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언어의 탄생과 죽음.

글 입력 2018.05.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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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
코리 스탬프의 20년째 언어와의 연애일기



[From the publisher]

느리지만 바쁘게
세상의 언어를 담아냅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사전에 대해 별생각이 없거나, 오류 없이 그냥 존재하는 것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사전은 사람이 만든다. 어떤 단어를 새로 넣을지부터 단어의 품사를 결정하고, 인용문을 찾고, 정의 내리고, 순서에 맞춰 배열하는 일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사전 제작사 메리엄 웹스터에서 사전 편집자가 되기 위한 공식 요건은 두 가지뿐이다. 전공을 불문하고 공인 4년제 칼리지나 대학 학위가 있어야 하며, 영어 원어민 화자여야 한다. 여기에 비공식 요건이 추가된다. 하루에 8시간씩 거의 완벽한 침묵 속에서 전적으로 혼자서 일하는 것이 기질에 맞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측정할 수 없고 명시되지 않는 요건이 있다. ‘슈프라흐게퓔(sprachgefühl)’이라는 것에 사로잡혀 있어야 한다. 영어 화자들이 독일어에서 훔쳐온 이 단어는 ‘언어에 대한 감각’을 뜻하는데 쉽게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용법 차이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머릿속 기묘한 윙윙거림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에게 슈프라흐게퓔이 있는 것은 아니며 언어에 무릎까지 담그고 그 진흙탕 속을 헤쳐나가려고 애써보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다.

사전 편찬 일은 고체로 분류될 만큼 느리게 움직이지만,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사전은 완성된 바로 그 순간 낡기 시작하기 때문에 사전이 출시되는 즉시 다음 개정판을 준비해야 한다. 『메리엄 웹스터 대학 사전』의 경우 신판 수정에 2~3년이 걸리는데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새 단어를 몇 개 추가하는 것으로 신판 작업이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항목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것이 오히려 사전 편찬 업무에서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한 단어는 종이나 웹페이지에 찍혀 나올 때까지 일반적으로 최소 10명의 편집자를 거쳐간다.

1755년 『영어 사전(A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을 혼자 힘으로 8년 만에 완성하며 사전의 체계를 정립한 영국 시인 새뮤얼 존슨은 이 사전에서 사전 편찬자들을 “사전을 쓰는 사람, 무해한 노역자”라고 정의했다. 또 서문에서 사전 편찬 일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다.

“세상의 낮은 업에서 노역하는 이들은 숙명적으로 선의 가능성에 끌리기보다는 악에 대한 공포에 쫓기고, 칭찬받을 가망 없이 비판에 노출되고, 착오에 의해 망신을 사거나 태만에 의해 벌을 받고, 성공해봤자 박수갈채는 받지 못하고, 성실함에 보답받지 못한다. 그 불행한 필멸자들 가운데 사전 편찬자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20년차 메리엄 웹스터 사전 편집자인 코리 스탬퍼 역시 한 단어의 의미를 확장하는 바람에 독자들로부터 수천 통의 항의 메일을 받기도 하고 인터넷 사전의 성장으로 속도와 좋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걱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해한 노역자, 불행한 필멸자들은 사전에 올바르게 기술할 적확한 단어를 찾느라 매일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흠뻑 젖은 뇌를 쥐어짜며 숙명적으로 천천히 눈이 멀어간다. 그들이 바로 사전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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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book introduction]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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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선 이따금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고, 건물 뒤편 유리에 총알 자국이 남아 있는 매사추세츠 주의 변화 중인 동네. 벽돌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면, 사람들은 있지만 소리가 없는 기묘한 사무실이 나온다.

그 안에는 하루에 8시간 이상 칸막이 책상에 앉아 종이 판지 맛이 나는 커피를 들이부으며 오직 단어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전의 작가이자 편집자인 그들은 침묵 속에서 세상의 모든 언어를 신중히 채집해 체에 거르고, 분류하며, 정의 내린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 출판사 메리엄 웹스터에서 20년째 사전을 써온 사람, 코리 스탬퍼도 그중 한 명이다.

‘읽기’가 생활이고 ‘쓰기’가 직업인 그녀의 삶은 가장 느릴 듯 보이나 스펙터클하고 역동적이다. 종잡을 수 없는 인간들이 사용하는 제멋대로인 언어를 한 권의 책으로 가지런히 정리하는 일은 사전에 오른 단어 수만큼이나 사연도 많고 곡절도 많다.

이 책은 “근사하고 음탕한 언어를 다루는 회사에서 일하는 건 끝내주는 경험”이라고 말하는 사전 편집자의 모험기로, 시종일관 유쾌하고 지적이며 경이롭기까지 하다. 선천적 유머 본능의 소유자인 그녀가 안내하는 현장으로 가보자. 작가, 기자, 편집자, 카피라이터를 포함해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씨름하며 매일을 보내는 세상의 모든 언어 노동자들이라면 그녀의 통찰과 필력에 곧바로 반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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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reviewer]


새로운 단어가 사전에 등재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한다.

첫째,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
둘째, 특정 기간 (일반적으로 수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
셋째,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

우리는 하루에 몇 백, 몇 천 개의 단어들을 내뱉으며 살고, 그 만큼 단어는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단어와의 친밀성은 잘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간다.

우리가 매일같이 쓰는 각각의 단어는 세월이 흐르며 그 의미나 쓰임새가 변하기도 하고, 그 단어를 대체하는 무수히 많은 새 단어들이 창조되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단어의 역사 아래에 사전 편집자들이 있다. 지금까지 '사전은 누가 편찬하는거지?'라는 생각 없이 살아왔던 나에게 이 책은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너무나 당연하게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뒷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단어들의 출생 비하인드 스토리. 단어들의 변천사. 매일같이 선택되거나 버려지는 단어들. 이 모든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영문학과에 재학중인 나는 전공공부를 위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영어사전을 찾고 의미를 파악하고 탐구한다. 그리고 에디터로 활동하면서도 이 글의 문맥에 더 어울리는 단어를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몇번이나 뒤적이고, 예문을 여러개 읽어가며 비교하고 또 비교한다.

그만큼 내 일상에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단어, 단어, 단어! 과연 이 책에서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녹여냈을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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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1장. Hranfkell – 언어와 사랑에 빠지는 것에 관하여
2장. But – 문법에 관하여 
3장. It's – ‘문법’에 관하여 
4장. Irregardless – 틀린 단어에 관하여 
5장. Corpus – 뼈대를 수집하는 일에 관하여
6장. Surfboard – 정의에 관하여
7장. Pragmatic – 예문에 관하여
8장. Take – 작은 단어에 관하여 
9장. Bitch – 나쁜 단어에 관하여
10장. Posh – 어원과 언어적 기원주의에 관하여
11장. American Dream – 연도에 관하여
12장. Nuclear – 발음에 관하여
13장. Nude – 독자 편지에 관하여
14장. Marriage – 권위와 사전에 관하여
Epilogue – 끝내주는 일 
감사의 말


서  명: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원  제: WORD BY WORD
지은이: 코리 스탬퍼 | 옮긴이: 박다솜
분  야: 에세이, 인문학, 책읽기/글쓰기
발행일: 2018년 5월 20일 
펴낸곳: 윌북
면수: 388면 | 가격: 16,500원 



[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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