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人] 인형, 여백이 주는 상상력 '예술무대 산' 조현산 연출

문화인, 그 두번째 이야기 인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예술무대 산' 조현산 연출가 인터뷰
글 입력 2018.05.1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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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化人]
2章


인형, 여백이 주는 상상력


예술무대 산(Artstage SAN)
조현산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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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는 늘 새롭고 신선하다. 얼마 전 남산예술센터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손 없는 색시 민담 설화를 바탕으로 새로이 구현한 예술무대 산의 인형극 ‘손 없는 색시’가 되겠다. 인형극이라는 극적 장르로 관객 앞에 다가왔기 때문에 선보이는 것 자체가 곧 실험이자 도전으로 다가왔다. 인형극이라는 물음에 대해서 ‘예술무대 산’은 작품으로 답했다. 민담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이야기와 다양한 인형과 오브제를 통한 환상적인 연출을 통해서 우려와 의문을 보란 듯이 입증한 것이다. 이에 ‘文化人’은 무대의 확장, 장르의 한계를 뛰어 넘는 ‘예술무대 산’의 조현산 연출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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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무대 산'의 조현산 연출가 ⓒ예술무대 산


Q. 인형극을 통해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하고 있는 ‘예술무대산’입니다. 아트인사이트 독자들께 간단한 소개 인사 부탁드려요.

저희는 인형과 오브제로 연극을 만드는 단체로 인형이 배우로써 무대에 설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이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무대’라는 명칭을 통해서 존재의 이유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예술무대 산’에게 있어 ‘무대’는 어떤 공간인가요?

인형을 비롯한 오브제를 주로 활용한 무대를 선보이며, 이야기를 이미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에게 무대란 한마디로 '도화지' 와 같은 공간이 되겠네요. 덧붙여서 예술무대산은 늘 살아있는(alive) 예술로 무대에 서고자 하는 단체의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Q. 인형극의 가능성과 인형극의 문법을 발견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보편의 연극에 비해 인형극만이 지니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형극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여백이 주는 상상력'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시는 대로 인형은 표정이 하나뿐이고 움직임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따라서 관객은 인형의 움직임과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인형의 표정과 감정을 상상하게 됩니다. 관객에게 상상력의 여지를 남겨줌으로써 보다 능동적으로 공연에 참여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인형과 공감하는 것이 인형극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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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의 몸짓과 언어도 중요하지만 어떤 인형을 통해서 표현하는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극 중 사용되는 인형과 소품은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제작과정이 궁금합니다.

인형과 소품을 특징짓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형태와 움직임’ 그리고 ‘소재’입니다. 각 장면에 어떠한 인형이 필요한지 구상한 다음에 소재와 형태를 결정하고 의도한 움직임이 가능한 인형을 시제작합니다. 대형 인형은 미니어처로 먼저 제작합니다. 그런 다음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합니다.

 
Q. 한 캐릭터에 다양한 크기의 인형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곤 하는데, 인형의 크기나 소품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형은 사람과 다르게 변화할 수 있는 폭이 큽니다. 예를 들어서 사람은 분장이나 의상에 변화를 준다면, 인형은 사람보다 훨씬 크게 만들 수도 있고, 하늘을 날게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얼굴만 거대하게 만들어 캐릭터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고 커다란 천 하나만으로도 캐릭터를 형상화 할 수도 있습니다. 인형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이러한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여 장면과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때로는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인형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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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와 직녀' 공연 이미지 ⓒ예술무대 산


Q. ‘견우와 직녀’, ‘선녀와 나무꾼’ 등 민담 설화와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연극 제작에 있어서 ‘이야기’의 가치는 무엇이고, 계속해서 이를 무대 위로 올리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설화나 전래동화 등의 민담은 대부분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이야기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이 이야기들이 가진 상징과 은유들이 인형극으로 풀어내기에 좋은 소재였던 것 같습니다.

 
Q. 배우가 자신의 언어와 몸짓을 인형을 통해서 표현해야한다는 점에서 인형극은 결코 만만한 극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출로서 인형극을 하는 배우들에게 요구하는 극적 표현 방법이나 강조하는 점이 있나요?

세부적인 방법이나 정해진 기법을 강조하기 보다는 가장 중요하고 원론적인 것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는 편입니다. 보통은 장면이나 작품마다 '인형이 어떻게 주체적으로 생명을 가질지'에 대해 배우들과 함께 고민합니다.
 

Q. 인형극하면 종종 어린이를 위한 장르가 떠오르곤 하지만 ‘예술무대 산’의 인형극은 사뭇 다른 듯합니다. 인형극에 담고 있는 철학과 작품을 통해 담아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인형극이 어린이극만은 아닌데, 현실적으로 어린이 관객에게 접근하는 쉬운 매체인 것은 분명합니다. 저희는 인형극도 다른 연극처럼 하나의 예술장르라고 생각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작품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일상의 소중함과 휴머니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영감을 주는 작업을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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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무대 산 '손 없는 색시' 공연 이미지 ⓒ이강물


Q. 남산예술센터 제작 이래 최초의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공동제작을 통해 선보인 ‘손 없는 색시’는 어떤 작품인가요?

'손 없는 색시'는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슬픔으로 가득한 삶을 산 색시의 손이 더 이상 슬픔을 견디기 싫어서 떨어져 나가는 이야기로,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색시가 낳은 아기는 슬픔만 먹은 탓에 노인으로 태어나고 결국 둘은 색시의 손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납니다. 원작은 색시가 손을 되찾지만, 공연에서는 이미 그 자리가 아물어 손이 붙지 못합니다. 손이 떨어져나간 상처가 아물고 손 없이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색시를 통해 '상실' 과 '치유'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예술무대산과 경민선 작가와의 첫 작품이며,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 첫 인형극으로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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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무대 산 '손 없는 색시' 공연 이미지2 ⓒ이강물


Q. 남산예술센터에서 인형극을 만난다는 게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보이기까지의 이야기를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처음에는 인형극에 대한 편견 때문에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남산예술센터가 워낙 실험적이고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곳이라 인형극에 대한 부담이 있었음에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신 것 같고, 저희도 용기를 갖고 도전했는데 다행히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많은 관객이 찾아주셔서 공연은 무사히, 기쁘게 마쳤습니다. 인형극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Q. 인형극의 가능성을 자신 있게 가늠하는 ‘예술무대 산’의 ‘손 없는 색시’ 이후의 발자취는 어떻게 되나요? 향후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계속 창작활동과 작품투어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일본의 '카카시좌 극단'과 3년째 워크샵을 진행하며 작품을 준비중 입니다. 내년 초 양국에서 각각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2020년부터 일본 전국 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손 없는 색시'도 수정 보완하여 내년에 보다 완성도 높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작년에 만든 야외극 '견우와 직녀'는 극장버전으로 리뉴얼하여 올해 말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첫 선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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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인형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한다. 여백이 주는 공간을 텅 빔이 아닌 상상력으로 채워갈 줄 아는 힘을 안다. '예술무대 산'이 지닌 존재의 의미는 너무나도 분명하고 뚜렷하다. 그렇기에 어떤 민담에서, 어떤 신화에서 이야기의 원형을 가져와 동시대 관객들에게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인형극의 대안, 인형극의 미래를 보려거든 이들의 행보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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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명사 인터뷰 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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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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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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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셜스튜핏
    • 이번을 계기로 연출가들분의 팬도 된 것 같아요! 정말 멋진 연극 덕분에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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