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름다운그대에게- 알렉스카츠

글 입력 2018.05.2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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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 아름다운 그대에게


포스터1.jpg
 

전시장에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강렬한 색체속 선명한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내취향이 아닐 것 같다는 내 편견을 깨고 그의 그림들은 첫눈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가 그린 모든 그림들은 단순함속에 우아함과 강렬함, 그리고 신비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눈에 안띌래야 안띌 수 없는 그림속의 인물들은 전시를 보기 전 사진으로 만났을 때보다 훨씬 강렬한 느낌을 주었다. 가까이에서 보면 듬성듬성한 붓질이 보이는, 어딘지 대충그린것 같으면서도 잘그린, 시크한 그림들.

"이것 봐봐. 가까이에서 보니깐 칠하다 만 것 같아."

"그러게. 이거 그리는데 몇시간 정도 걸렸을까?"

"글쎄..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작업하는데 몇년이 걸리든 몇시간이 걸리든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민한 시간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시장을 거닐며 나눈 대화이다.

작은 종이에 있는 낙서(같은 작품)를 그리기 위해 수십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이 생각났다. 그림이라는 것이 단순히 보이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화폭에 옮겨담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인 행위로서 작가의 개성과 감성, 창조성을 담아 내기 위해서는 그리는것 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그리는 대상에 대해 관찰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재창조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Laura 15_ 2017.jpg
(무용수)


알렉스 카츠의 무용수시리즈를 보면 정말 재미있는게 첫눈에 보면 이게 무용수라고? 라는 생각이 드는 그림이다. 여성의 우아한 목선, 팔동작, 상체만 클로즈업되어있는데 이게 무용수라고? 하지만 카츠가 열정적인 무용수의 춤속에서 포착해낸 아름다운 부분이라는 설명을 듣고 다시 천천히 보니, 그안에서 미세한 운율감과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나는 무용수의 몸에서 다리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만약 내가 그렸다면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발목이나 탄력있는 허벅지를 그렸을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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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보면 반짝이는 머리가 인생적인)


그의 그림들 중 ck시리즈는 특히나 신비로운 느낌이 강했다. 배경으로 칠해진 칠흑같이 검은색이 주는 무게감속에서 느껴지는 우아함과 신비로움, 카리스마와 섹시함때문일까? 개인적으로 ck시리즈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히 모델들의 미소를 띤듯한 무표정이 정말 매력적이다. 캘빌클라인의 이미지와도 잘 맞았다.





Ada_2011.jpg
(아다)


그의 뮤즈인 아내 아다의 초상화를 만나보는 것도 기대되는 포인트였다. 흰머리가 지긋이 보이는 여인의 그림. 수십년동안 위대한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여인. 예술가와 뮤즈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예술가의 인생에서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오늘 나와 전시를 같이 구경하고 생가을 나눈 친구는 배우를 꿈꾸는 22살의 소녀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지닌 매력적인 동생이다. 그녀의 연인들은 주로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내게 연인들이 자신을 그린 몇몇작품들을 보여주었는데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그영감을 그려내는 사이는 정말 각별하게 느껴진다.

(참고로 나는 남자를 볼때는 외모를 거의 보지 않지만 아름다운 여자를 굉장히 좋아하고 또 그림을 그릴때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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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카츠의 뮤즈 아다와 혜련)





전시를 구경하다보면 한켠에는 직접 색연필을 들고 색칠을 할수 있는 참여존이 마련되어 있다. 의자에 앉아 잠시동안 다리를 쉬어주며, 힐링을하고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는(?) 꾀 매력적인 공간이다.

또한 이곳을 먼저 다녀간 다양한 예술적 영혼을 지닌 관람객분들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엿볼수 있는 공간이다. 나와 친구도 전시회 관람보다 더 열심히 칠했는데, 부끄러워서 사진은 찍지 않은채 조용히 두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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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담아온 관람객분들의 작품)





"초상화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번에 마리로랑생전을 관람하던 중 로랑생이 그렸던 샤넬의 초상화가 생각나. 연약한 이미지로 그려서 독립적인 성격의 샤넬이 그 그림을 싫어했다고 들었어"

"음..내생각엔 알렉스카츠가 그려주었다면 샤넬이 마음에 들어했을것 같아."

물론 두 예술가는 동시대에 활동하지는 않았지만,(살작 빗겨나간 시대에 파리와 뉴욕이라는 주 무대의 차이도 있다.) 스타일리쉬하면서도 개성있는 알렉스카츠의 그림을 왠지 샤넬이 마음에 들어했을 것 같다는 친구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상을 그저 예쁘게 그리기보다는 포인트를 잘 잡아내어 간결하면서도 시크하게 연출해내는 그의 그림은 광고나 패션일러스트와도 잘 어울렸다. 어디까지나 우리둘의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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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샤넬이 떠오르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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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니드레스를 입은 언니들.)
  

뉴욕적인 감성과 현대초상회화의 거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류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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