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뉴욕을 그린 캔버스를 한국으로 가져왔습니다 [전시]

글 입력 2018.05.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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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뮤지엄은 이번에 현대 초상회화의 거장인 알렉스 카츠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알렉스 카츠의 신작 시리즈, 그리고 그의 대표작 70여점으로 구성된 아시아 최대규모의 전시다. 가장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화가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통해서 시대를 초월하는 불변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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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무용수, 로라를 모델로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했다. 흔히 미술 작품에 실리는 발레리나가 아닌 무용수를 등장시킴으로써 그만의 작품세계가 시작된다. 무용수의 손짓과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춤선을 한껏 담으려 애썼다.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연작에서는 로라의 몸동작이나 안무보다도, 그녀가 춤을 추며 자아내는 눈빛, 얼굴과 몸의 곡선, 시선과 맞닿아 있는 섬세하고도 미묘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무용수가 무용흘 할 때의 분위기와 그녀가 뽐내는 아우라를 담으려고 노력한 카츠의 성의가 보였다. 그녀의 눈짓이 향하는 곳, 손길이 닿는 곳에 집중을 하며 그녀의 섬세한 몸짓을 캔버스에 담았다.

또한 로라의 짙은 머리칼이 검정색 배경과 어우러지며 빚어내는 극렬한 대비감은 마치 로라를 비추는 듯하였다. 색채 대비를 통하여 로라의 피부색을 하얗고, 화사하게 만들어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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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클라인 브래지어를 입은 멋진 헤어 컬러의 모델이 스포트라이트 조명 아래, 화면 가득 그려져 있다. 화면이 답답해 보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시원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원시원한 모델들이 캔버스에 가득 위치해 있어 더욱 멋있는 작품을 완성하였다.

알렉스 카츠는 특유의 감각적인 크롭 구도와 연속적인 화면 배치로 관람객의 시선을 캔버스로 끌어들였다. 또한 앞서 설명한 무용수 로라의 작품과 같이 색채 대비를 통해 모델의 피부색과 캘빈 클라인 속옷의 색상이 대비되어 속옷의 매력은 그 매력대로, 모델의 매력은 그 매력대로 돋보이고 있다.

작가는 한 화면에 모델의 이어진 세가지 순간을 담았고, 그녀는 무심하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관람객 너머, 전시장의 어딘가를 응시한다. 카츠의 작품 중 이 작품이 가장 눈에 띄었고, 오랫동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분명 어딘가를 보는 것 같은 시선은 느끼지만, 그 시선의 도착지를 알지 못하고 유연한 시선의 방향만 느낄 뿐이었다. 한동안 나의 발걸음을 붙잡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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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의 블랙 드레스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아직도 블랙 드레스는 여자들의 필수 패션 아이템이다. 격식을 차리는 자리, 편하게 친구들과 노는 자리에서 블랙드레스는 기장에 따라, 유형에 따라, 소재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은 '검정'이라는 색채의 단순함과 명확함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대상의 본질을 완벽하게 포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블랙 드레스를 입혔지만, 효과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하는 것은 블랙이라는 색상의 매력과 다양한 마네킹들에게 입힘으로써 여러 효과들을 야기할 수 있음에 있다.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효과를 극대화한 이 작품은 대상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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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의 작품 중 가장 열과 성을 다한 작품이기도 하고,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작품은 바로 그의 아내 아다이다. 작가는 흰 머리가 조금씩 보이는 2011년의 아다를 그렸지만,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바로 색채이다. 앞서 말했듯이 검정색의 색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카츠는 아다를 그릴 때에도 블랙을 사용했다. 아다의 검은 머리칼과 겉옷은 검은 색면으로 확장이 되고, 빛나는 아다의 얼굴은 검정색과 강렬한 색 대비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흰 머리칼을 없애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다를 사랑하며 그대로 캔버스에 담은 그의 드로잉은 정신마저 본받을 만 하다.

우리는 실제로 누군가를 그릴때 주름을 없애거나, 더 어리게 그리는 행위를 흔히들 한다. 하지만 카츠는 아다의 흰 머리칼을 그대로 그리면서 색채를 이용하여 그녀의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담으려고 했다. 외형적으로는 아다를 모델로 전통적 초상화를 그린 듯 하지만, 카츠는 그 장르가 지닌 인물 묘사의 속성을 최소화하고, 추상적인 구상회화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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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를 대표하는 미술가란 자신의 재능 뿐만 아니라 그 도시의 전통성과 유행을 한꺼번에 지니고 있는 미술가이다. 특히나 뉴욕이라는 미술의 중심지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예술가라는 것은 모두가 한 번쯤은 탐구하고 갈 필요가 있다. 카츠는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 하는 등 멈춰있지 않는 카츠를 표현하였다. 코카콜라, CK와 협업하며 그의 열정은 일상에서 멈추지 않았다. 실제로, 뉴욕을 지나다 전광판에 있는 CK 광고를 보고 협업을 마음 먹었다 한다. 결국 그의 작품은 일상에서 느끼는 그의 생각과 영감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을 묵혀 썩히지 않으면서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그의 노력으로 인해 작품이 될 수 있었다.

결국 거장의 작품도 우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일상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자주 그리는 그의 아내 아다를 봐도 알 수 있다. 그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녀에 대한 그의 사랑을 그대로 캔버스에 담음으로써 의미 전달에 효과를 더하였다. 거장 알렉스 카츠의 전시를 한국에서 볼 수 있어 더욱 뜻 깊었고, 그의 열정을 최초로 볼 수 있는 작품을 맞이하여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금 우리에게 일상과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을 선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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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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