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 [전시]

글 입력 2018.05.16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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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드레스는 너무 예쁘다.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충족될만큼 너무 좋아한다. 모든 로망의 집약체라고 할까. 이 배경에는 샤회문화 영향이 아주 크다. 여자의 웨딩 드레스는 (한번의 결혼이라면) 살면서 딱 한 번 입는다. 그리고 결혼식이란 -특히 여자에게- 생애 통틀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워야하는 순간이다. 웨딩드레스 고르려고 얼마나 많은 드레스를 입어보아야 하는가. 그리고 가격은 또 얼마나 드는가. 옷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마냥 행복할 것 같은데, 남자 입장에선 지켜보는게 곤혹일 것이다. 이런 내용은 어느 드라마에나 나오는 클리셰의 요소이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왜 결혼식은 '여자가 주인공'이어야 하는 걸까. 보편적인 결혼식의 문화는 참 이상하다. '주인공은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걸까. 순결을 상징하는 하얀 순백의 드레스도 생각해보면 차별적이다. 왜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해서 남편의 손에 넘겨져야 하는가. 남자는 왜 전부 단정한 턱시도만 입는 걸까. 축의금을 뿌리고, 그걸 다 받아와야 하는 일이 되어야 하는 걸까.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 아니라 큰 가족과 가족끼리의 결합도, 부속품이 되는 인식도 불공평하다.

결혼이 전부가 아니다. 언제든지 안맞으면 이혼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연애>결혼이 끝이 아니다. 어차피 가정을 꾸리면 계속해서 노력해야하고 맞춰가야하는 가족이 되어야 하지만, 보통 결혼=행복한 인생 끝이라는 인식도 바꿔야한다. 결혼이 목표,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또 이 세상은 여성에게 얼마나 차별적인가. 시댁,처가 이름부터 다르다. 출가외인은, 공동육아와 집안일에 할애하는 시간은, 신랑이 오면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신부가 오면 당연하게 일을 하는 모습도, 왜 기혼자들은 (특히 남자들은)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는 농담을 하는지, 가부장제도가 빨리 사라져야 할텐데.

'웨딩드레스'하나의 주제만로 국내외 작가 30여명 작품 전시를 서울미술관에서 한다. 웨딩드레스에 연관된 결혼과 여성의 낭만, 생활, 아픔, 꿈과 환상 등. 우리 모두의 가치를 같이 탐색해본다.

그리고 2부에서는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추모전시를 한다. 앙드레김은 모두가 다 알 것이다. 그는 패션쇼를 하나의 종합예술로 보았으며, 얼마나 애정어린 작품들을 많이 하셨는지. 그의 추모 전시가 너무나 반갑다. '웨딩드레스'라는 사회적 속성을 다 제외하고 순수한 예술로 바라보았다. 전시 1부와 2부는 참 대조적이다. 웨딩드레스의 사회적 의미와, 순수한 예술로서의 웨딩드레스.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 추모 전시를 통해 생전 아꼈던 웨딩드레스 컬렉션과 미공개 자료가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웨딩드레스를 바라보는 다양한 현대 작가의 시선들, 그리고 가장 순수하게 예술을 사랑했던 앙드레김 의 예술작품들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 전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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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노트


서울미술관은 2018년 5월 1일부터 2018년 9월 16일까지 국내외 작가 3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획전《디어 마이 웨딩드레스(Dear My Wedding Dress)》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여성들의 꿈과 환상이 담겨진 ‘웨딩드레스’를 주제로 ‘결혼’에 대한 낭만과 동시에 가부장적인 제도 뒤에 숨겨진 여성들의 삶, 더 나아가 우리 모 두가 잊고 지냈던 ‘꿈’의 가치를 재발견하고자 한다.
  
- 본 전시는 제 1 전시실부터 제 3전시실까지 약 700평 규모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기획 전시로 서울미술관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의 전시이다. 서울미술관의 2018년 전시 기조는 ‘꿈’ 이다. 회화와 조각 등 순수미술 분야를 포함하여 일러스트, 사진, 영상, 패션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 점의 현대미술 전 분야를 소개하며 관람객들의 문화적 감성을 깨울 것이다.
  
- ‘웨딩드레스’는 꿈과 환상의 상징이다. 인륜지대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히는 결혼식을 위해 존재하며, 짧은 순간을 위해 수없이 많은 선택지에서 고민하여 고른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돌아보지 않게 되는, 마치 신기루와 같은 운명을 지닌다. 수많은 신부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고 오랜 시간 바라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리워지는 ‘웨딩드레스’는 우리가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새 잊어버린 소망,꿈과 같은 속성을 지닌다. 이 전시에서 소개되는 폭 넓은 장르의 현대미술작품들은 웨딩드레스와 함께 우리가 가진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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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웨딩드레스(Dear My Wedding Dress)》展 의 Part1은 총 12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전시 공간에는 12명 여성의 이야기와 웨딩드레스, 그리고 국내외 30여명 작가들의 다양한 현대미술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Part 1의 [12명의 신부 이야기 The Stories of 12 Brides]는 12개의 방으로 나누어진 전시 공간에 여성들의 이야기와 웨딩드레스, 그리고 국내외 30여명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진 12명의 신부들은 소설, 영화, 대중가요 등 여러 문화 매체에서 차용된 가상의 인물이다. 이 여성들은 각자의 인생과 결혼에 대한 낭만과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지만 동시에 그녀들이 겪었던 상처와 억압, 그리고 자유에의 갈망을 고백하기도 한다. 12명의 신부와 웨딩드레스는 각 공간에 배치된 작품들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전시 해설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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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part 2는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1935-2010)의 추모 전시로, 그가 생전에 아꼈던 웨딩드레스 컬렉션과 자료들을 대거 선보인다. [“Show must go on” by 앙드레 김]을 소타이틀로 하는 이 공간은 단순히 ‘판매’가 목적이 아닌 오로지 ‘패션쇼’를 위해 의상을 제작했던 한 장인의 꿈을 주제로 앙드레김의 패션쇼장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이 공간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패션쇼는 앙드레 김이 일생을 바쳐 바라왔던 ‘꿈’이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상징이 될 것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외로운 예술가이자 패션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며 평생을 걸고 이룩하고자 했던 ‘꿈’의 경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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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에는 꿈과 환상이 있어야 한다. 예술에서 감동을 느끼듯이 패션도 충분히 감동을 자아내는 창작예술이며, 나는 음악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닮은 패션으로 새로운 예술적 장르를 개척해 왔다. -앙드레 김(1935-2010)"


▷꿈과 환상이 가득한 ‘패션쇼’의 대가

패션 디자이너 업계 내에서 앙드레김은 작품성보다 ‘쇼’에 뛰어난 디자이너로 평가받는다.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시즌을 앞두고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한 시즌 컬렉션을 하고, 판매, 유통, 가격을 고려하며 디자인을 했던 것과 달리 앙드레 김은 자신이 추구한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오트쿠튀르만 고집했다. 일흔 살이 넘은 나이까지도 패션쇼의 기획, 음악, 모델 선정까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조율할 만큼 쇼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에게 패션이란 총체의 예술이었다. 음악, 패션 그리고 모델들의 워킹이 모두 조화를 이루었을 때 비로소 완벽한 쇼가 탄생된다고 믿었다. 특히 그는 배우들을 모델로 쓰는 것을 선호했는데, 배우가 가진 매너와 눈빛이 관중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만남-이별-재회’ 끝에 이마를 맞대는 ‘앙드레 김 표 피날레’를 통해 ‘완벽하게 아름다운 공주와 왕자가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해피엔딩을 그려냈다. 남녀의 사랑을 꿈으로 표현하고 쇼에서나마 대중들이 판타지를 대리만족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 개인의 성취를 넘어 ‘국민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앙드레 김은 패션을 통해 대한민국 오천년 역사에 담겨있는 수려함과 우아함을 표현했다. 그는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을 기반으로 패션계 바깥에서 실력을 인정받음으로써 기존 패션계의 인정 없이도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인기 연예인의 인정과 해외의 찬사란 디자이너의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였다. 1964년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엄앵란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하고 1966년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서 성공적인 패션쇼를 개최함으로써 그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하였다. 한 디자이너의 말에 의하면 그는 90년대 당시 강남에 땅과 건물이 없는 유일한 디자이너로 통했다. 그만큼 그는 사업가적인 마인드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 성장했다. 개인의 윤택한 삶을 위해서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앙드레 김’ 이라는 이름 자체로 국민 모두를 꿈과 환상에 빠지게 하는 국민적인 예술가로 남았다.
 

▷ ‘직업’ 에 대한 살아있는 정의

앙드레 김은 짙은 화장술과 독특한 화법으로 간혹 대중들에게 희화화되기도 했지만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간 우리나라 최고의 예술가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우리 삶에 있어서 ‘직업’이란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몸소 보여주었던 인물이다.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는 그를 주목받게 했지만 이미 여성들이 주류인 패션 업계에 등장한 남성 패션 디자이너는 더 많은 잣대에 시달려야 했다. 더욱이 입을 수 없는, 오직 패션쇼를 위한 그의 옷들은 업계 내에서 외면받기도 했다. 당시 한 매체는 “그는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다. 패션 디자이너란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입고 다니는 옷을 만드는 사람이지, 연예인과 일부 사모님을 위한 조명발 받는 공주 옷을 만드는 사람은 ‘무대 의상 디자이너’라고 해야 옳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앙드레 김은 “미술 작품을 구입하지는 못하더라도 미술관에 그림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제 작품은 입지는 못하지만 쇼윈도에서, 패션쇼에서 그것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상에는 꿈과 환상이 있어야 해요. 왜 꼭 입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반문하며 자신만의 신념을 드러냈다. 그는 생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14개 신문을 정독하고, 쇼에 필요한 300여벌 이상의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 하루 8시간 이상 자신만의 작품 구상과 제작에 몰두해왔다. 앙드레 김에게 있어서 패션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평생을 걸쳐 이루고자 했던 꿈이었다. 앙드레 김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직업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우리 시대 최고의 장인이었다.



 
▶전시 정보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
Dear My Wedding Dress展

기간 2018. 5. 1(화) - 2018. 9. 16(일)
장소 서울미술관 전관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홈페이지 www.seoul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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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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