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춤이 전달하는 치유의 미학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5.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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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영혼의 숨은 언어이다 - 현대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


춤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동물들이 짝을 구하는 구애의 춤부터 고대에는 신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에서 현재는 사람들이 쉽게 즐기고 접할 수 있는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고유의 민속춤이 존재하듯 태초부터 인간은 춤을 통해 흥을 돋우고 즐겨왔다. 또한, 춤이 흥을 돋우는 매체가 아닌 치유의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한국무용의 살풀이를 들 수 있다.

현재 나는 발레를 시작으로 3년 넘게 무용을 해오고 있으며 춤을 추면서 수많은 치유와 위로를 받아왔다. 처음 발레를 접했을 때 내 몸이 이렇게까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구나, 내 몸이 안 좋은 자세로 인해 많이 망가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거울 속 내 모습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힘든 학교생활을 마치고 발레를 하는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내 몸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이 좋았고 전에 없던 자기애도 생겼다. 자세도 잡히고 살도 빠지면서 몸매가 예뻐졌고 몸매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내 몸에 대해서 외면하고 자책하던 시간을 나는 발레를 하면서 치유 받고 위로받았던 것이다.

발레를 통해 외적인 내 모습에 집중하고 외적인 모습에서 오는 상처를 치유 받았다면 재즈 댄스를 통해서는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내면에 집중하고 치유를 받고 있다. 재즈 댄스는 마치 보물찾기하는 것처럼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숨겨두었던 감정과 감성들을 하나하나씩 보듬어 주면서 꺼내어 주고 있다. 내 안에 이토록 많은 감정과 감성들이 숨어 있었는지 새삼 깨달으면서 놀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때론 슬프기도 하다. 나는 그토록 많은 감정과 감성들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무시하거나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발라드 음악을 토대로 춤을 추는 리리컬 재즈 수업을 들어가면 선생님은 다양한 감성의 춤을 배우도록 도와주시는데 이를 통해 수많은 나의 과거 기억들을 다시 상기시켜보고 찰나이지만 그 순간에 대해 다시 느껴보고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춤을 통해 치유하는 과정을 거쳤다. 과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춤을 춰보라는 말에 나는 유럽 유학 시절 친한 언니와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산책하는 그 모습이 떠올렸다. 왜 그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그 순간이 매우 행복했고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감정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다.

클럽 음악을 토대로 춤을 추는 어반재즈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는 사춘기 시절 친구 따라 댄스 동아리에 가입한 적이 있다. 나는 그저 춤이 좋았을 뿐이었는데 세상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었고 그 뒤로 관련된 춤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수업을 듣다 보니 그때 그 시절 받았던 상처들과 기억들이 깔끔하게 씻겨 내려가면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심리학에서는 내면 아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기억, 감정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계속 남아서 성인이 되어서도 사고와 감성에 영향을 주는데 이를 상처받은 내면 아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발레는 외적인 모습으로 상처를 받은 나를 위로해주었고 재즈 댄스는 정신적인 상처들을 치유해 주었다. 나는 춤을 통해 내면 아이에게 “미안해 그동안 모른 척해서 힘들었지 지금이라도 춤을 통해 너의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건넬 수 있었다.

30년 가까이 살았지만 스스로 나의 상처들에 대해 되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어쩌면 두려워서 선뜻 다가가기 힘들었고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나에게 춤은 위로와 치유 그리고 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저 즐기는 것을 넘어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나는 이것이 진정한 예술의 역할이자 미학이라고 생각한다.




[장세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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