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열기 속 따스함,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

글 입력 2018.05.2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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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열기 속 따스함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


솔직히 너무 더웠다. 비가 올까 걱정하면서 지난 시간을 보냈는데, 아침에 눈뜨자마자 창가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반가운 마음은 현장에 가서 금방 사라졌다.

내리쬐는 햇볕에 양산을 가져오지 않은 정말이지 나와 일행은 정말 말그대로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요술당나귀가 첫 무대를 장식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사정으로 시간이 밀려 1시간 후에 공연이 시작된 것도 한몫했다. 하루종일 있겠다는 다짐이 어딘가 증발되어버리고, 돗자리에 누워서 달콤한 포크송을 들으려던 의욕이이 더위에 조금씩 증발되어갔다. 날씨가 조금 도와줬다면 하루종일 들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타자를 치는 내 손가락을 잠깐 훑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포크 페스티벌을 꽤 달콤한 기억으로 남겨두고 있다. 음악도 음악이었지만, 더운 무더위 속에서 나눠앉은 좁은 돗자리나 나눠먹은 음식거리가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사실 음악이 줄 수 있는 것이 이러한 즐거움임일 생각했을 때,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은 나에게 꽤 깊은 인상을 줬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과 음악을 듣는 것은 뭔들 나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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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음악가는 초반의 두 밴드였다. 첫번째 요술당나귀의 무대는 정말 재기넘치는 무대센스가 특히 빛났다. 끝없이 이어지는 농담이나 곡 간의 연결고리는 밴드이기 전에 라디오의 토크쇼를 듣는 느낌이었다. 바리스타의 사랑을 노래하는 <카페라떼>는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장르의 특성을 넘어 꽤 힙한 느낌을 주는 캐쥬얼한 노래였다. 살아서 처음 듣는 요술당나귀 무대의 이미지는 조금 터진 청바지같았다. 청바지도 청바지지만, 노래와 조금 연결시켜서 표현하자면 촌스러운 바리스타가 타 준 귀여운 카페라떼같다. 이런 캐쥬얼한 사랑스러움 덕분인지 사랑을 주제로 하는 노래만 부른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랑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돗자리에 웅크려서 노래를 듣고, 옆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꽤 달콤한 기억으로 남지 않겠는가. 그런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밴드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했다.

동물원의 노래는 당연하게도, <널 사랑하겠어>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빠의 차에서나 몇번이고 돌려지던 노래였기 때문에 친숙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 덕분에 조금 올드하고 촌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또 순수해보였다. 고루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만히 노래를 듣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다. 노래 가사도 마침 조금 투박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화자의 마음을 담고 있지 않은가.

덥고 찌는 날씨였다. 게다가 페스티벌로서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올드하긴해도 유명한 대가들이 참가하고, 관객들이 많이 동원되지 못했다. 지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공지가 잘 되지 않고 전날에 출연진을 바꾸는 등, 관객으로선 운영상의 미스가 있었다고 생각할만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피크닉이라는 두가지 요소가 결합해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는 패스티벌이었다. 그 정신과 메시지는 남아, 내 주관적인 경험 속에서 자라섬은 열기 속 따스함으로 가득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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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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