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바람이 불어오는 곳, 故 김광석을 기억하는 뮤지컬
글 입력 2018.05.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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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바람 밴드의 노래로 공연이 시작된다.뮤지컬로 시놉시스를 이미 알고 보러 갔는데 첫 시작이 밴드의 합주와 노래로 시작했기에 내가 잘못 알고 있는건가? 혼란스러워 했다. 그러다가 바람 밴드의 20년전 대학시절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광석을 좋아하는 청년과 개성이 넘치고 노래,기타,피아노,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를 사랑하는 청춘들이 모여 한 팀이 되고 대학가요제에 나가게 된다. 가벼운 연애, 공부, 군대 ,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20대의 삶 , 현실의 팍팍함과 생계속에서 혼란스러운 30대의 삶을 120분이라는 시간에 고스란히 녹아든 뮤지컬을 보여준다. 그 사이사이 '故 김광석'의 노래가 한장면 한장면 잘 어우러져 보는내내 온 감각이 행복했던 공연이다.마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기분이었다. 밴드가 만들어지는 풋풋한 대학생 , 꽁냥꽁냥한 연애 , 대학가요제를 위한 연습과 회식,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며 초코파이를 먹는 군대, 취직을 위해 정신없이 살아가는 순간들, 그런 과거를 그리워하며 마주보는 현실. 공연을 보러오신 분들 나이대가 굉장히 다양했는데 부모님 세대들이 훨씬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던 공연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20대의 나는 그들이 고민하고 불안해하던 그 장면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사람의 삶이 녹아있는 공연.故 김광석님의 노래는 사람의 삶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한 가수라고 생각한다.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감동을 주기에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면에 어울리는 노래를 부를때마다 그 뮤지컬에 더욱 잘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라는 노래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기대했지만 사실, 경비 아저씨가 돌아가신 사모님을 그리워하며 부른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장면이 더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을 내가 크게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 내가 미래에 볼 모습들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 이 현실을 조금 더 따스하게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바램이 생겼다.나는 반년동안 인턴을 하면서 심적으로 참 여유가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정신없이 몰아치는 일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상대했고 온통 뾰족뾰족해지는 나라는 사람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뾰족뾰족한 순간들은 앞으로 더 큰 사회에서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 더 단단해진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공연이 어땠어? 라고 누군가가 물어보면 '정말 좋았어,정말 행복한 공연이었어.' 라고 말할 수 있던 공연이다. 20대라고 삶이 불안하고 30대, 40대, 50대라고 삶이 불안하지 않은건 아니기에 그 불안한 삶을 조금이라도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 이야기를 故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볼 수 있었기에 정말 행복한 뮤지컬이었다.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이 공연을 보러간다면 부모님과 함께 보러가길 추천한다. 어릴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지금도 내가 1순위로 중요하지만 어느순간 커가면서 부모님의 삶과 노력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감정들이 훨씬 더 커졌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엄마,아빠로 불렀던 부모님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제자이고 친구라는것을 이 공연을 통해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바람이 불어오는 곳- 어쿠스틱 뮤지컬 -일자 : 2018.05.04(금) ~ 06.01(금)시간화, 수, 금 저녁 7시 30분토, 일, 공휴일 오후 4시*5월 7일(월), 5월 22일(화) 오후 4시5월 8일(화) 공연없음장소 : 성수아트홀티켓가격R석 45,000원S석 35,000원주최성동문화재단주관성수아트홀, LP STORY관람연령만 7세 이상공연시간120분문의성수아트홀02-2204-7563
[김지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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