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간한 후로 달라진 일상이 있다면, 바로 조금이라도 좋은 단어, 쓸만한 단어가 있으면 수집하는 습관이다. 내 안의 짧은 어휘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어를 수집할 때마다 내 것으로 만들어 다음 책에 꼭 사용하겠다라는 부푼 기대감도 한몫하는 것 싶기도 하다.

내가 출간업계의 생태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건 올해 초다. 출판사와 계약 후 일사천리로 교정작업이 진행되는데, 편집 과정이란 게 이리도 고단한 것인가? 1차 교정, 2차 교정 스스럼없이 척척 해내는 담당 편집자의 업무를 엿보는 기회가 생기다 보니, 편집자는 매일매일 원고와 단어와 씨름하고 있구나...를 절실히 깨우칠 수 있었다.

사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나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책이 탄생하는 편집자의 역할이 궁금할 터다. 누구보다 언어적 감각이 뛰어나거나 혹은 발휘를 해야 하는 역량을 가져야만 할 것이며, 단어와 문장, 문장과 문단, 문단과 챕터, 챕터와 책 사이에서 활자를 다스리는 일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하지만 현실은 활자와 고군분투하며 오타를 잡아내고, 빈틈 없이 세상의 단어를 조합하여 열심히 모니터를 바라보며 타이핑을 하고 있지 않은지...라며 애써 웃음 짓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편집자를 존경한다. 그들 덕분에 수많은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여기, 사전 편집자가 있다. ‘읽기’가 생활이고 ‘쓰기’가 직업인 그녀의 삶 곁에는 언어가 있었다. 백과사전이 사랑 받던 시절, 사전의 편집은 매일매일의 바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발달로 인해 사전의 역할이 뒤바뀌며 사전 편집자였던 그녀의 삶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사전 제작사 메리엄 웹스터에서 사전 편집자인 코리 스탬퍼는 20년째 언어와 연애 중이다. 매일 언어를 달래고 만들며 살아가는 언어 노동자로 살았던 그녀의 인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는 총 14장의 에피소드로 사전 편집의 팁과 세상에서 의미 없이 나열되던 단어를 사전에 담아내던 20년 언어노동자의 삶을 유쾌하게 담아 냈다. 오로지 이 일을 사랑했기에 했었던 일. 오늘 하루는 그녀와 함께 세상의 단어들을 함께 담아보는 건 어떨까?

언어의 온도가 오랫동안 사랑 받았던 것처럼 언어의 탄생에 조금은 귀를 기울여 보고 싶다면, 그녀의 책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를 펼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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