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에게 그림이 필요할 뿐 : 알렉스 카츠전 [전시]

그림이 바로 당신이 되어야 한다.
글 입력 2018.05.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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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ex Katz, VAGA, New York, SACKKorea, 2018



color : Coca-Cola Girl

카츠는 회화와 광고 사이 어딘가의 예술을 병행하기도 했다. 함께 간 J는 코카콜라, CK 시리즈를 보며 매우 상업적인 아티스트라며 비판하였다. 예술 본연의 가치는 돈과 무관해야 한다는 전제로 이해하였다. 결과물은 상업과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해당 시리즈까지도 다른 작품 못지않게 붓을 들었던 계기만큼은 느낌과 영감, 즉 마인드의 영역이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예술로서의 가치가 퇴색되었다고 보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지 않을까?

아울러 이번 시리즈는 코카콜라의 브랜딩이 훌륭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컨셉이었다. 브랜드 로고와 제품 모두 등장하지 않는다. ‘코카콜라’를 느끼게 하는 것은 RED와 WHITE뿐이다. 컬러만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 것이다. 브랜딩 단계가 충분히 이루어진 브랜드가 아니었다면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진행하는 오늘날의 광고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입장에서, 나로서는 해당 작품이 그 어떤 테마보다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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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 : “나는 큰 규모의 효과를 알았다.”

전시의 장점은 누군가의 작품에만 집중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작품을 만든 누군가에 대한 주목을 병행할 기회를 제공한다. 아름다운 그대에게 전시도 마찬가지였다. 아티스트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끔 몇 개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 앞에는 2-4명이 겨우 앉을 자리가 있었다. 내가 영상 앞에 선 순간에는 영상을 보는 대신 휴대폰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찍고, 애정행각을 하고, 혹은 눈을 붙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의자를 차지했다.

서서 한참이나 영상을 보았고, 읽었고, 경험했다. 다큐멘터리같은 인터뷰 영상과 달리 두 번째 영상에서는 카츠가 작품을 만드는 모습이 담겼다. 거대한 사각형을 앞에 두고 사다리에 오르락내리락하며, 손에 쥔 붓도 오르락내리락하며, 그렇게 색을 칠하고 있었다. 말은 없었다. 음악도 없었다. 눈과 손이 같은 색을 칠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그 큰 네모 위에 검은색이 겹을 더하고 있었다.

칠한 곳 위에 같은 색을 또 칠했다. 몇 번이고 덧대었다. 이미 시꺼먼 판이 완성되었는데 한 겹 더 칠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이에 대한 대답을 나는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저런 모자란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 검은색이 배경이었고, 카츠에게는 검은색까지도 그림이었을 테니까. 나의 눈에 배경과 사람이 있다면, 카츠에게는 그림과 그림이 보였을 테니까. 한 겹을 더하는 그 과정이 아트와 非-아트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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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압도적이었다. 나는 직접 작품을 보았을 때보다 조용한 영상 속 붓놀림과의 대비에서 그 크기를 실감했고, 함께한 J는 그림 <10:30 AM>을 눈앞에 두었을 때 이를 느꼈다. 카츠가 본 실제로 아침 숲이 얼마나 멋졌을지 상상이 간다고 했다. 내가 아침 숲을 보는 느낌. 그게 바로 현재성이 부여된 작품인 것이다.


 
mind : Ada와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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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나의 뮤즈, 아다. 그녀는 피카소의 뮤즈이자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를 좋아했다. 아다는 유럽적인 아름다움과 미국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완벽한 모델이다. 만약 그녀가 지금보다 2 인치만 더 컸다면 미스 아메리카가 되었을 것이다! 아다는 어렸을 적부터 많은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 지금껏 봐온 영화들은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그의 제스처들은 영화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녀는 무용수와 같이 풍부한 제스처를 표현해주었다. 나는 진정한 행운아다!”

“한 사람이 아티스트가 된다는 것은 매우 신비로운 일이다. 천재성이 필요하지도 않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티스트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저 어느 순간 돌이켜보면, 그 동안의 일들이 결국 아티스트가 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나와 내 주변의 일들은 평범한 것이고, 다른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내가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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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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