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알렉스 카츠, 가장 자유로운 예술가 [전시]

글 입력 2018.05.2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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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뉴욕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길거리 표지판들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모던한 분위기의 전시회장을 본 뒤 더 기대된 마음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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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발견한 작품은 알렉스 카츠의 드로잉과 카툰이었다. 알렉스 카츠는 그림을 그리기 전 제일 선행되는 작업으로 보드지에 재빠르게 스케치 한 후 유화물감을 써서 순간에 포착되는 이미지와 색채를 완성했다. 카츠는 종이에 연필 또는 잉크로 대상을 세세하게 묘사한 스케치를 완성한 후 다음 작업인 카툰을 시작한다. 드로잉과 카툰은 카츠가 인물의 형태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가장 기초단계이다. 드로잉을 통해 인물의 세부를 완성했다면, 카툰작업을 통해서는 주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보기 전, 드로잉와 카툰을 접하면서 뒤에 나올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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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만나게 된 것은 한 컷아웃 작품이었다. 컷아웃(Cut-out)이란 금속판에 그림을 그린 뒤 윤곽을 따라 잘라낸 것으로 알렉스 카츠만의 특별한 평면적 조각을 말한다. 전시를 보기 전, 컷아웃 개념에 대해 잘 와닿지 않았지만 실물을 보니 컷아웃은 생각보다 간단한 작품이었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길거리 인물 판넬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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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아웃을 따라 가니 무용수 로라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포스터이기도 한 로라의 옆 모습은 크게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이지만 알렉스 카츠가 선을 이용해 로라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잘 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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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전시회장에선 알렉스 카츠가 협업한 브랜드들과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캘빈클라인 모델들을 만났다. 깔끔하고 모노톤의 전시회장에 걸려있는 검은색 캘빈클라인 속옷을 입은 그림은 마치 하나의 전광판에 걸린 광고 같았다. 그림이지만 알렉스 카츠의 크롭으로 인해 작품하나하나가 패션잡지에 실리는 광고처럼 느껴졌다. 그림의 앞에 있는 블랙드레스 컷아웃 작품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해주어 그림과 컷아웃 작품을 잘 배치해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 등장한 코카콜라 모델을 그린 그림 역시 단순한 색채들이 강렬한 느낌을 주는 마치 한편의 광고 같은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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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품 중 카츠가 그린 풍경화들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모던함만 추구했을 줄 알았던 그가 자연과 풍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진 점이 의외였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카츠는 대학을 갓 졸업한 1950년대 초반부터 풍경과 꽃들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작은 사이즈의 캔버스에 풍경을 그렸으나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대형 캔버스에 풍경화를 그려내었는데, 이번 전시에서 만나본 풍경화들은 대형 캔버스에 그린 그림들이었다. 카츠가 그린 풍경화에서도 그의 특징 중 하나인 크롭을 발견할 수 있었다.

풍경 일부를 확대해 한 부분만을 대형 캔버스에 그려내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마치 풍경 한 가운데 서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그가 그린 <10:30AM>의 가까이에 서서 그림을 바라보니 정말로 숲 속 한가운데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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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마치고 나오면서 카츠가 한 문구가 적힌 벽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이 많은 화가들은 나의 구상회화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색채는 프랑스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그들의 생각일 뿐이다. 사실 나는 내 작업이 대중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나의 본능이 이끄는 대로 할 뿐이다.” 이 문구를 본 뒤 그는 정말 자유로운 예술가라는게 느껴졌다. 대중이나 평론의 평가에 구애받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예술을 실천하는 알렉스 카츠. 아마 그는 현 시대의 예술가들 중 가장 자유로운 예술가일 것이다.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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