉 가지 별] - 은은하게 반짝이는 별빛을 모아

아홉 가지 반짝이는 순간들을 남긴 첫 앨범
글 입력 2018.05.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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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5]
은은하게 반짝이는 별빛을 모아 
- 조소정 1집 [아홉 가지 별]


조소정_main.JPG
 

차분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따뜻한 목소리
첫 음반의 설렘과 풋풋함이 담긴
아홉 가지 별들의 이야기




[조소정]


조소정_조소정 프로필.jpg
 

민트페이퍼의 신인발굴 앨범 [bright] 시리즈의 세 번째 앨범에 수록된 '우주가 기울어지는 순간'으로 처음 만난 조소정은 은은한 가사와 울림이 깊은 목소리로 마음을 감동시키는 뮤지션이었다.

조소정이 민트페이퍼와 손을 잡고 광합성 레이블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은 그녀의 새 앨범을 더욱 기다리게 했다. 홍대 인디씬에서 경험이 많고 꽤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민트페이퍼이기에 조소정의 음악 활동을 든든히 서포트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같은 소속사의 아티스트 장희원과 함께 콘서트 'A Preview'를 열어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린 조소정은 올해 4월 첫 정규 1집을 발매했다. 9곡으로 구성된 정규 1집은 조소정 작사, 작곡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 중 두 곡에서는 노리플라이 권순관, 위아영 구기훈의 목소리도 만날 수 있다.



[슬픈 노래를 전달한다는 것]





첫 트랙 '섬'부터 듣기 시작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 위에 숨을 쉬듯 힘을 주지 않고 노래하는 조소정의 목소리에 주위의 공기까지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2번 트랙 '않아줘'는 1번 트랙 '섬'과 한 곡처럼 이어진다.

슬픈 노래를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특히나 슬픈 노래를 녹음해서 리스너에게 그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섬'과 '않아줘'는 그런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공연이 아님에도 노래하는 아티스트의 표정이 보이는 듯하다. 목소리부터 피아노 연주까지 오롯이 같은 감정을 유지하며 노래를 이어간다.

곡에 완벽함을 더하는 것은 가사다. '않아줘'라는 제목은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말일 테다. 당신을 그리워하고 싶지 않으니, 스스로의 마음에게 하는 이야기. 통제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해 부탁하듯 '않아 달라'고 말하는 제목부터 가사까지 섬세하게 매만진 흔적이 느껴진다.


'가끔 나도 모르는 나의 마음이
자꾸 위로 떠올라 나를 툭 하고
날 그만 내버려 둬
나는 그립고 싶지 않아'




[못 갖췄다고 음악이 아닌가]


조소정_IMG_6426.JPG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만나는 시대, 조소정이 앨범에 붙인 가치는 '글'을 통해서였다. 아티스트가 직접 찍은 사진을 포함하여 어울리는 사진들을 각 곡에 하나씩 매치하고 곡과 관련된 짧은 글을 실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못갖춘마디'에 덧붙여진 글이다. (혹은 그 글에 '못갖춘마디' 곡이 덧붙여졌다고 해도 될 것이다.)


'못갖춘마디는 못 갖추게 시작하더라도
끝날 땐 갖춘 마디와 똑같이 끝난다는 것을 배웠다.
오선지 위에 펜을 들고 고민하며 멜로디를
그려나가는 데에 있어서 한 템포 늦게 시작하거나
쉼표가 있다거나 마디가 불안정해도, 좋은 곡을
만들어 가는 것에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거잖아!
첫 발을 내딛는 데에 망설임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7번째 트랙 '못갖춘마디'는 시작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어렵게 시작했지만 끝이 벌써부터 두려운 이들에게 조소정이 건네는 위로다.  '자, 자, 당신! 괜찮아 잘 할 수 있어!"하며 다시 달릴 수 있도록 차가운 생수 한 병을 건네주는 사람처럼.



[여행을 통해 찾은 아홉 가지 순간, 그리고 추천곡]


앨범 첫 장을 넘기면 이런 부분이 나온다.


'나를 알고 싶어 여행을 떠났다.
그 곳은 별이 아주 많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하나하나 별을 거치며 나는 나를 찾으려 했다.
사랑을 하고, 그리워하고, 꿈을 꾸며 기나긴 기다림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스쳐간 아홉 가지 별은 내가 되었다.'


'음악을 읽어내는 아티스트'라는 별명은 그녀가 읽어낼 순간들을, 그리고 우리에게 들려줄 노래들을 상상케 한다. 시를 낭독하듯 한 글자 한 글자 세심하게 노래하는 조소정의 목소리는 이제 곧 '음유시인'이라는 별명과 함께 우리 곁에 남지 않을까.




타이틀곡 '별'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젠 저 깊은 바다를 함께 걸을 수 있는 거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바다를 걷지 못하지만, 너라는 이유라면 빠져도 좋다'라는 뜻이다. 앞에 놓인 돌다리도 하나하나 두드릴 것 같은 조심스러운 사람이 사랑을 통해 용감해지는 이야기. 1집의 추천곡은 3번 트랙 '별'이다.

'별'에서 노래하는 이는 사랑에 빠져 용감해진다. 조심조심, 염려가 많은 이 사람은 어쩌면 아티스트 본인일지도 모른다. 아홉 가지 반짝이는 순간들을 남긴 첫 앨범은 앞으로 아티스트가 보여줄 반짝이는 순간들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세심하게 음악을 읽어내는 아티스트 조소정이 앞으로는 어떻게 용감해질지,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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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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