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비 내리는 축제 < 청춘 페스티벌 2018 >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5.1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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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2일과 13일 마이크임팩트는 청춘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한강 난지공원에서 진행된 이 축제는 2010년부터 시작된 축제로 마이크임팩트에서 주관하고 있다. 내가 청춘 페스티벌을 접한 것은 대학 생활을 막 시작한 새내기 때였다. 당시 친구들과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놀던 중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았다. 월드컵 경기장 바깥은 줄을 선 사람들로 가득했고, 경기장 안은 흥겨운 함성으로 가득했다. 콘서트나 큰 축제에 대한 경험이 없던 나는 그런 열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꼭 이 축제에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2년 뒤 나는 친구와 함께 청춘 페스티벌을 찾았다. 당시 햇빛이 뜨거워서 이마와 두피가 탔음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즐거웠었다. 2년의 기다림은 훌륭한 보상을 받은 덕분에 금세 잊을 수 있었다. 박명수를 비롯해 10cm, 김명민, 이국주 같은 연예인도 보고 작사가 김이나와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을 만들어 낸 작가 호조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성인 용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다음에도 꼭 다시 참여하고자 다짐했다.

 그 후 또 2년이 지나고 올해 열린 청춘 페스티벌에 친구와 함께 가게 되었다. 우리는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할 만큼 청춘 페스티벌에서 즐기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 점점 날짜가 다가왔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기상 문제였다. 야외 페스티벌인 탓에 기상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비가 오는 날에 축제를 진행하게 된 것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비가 오는 것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 대응에 문제가 제기됐다. 다른 페스티벌이 우천 시 취소나 환불 문제에 대응이 확실한 반면 페스티벌이 열리는 전날까지도 명확한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그리고 블로그에 항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답변도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답변은 아니었다. “현재 최선의 대안책을 마련하기 위해 방법을 마련 중에 있으며 가장 빠른 안내는 청춘 페스티벌 공식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시거나 안내 문자를 발송해드릴 예정입니다.”라는 말로 당장은 아무런 대책이 없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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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공지가 올라오긴 했지만, 안내 문자를 발송해드릴 예정이라는 말과는 달리 SNS에만 올라왔으며 그 또한 제대로 된 대책은 아니었다. 우비를 나누어 준다고는 하지만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우산이 사용이 불가능하며 천막은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천으로 인한 당일 티켓 환불은 불가하다고 올라왔다. 관객들은 만족할만한 대안을 얻지 못했는지 항의는 계속 이어졌다. 문제를 인식한 청춘 페스티벌은 페스티벌 당일 10시에 다시 공지를 올리게 되었는데, 우산이 사용이 가능하며 기존에 좁았던 스탠딩 구역을 늘리고 돗자리 구역을 줄이겠다는 대책이었다.

 페스티벌 자체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다양한 부스와 푸드존 그리고 마켓 등 다양한 재미가 가득했다. 그리고 스테이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노래와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로 인한 부작용은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땅은 질척하게 다 젖었고, 곳곳에 웅덩이가 생겼다. 그리고 음식을 먹을 천막을 몇 개 설치하긴 했지만 모두를 수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비를 간신히 피하며 먹거나 비를 맞으며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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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중 스크린에 새로운 공지사항이 떴다. 당일 환불이 가능하게 바뀌었다는 공지였다. 원래는 당일 환불이 안된다고 하였지만, 그날 많은 사람들이 항의를 한 탓에 환불을 받아 가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실을 미리 공지하지 않고 몇몇의 사람들만 블로그나 SNS의 댓글을 통해 접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오후 3시가 넘어 새롭게 환불이 가능하다는 공지사항이 올라온 것이다. 그렇게 나도 친구와 함께 환불을 받기 위해 행사장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환불 신청을 한 나는 곧장 바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일어난 사태에 매우 실망하게 되었다. 2년 전 사람들의 강연에서 많은 감동을 받고 새로움 경험과 활기찬 젊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어떤 즐거움을 느끼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청춘 페스티벌 자체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밖에 없었다. 다음 페스티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이후 청춘 페스티벌은 사과문과 함께 새롭게 보상책에 대한 공지사항을 올렸다. 이번엔 문자와 함께였다. 보상은 청춘 아레나 티켓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게 과연 보상에 걸맞은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마이크임팩트 측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 실망한 사람들이 청춘 아레나를 갈 마음이 생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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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청춘 페스티벌의 진행은 다른 여타 페스티벌과도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다른 페스티벌의 경우 미리 우천 시에 대한 공지가 확실히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좋은 평가를 받았던 페스티벌이라 할지라도 한 번의 큰 잘못이 그 평가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마이크임팩트가 사태의 문제성을 인지하고 계속하여 문제를 고치고자 노력한 것이 눈에 보였다. 공지사항을 통해 해명하고 사과하며 대응을 강구한 흔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이 더 좋은 페스티벌을 만드는 데에 좋은 경험이 되었길 바라며 다시 청춘 페스티벌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다시 친구들과 함께 비가 와도 청춘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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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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