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존 스타인벡의 단편소설 '국화'로 바라본 한 여인의 '여성성' [도서]

글 입력 2018.05.1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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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Elisa는 그녀의 안뜰에서 그녀의 화원을 열심히 가꾸고 있다. 그러던 중, 멀리서 한 남성이 그녀의 화원으로 다가온다. 그는 땜장이다. 그녀는 그와 짧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그가 그녀의 '국화'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말을 하자 그녀는 그에게 마음을 서서히 열게 된다. 그리고 Elisa는 그녀만의 공간이었던 그녀의 안뜰로 땜장이가 들어오도록 했다.

땜장이가 Elisa의 안뜰로 들어오는 동안, Elisa는 흥분된 상태로 커다란 빨간 화분을 가지고 돌아온다. 그리고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그 화분에 젖은 모래를 담은 후 작은 새싹 더미를 그곳에 넣는다. 그리곤 땜장이에게 이후 싹이 뿌리를 내리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서 그녀는 봉오리가 맺는 시기를 언급하며 planting hands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는 땜장이에게 그녀는 ‘단지 어떤 느낌인지만을 말해줄 수 있다’며 그 느낌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그를 올려다 보며 이 느낌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겠냐고 질문한다. 이에 대해 그가 대답하려고 하자 그녀는 흥분한 채로 그의 말을 가로채며,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인 줄 안다고 말하며, 그것이 바로 ‘뾰족한 별들’이 당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점점 더 몸과 마음이 달아 오른 그녀의 손은 그의 다리를 향해 뻗어갔고 그녀의 손가락은 거의 그의 바지에 닿았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곧 땅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부끄러움에 바로 몸을 꼿꼿이 일으켰고 그에게 화분을 조심스럽게 넘겨 주었다. 그리곤 집 뒤편 깡통 더미 속에서 두 개의 낡고 찌그러진 솥을 찾아 그에게 주며 일을 맡긴다. 일거리를 얻게 된 땜장이는 전문적인 솜씨로 찌그러진 솥들을 고친다. 그가 솥을 고치는 동안, Elisa와 땜장이는 ‘그의 마차 속 생활’에 대해 짧게 대화를 나눈다. 그 대화 도중 그녀는 ‘여자들도 마차 안에서 잘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땜장이는 여자들에게 맞는 생활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일을 다 마친 땜장이는 Elisa로부터 50센트를 받고 그의 포장마차를 타고 원래 가던 길로 다시 돌아간다.

떠나는 포장마차를 보고 눈을 반쯤 감은 Elisa의 눈에는 희미하게 그 장면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안녕’이라는 말과 함께 ‘그곳이 빛이 충만한 방향이고 붉게 타오르는 곳’이라고 속삭인다. 자신의 속삭임에 놀란 Elisa는 재빨리 집안으로 달려들어가 욕실에서 흙 묻은 옷을 벗어 작은 부석으로 그녀의 몸이 빨갛게 될 때까지 문질렀다. 목욕을 마친 후 그녀는 침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바라본다. 잠시 후 그녀는 가장 좋은 옷들을 골라 천천히 입는다. 그러던 중, 남편이 와 Elisa의 모습을 보고 멋지고 강인해 보인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말에 Elisa는 뽐내듯 그녀 자신은 강하다고 말한다. 이후 둘은 차를 몰고 정찬을 위해 읍내로 향한다. 이 때, Elisa는 검은 반점(dark Speck)을 발견하고 그것이 땜장이에게 준 국화라는 것을 깨닫는다. 땜장이는 화분만 가져가고 국화는 도로 위에 버리고 간 것이다.

그녀는 앞서 가는 포장마차를 발견하고 이를 보지 않도록 그녀의 몸을 남편 쪽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에게 ‘상금이 걸린 싸움’에 대해 물어본다. 그리곤 그 시합을 구경하러 가는 여자들도 있냐고 물어본다. 원한다면 데려가 준다고 남편이 말하자 그녀는 가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며 그로부터 얼굴을 돌린다. 그리곤 코트의 깃을 올려 남편이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게 하곤 마치 ‘늙은 여자’처럼 가냘프게 눈물을 훔친다.



인상 깊은 구절

1. Elisa stood in front of her wire fence watching the slow progress of the caravan. ~ “That’s a bright direction. There’s a glowing there.”
: 땜장이는 Elisa와는 다르게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외부세계의 사람이다. 이런 그가 포장마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그곳에 ‘빛과 희망’이 있다고 느낀다. 이는 그녀 자신의 처지와 다른 외부 세계에 대한 그녀의 ‘동경심’을 보여준다. 즉, 자기가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찬란한 세계에 대한 동경심인 것이다.
 
2. In the bathroom she tore off her soiled clothes and flung them into the corner. ~ She turned and looked over her shoulder at her back.
: 더러운 옷을 벗고 그녀 자신의 몸을 세게 닦아내는 이 모습은 말그대로 무언가를 격렬하게 ‘닦아내어’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격렬한 목욕 장면 뒤에 바로 이어지는 ‘그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배에 힘을 주고 가슴을 내미는 장면은 그녀의 ‘여성성’을 한껏 보여준다. 즉, 이 장면은 초반의 남성적인 Elisa의 모습에 가려있던 그녀의 ‘여성성’이 깨어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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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작품 속에서 보이는 Elisa의 미묘한 변화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초반의 Elisa는 그녀의 화원에서 그녀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녀는, 그녀의 모든 열정과 생명력을 '국화'에 쏟아 그것을 기르고 있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행복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불행해 보이지도 않았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한마디로 생기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이방인인 땜장이를 만난 후 다른 모습을 보인다. 땜장이를 만나 국화 이야기를 나누며 그에게 빠지게 된 Elisa는 매우 행복하고 건강해 보였다. 그녀의 ‘여성성’이 깨어나면서 갇혀 있던 그녀의 생명력이 확 만개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땜장이의 배신을 겪은 후, 그녀는 마치 만개했던 꽃이 시든 것처럼 모든 기운과 생명력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소설의 후반부에 나오는 버려진 ‘국화’가 마치 이런 그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여, 안타까움을 더 극대화 시켰다. 그녀의 열정과 생명력이 투사된 것이 ‘국화’였던 만큼, 버려져 있는 국화는 그녀의 열정과 생명력이 좌절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직전의 Elisa가 마치 만개한 꽃처럼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던 만큼, 이러한 비극적인 결말은 더더욱 슬프고 안타깝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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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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