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샤갈, 거부할 수 없는 초대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글 입력 2018.05.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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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공기의 색소.‘ 3여년 전 샤갈의 그림을 처음 보고 끄적거렸던 수첩을 들추어본다. 읽을수록 얼굴이 뜨거워지는 감상이 두서없이 적혀 내려가 있다. 그때 나는 샤갈을 두고 쏟아지는 온갖 찬사가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색채가 화폭에 가득했다. 한 모금 마시면 몸이 두둥실 날아오를 것 같았다. 온통 귀신 같고 꿈결 같은 아름다움이었다. 그때 샤갈의 그림 앞에 서 있었던 나는, 아름다웠다.샤갈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강남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다수의 작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갈의 삽화집 속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서사적인 판화 시리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이다.<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은 총 260여점에 이르는 작품을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눠 소개한다. 제 1부 '꿈, 우화, 종교'에서는 샤갈의 초 중반 작품 세계를, 제 2부 '전쟁과 피난'에서는 전쟁과 피난 등 고통의 상황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샤갈의 내면세계를, 제 3부 '시의 여정'에서는 ‘화가의 날개를 단 시인’이라 불리던 샤갈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초현실주의 풍의 작품들을, 제 4부 '사랑'에서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 제일 중요했던 '사랑'이란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과 그의 개인적인 일화로 구성된다.원화 전시 외에도 '미디어 어트랙션', ‘샤갈의 공방’ 등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나들이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샤갈의 인생과 내면세계를 조우할 수 있는 ‘영혼의 정원’으로의 산책. 여럿이 함께 가도 좋겠지만 혼자 방문하여 의미를 발견하기에 좋은 전시회라는 생각이다.인터넷에 접속해 샤갈의 그림을 검색해본다. 특별 전시회 방문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사실은 설렘보다 걱정이 조금 더 크다. 글을 쓴답시고 각종 행사와 전시회를 드나들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샤갈을 과연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샤갈의 첫 인상은 나에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움으로 각인되어있다. 서툴더라도,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일단은 만나서 보고 싶다. 만나서 확인하고 싶다. 무엇을...?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어쩌면 답을 구하기까지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샤갈과의 만남이 이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강사랑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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