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독서와 사유의 참맛을 곱씹어보게 되는, 도서 < 독서의 발견 >

글 입력 2018.05.1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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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방금 지나온 시간이 내 인생의 변곡점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를 통해 만난 도서 < 독서의 발견 > 또한 나에게 그런 순간이었다. 아주 보편타당하고 예측가능한 주장을 담은 책인 것이 제목에서부터 보이는 데에도 불구하고, < 독서의 발견 >은 나에게 인두 같이 와 닿은 것이다.


 
 <    목       차    >

독서의 발견 1. 읽는 사람만이 다르게 읽을 수 있다
독서의 발견 2. 색다르게 읽어야 남다르게 읽을 수 있다
독서의 발견 3. 정독精讀해야 해독解毒된다
독서의 발견 4. ‘책責’잡히기 전에 ‘책冊’을 읽자!
독서의 발견 5.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꾼다
독서의 발견 6. 독서경영은 자기경영이다
독서의 발견 7. 사색思索하지 않으면 사색死色이 된다
독서의 발견 8. 4차 산업혁명은 독서혁명이다
독서의 발견 9. 책과 몸을 섞어야 새로운 생각이 임신된다
독서의 발견 10. 인두 같은 한 문장이 한평생을 위로해준다

독서의 발견 11. 책보다 삶에 밑줄을 그어라
독서의 발견 12. 책은 위험한 생각을 유발한다



< 독서의 발견 >에서 저자 유영만 교수는 본인의 책읽기 방식으로 3331 전법을 소개했다.(42~43쪽) 책을 읽은 후, 3가지 사실적 메시지와 3가지 개인적인 느낌, 3가지 실천사항과 1문장의 핵심요약으로 책을 읽어버리는 전략이다. 지식생태학자라 말하는 저자 본인의 방법이기에 나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

먼저 내가 느낀 저자의 첫번째 사실적 메시지는 읽어야한다는 것이다. 가장 본질적이고도 궁극적인,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바로 읽어야한다는 것 그 자체에 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며 역설적이게도 스튜핏하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접속의 세계를 벗어나 읽는 것 그 자체로 회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저자는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이는 비단 독서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간접 경험의 풍요로움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독서가 전두엽을 자극하는 것에 비해 스마트폰이나 TV를 통해 접하는 영상 및 정보들은 후두엽을만을 자극해 인간이 깊게 사고하고 통찰하는 고유의 능력이 약화되는 것을 초래하기에 더더욱 독서의 중요성은 부각되고 있었다.

이어서 저자는 두번째 메시지로, 이왕 읽을 것이라면 다독, 속독보다는 정독과 숙독을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저자가 말하는 세번째 메시지와 직결된다. 왜냐하면 저자는 '책을 읽은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난 후 나 그리고 내 삶이 달라져야 완전한 독서'라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책을 빠르게, 많이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을 뒤흔드는 한 문장을 만나면 그 하나만으로도 이미 족한 것이 독서인 것이다. 물론 그 문장을 만난 뒤의 내가 이전의 나와 달라질 때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런 저자의 메시지 속에서 나는 무엇을 느꼈나 반추해보았다.

제일 강하게 들었던 생각은, 서슬퍼런 칼날에 나의 완고함과 나태함이 난도질당한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저자가 무엇을 말할 지 인지하고 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넉다운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저자가 정말 의표를 찔렀기 때문이다.

왜 책을 읽는가? 내 마음 속에 위기가 있기 때문이다.(81쪽)
저자는 단 두 문장으로 내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이렇게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는데. 필요나 호기심 같은 뻔한 것이 아니라 위기라는, 내 이면의 정확한 감정을 꼬집어내는 저자의 표현에 정말 몸서리치게 공감하면서 더더욱 책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세계에 접속을 끊지 못하는 나 자신의 게으른 모습이 다 들통난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동시에 이런 저자라면 나에게 좀 더 자극을 주리라는 생각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

두번째로 들었던 느낌은 말 그대로 위기감이었다.

내 능력의 신장은 언제나 뭔가를 이전과 다르게 시작하는 가운데 생기기 시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수준을 넘어서는 도전을 통해서만이 이루어진다. 힘든 상황에 처해 힘들어봐야 없었던 힘을 쓰면서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비슷한 일을 반복해서는 내 능력이 신장되지 않는다.(145쪽)
이 대목을 읽는 즈음이 되어서는 마치 내가 트루먼쇼를 찍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느 순간, 내가 가진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보다는 그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만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려고 했던 내 모습이 저자의 문장과 겹쳐보였다. 정체되어 있던 나 자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버린 기분이었다.

그와 함께 들었던 기분은 놀라움이었다. 저자의 통찰력이나 독서를 통해 쌓은 깊이 역시 놀랍고 자극이 되는 요소였지만 새삼 저자의 글쓰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앞서 세 가지 주요 메시지로 집약한 것처럼 충분히 짧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네 저자는 이 주장을 위해 책 한 권의 분량을 할애했다. 그것도 Redundancy를 피해가며 말이다. 글쓰기 중에서도 주장하기 위한 글은 언제고 redundancy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 독서의 발견 >에서 동어반복처럼 느껴지는 대목들이 간혹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계륵이라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궁극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던 주장에 대한 변주곡을 < 독서의 발견 > 한 권 속에서 아주 훌륭하게 연주해낸 셈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 독서의 발견 >을 통해 결심하게 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읽어야겠다는 것과,
 2. 숙독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시간을 쪼개서 읽어야겠다는 것과,
 3. 다시금 질문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것이다.

읽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게 됐다. 유영만 교수가 준비한 인두같이 달궈진 문장들은 내 마음을 이미 뜨겁게 만들었다. 설령 한 권의 책을 수일에 걸쳐 읽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시간을 할애해서 조금씩이나마 읽으며 나 스스로를 생각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특히, 정말 소화해서 곱씹어야 하는 그런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내가 다시금 질문하는 습관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

내 글에서 느끼는 타성만큼 나 자신에게 씁쓸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을까.

내 글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테두리 안에 갇혀있는 것을 느낄 때,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나 자신이 그 세계를 깨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할 때, 또는 하지 않을 때, 결국 나는 나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실망하는 굴레에 빠져든다.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내 능력의 신장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뭔가를 시도할 여력조차 없이 타성에 젖은 나 자신을 보며, 알을 깨기 위해 투쟁하는 새가 아니라 그저 부화하지 않아도 된다고 포기해버리는 새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서글퍼지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 독서의 발견 >을 통해, 정말로 새롭게 내 테두리를 파괴해보려 한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읽음으로써 인식의 지평과 삶의 경계를 넓혀나가는 방식으로 말이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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