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展

글 입력 2018.05.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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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특별전(영혼의정원展)_포스터(최종 0511).jpg





마르크 샤갈 특별전


마르크 샤갈. 그의 이름을 소리내어 불러본다. 나에게는 명품 브랜드 샤넬보다 더욱 진귀한, 아껴 부르고 싶은 이름. Mrac Chagall. 그를 처음 만난 건 프랑스 니스에 있던 샤갈 미술관에서다. 유럽 여행을 하는 이들이라면, 특히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는 이라면, 샤갈 미술관은 놓치지 말아야 할 관광명소 중 하나다. 유독 내가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그의 태생이 프랑스가 아니라는 점. 당시 큐레이터 설명을 찬찬히 들으면서 내가 캐치한 건 바로 '이방인'의 시선이었다.

러시아 태생의 화가. 경제적으로 빈곤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어머니의 적극적인 격려로 예술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그는 후원자의 도움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열정적으로 삶을 살며 작품을 남기던 그는 러시아로 귀국 후 평생의 뮤즈이자 아내인 벨라 로젠펠트Bella Rosenfeld를 만났다. 이후 그의 작품에서 그녀는 평생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주고,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이후 여러 이해관계의 충돌 속에 영영 러시아를 떠난 샤갈은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떠돌고 뉴욕과 팔레스타인 등 영역을 넓혀가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얼마나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그 시절, 마르크 샤갈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예술가의 길을 꼿꼿이 걸어갔다.


샤갈.jpg


1944년 9월, 그의 뮤즈이자 아내였던 벨라 로젠펠트가 사망한다. 사랑했던 이를 잃은 슬픔, 그 상실감에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던 그. 이방인의 시선에 비친 사랑을 그림 속에 내비쳤다. 현생에서 다하지 못한,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연인을 향한 못다한 속내를, 커다란 화폭에 담았다.

20대 초반, 그의 큼직만한 그림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가장 강렬히 떠올랐던 글귀가 있다. 바로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다. 처음 이 시집을 도서관에서 대출한 후에 너무 좋아서 바로 구매를 해버렸다. 맨 처음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이기도 하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시 글귀를 되새기며 노을 진 니스의 길을 걸었다. 언젠가 만날 내 사랑을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뚜벅뚜벅 오랫동안 걸었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음


그런 그가 서울을 찾아왔다. '영혼의 정원'이란 부제를 달고서 국내 최대 규모로 관객을 맞이한다. 총 4부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꿈과 우화 종교, 전쟁과 피난, 시의 여정, 사랑으로 나뉘어 그의 인생사이자 예술사를 총망라하였다. 프랑스 니스에 가지 않고도 그를 알아갈 수 있도록, 총 260여점에 감각적인 영상미를 더해 당신의 영혼에 푸른 생기를 더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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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부 꿈, 우화, 종교 - 영혼의 정원展 09.jpg
 
 
샤갈은 '색채의 마술사'라 불릴 정도로 화려한 색체로 이목을 끌기로 유명하다. 나는 '마술사'라는 표현을 이렇게 생각한다. 다채로웠고 변화무쌍했던 그의 삶, 1, 2차 세계대전을 몸소 겪고 고국에서 망명 당하고 먼 타국에서 떠돌았던 실제 삶.... 어쩌면 무채색이자 흑백으로 기억되었을 향수병으로 고통 받았을, 우울했을 법도 했을 삶을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꿈꾸었던 그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되길 희망하며 물감을 붓에 묻혀 영혼을 바쳐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그의 그림을 바라보며 나도 그림 속 주인공처럼 훨훨 하늘을 남아 세상 끝에 다다를 수 있길 꿈꿨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세상 끝까지, 손 꼭 붙잡고 오로지 당신과 함께.


미디어 인터랙티브 공간 - 영혼의 정원展.jpg
 

이번 전시는 500평 규모 전시실에서 다각적으로 그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샤갈의 공방'에서는 직접 그의 작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이번 주말, 샤갈의 정원을 함께 산책해 보면 어떨까? 샤갈의 영원한 동반자이자 모든 영감의 원천이었던 벨라의 사랑에서, 당신 또한 진솔한 사랑을 속삭여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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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

전시기간 및 장소
2018. 04. 28 – 2018. 08. 18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르 메르디앙 서울 1층)

관람시간
11:00 am-8:00 pm (입장마감 7:00 pm)

휴관일
매월 넷째주 월요일
05.28 (월요일) / 06.25(월요일) / 07.23(월요일)

입장요금
성인(만 19세 이상) 13,000원
학생(중/고/대학생) 10,000원
어린이(만 3세-12세) 8,000원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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