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형극의 언어, < 손 없는 색시 >
무대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다
글 입력 2018.05.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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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인형극 <손 없는 색시>작 경민선연출 조현산눈앞에 있는 것을 해석하기 바쁜 세상이다. 마치 ‘저 뒤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늘 생각 끝에 매단 듯, 답을 찾지 못해 안달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따져보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 된 것일까? 현재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믿는 것이 더 어려워진 역설에 살고 있다.<손 없는 색시>는 이처럼 머리로만 분석하려는 우리의 행동에 잠시 제동을 걸어준다. 작품은 인형극의 장르 특성을 활용한 각종 과장법을 통해 매우 직접적인 전달방식을 취한다. 가령, 땅을 표현하기 위해 거대한 손 모양의 에어 기구를 이용하고 대지를 의인화하는 것이나, 커다란 갈퀴 모양의 나뭇가지를 손을 나타내는 소품으로 사용하는 것, 그리고 등장인물의 머리만 따로 커다랗게 제작해 극에 이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뱃속 아이의 태동이나 우물에 빠진 아이를 천과 그림자를 활용해 나타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장된 소품 및 무대 연출은 관객이 무대 위 펼쳐지는 무언가를 더욱 그 자체로 바라보며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관객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인형극의 언어는 이야기의 전달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이룬다.극 중 “배고파, 젖 줘”, “허리 아파“와 같은 대사를 또박또박 전달하는 붉은 점은 맹랑하면서도 애늙은이 같은 이미지로, 꾸밈없이 직설적인 캐릭터이다. 슬픔 때문에 다 늙어서 태어난 아이라는 설정을 그저 그 자체로 풀어내며, 웃음을 유발함과 동시에 친근함을 형성하여 관객이 경계를 풀고 무대를 바라보도록 돕는다.또한, 극은 편협해진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동화적이고 감성적인 연출을 다수 보여준다. 주황빛 전구가 가득한 무대에서 줄에 매달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선물 장면은 마치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며 따뜻한 온기를 전달한다. 물론, 반전되는 장면을 이어 배치함으로써 내용의 극적 전개를 이루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유지되는 환상적 느낌은 예의 감성을 극대화한다.<손 없는 색시>는 인형극의 언어로 현대인의 결핍을 치유한다. 지친 마음을 풍부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으로 위로하는 해당 극이 끝에 다다를 때, 관객은 직접 인물의 표정을 그려보게 된다. 무대가 있는 그대로 전달한 것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떠올려보는 인형의 표정은 곧 관객 개인의 마음을 비치며, 한결 솔직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손 없는 색시-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일자 : 2018.04.26(목) ~ 05.07(월)시간평일 8시주말 3시04.30(월) 쉼05.07(월) 공연 있음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티켓가격전석 30,000원주최서울특별시주관서울문화재단, 예술무대산제작남산예술센터, 예술무대산관람연령만 7세이상공연시간80분문의남산예술센터02-758-2150
[염승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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