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리즈는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가장 위대한 시리즈물 중 하나다. 주인공 다스 베이더는 영화 역사상 최악의 악역 TOP3를 뽑는 관객 투표에서 순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으며, 극중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광선검(라이트세이버)’이나 드로이드(3-PO, R2D2) 등의 소재들마저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 시리즈는 지난 주 목요일에 개봉한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까지 8편의 에피소드와 두 편의 스핀오프로 총 10개의 영화가 개봉했으며, 레고 무비, 3D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 다양한 형태의 속편이 제작되고 있는 중이다.

 이 중에서도 스타워즈 시리즈의 클래식이자 위대한 여정의 서막을 알린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관람 포인트들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오리지널 트릴로지는 사막의 별 타투인에서 자란 평범한 청년 루크 스카이워커가 몰락한 옛 공화국의 기사 제다이(Jedi)가 되어 반란군을 이끌고 악의 제국과 그들의 사령관인 다스 베이더에 맞서는 내용을 다룬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각각 1977년, 80년, 83년 제작)을 일컫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 3(각각 1999년, 2002년, 2005년 제작)은 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버지인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이야기를 다루며 ‘프리퀄 트릴로지’로 불린다. 기술적 한계 등의 이유도 있었지만, 스타워즈가 시리즈물로 성공 가능성을 보일 즈음에야 트릴로지 시리즈를 구상하게 된 것이 더 큰 이유였다고 한다. 실제로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대사, 음악, 인물관계 등은 모두 오리지널 트릴로지에서 나왔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캐릭터들은 최초 개봉일로부터 40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자 사악한 악당(다스 베이더), 우연히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한 후 선의를 위해 투쟁하는 주인공(루크 스카이워커), 그리고 여정 중 주인공을 만나 그를 돕게 되는 친구들(한 솔로, 레아, 츄바카 등)은 현대 영웅담에서 빠질 수 없는 전형적인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악당 다스 베이더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버지라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이고 유명한 반전, 또 이런 인물관계 외에도 진부할 수 있는 설정의 인물들을 소품, 스타일, 화려한 액션 등으로 매력적으로 포장한 것이야말로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가 대성공을 거둔 것에 있어서 ‘제대로 꿴’ 첫 단추였다.

▲극중 다스 베이더의 등장곡인 'The Imperial March'

 

 성공적인 영화 시리즈엔 오랜 시간 기억되는 ‘음악’이 있다. 예컨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등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테마곡이 있지 않은가.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대단한 족적을 남긴 영화다. 영화가 시작하고,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과 제목이 나올 때 함께 재생되는 메인 테마곡(영상)은 웅장하고 경쾌해 각종 시상식 등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곡이다.

 또, 다스 베이더의 등장 곡 ‘The Imperial March’도 장엄하고 위협적이어서 그를 더 사악하고 무서운 캐릭터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이 곡은 개인적으론 영화 죠스(The Jaws)의 테마곡과 비교해도 될 만큼 영화의 완성도 측면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제다이의 복식. 천으로 된 헐렁한 옷 위에 망토를 덮었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 뿐만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 중 하나가 바로 ‘포스’다. 이 포스는 제다이의 능력을 발현하게 해 주며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오랜 수련을 거치면 이 포스를 통해 무거운 물체를 들 수도 있고, 미래를 내다볼 수도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개념이지 않은가? 그렇다. 포스는 바로 동양의 ‘기’ 사상을 모티브로 했다. 포스 외에도 스타워즈 시리즈 곳곳에 동양적인 사상과 풍습이 조금씩 차용되었다. 제다이의 복장은 동아시아 무사나 몽골 유목민의 복식에 가까우며, 이들이 사용하는 검술 역시 동양적인 무술에 가깝다. 극중 다스 베이더나 트루퍼들이 착용한 헬멧은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 디자인을 차용했다. 오리지널 트릴로지 외에도 프리퀄 트릴로지에서 나부 행성의 여왕이 가부키 화장과 일본식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는 등 시리즈 전반에 동양적 문화들이 녹아 있다. 이를 발견하면서 영화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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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워즈는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에서와 달리 국내에선 큰 인기가 없는 편이다.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 로그원’ 이나 ‘라스트 제다이’ 등의 영화가 국내에서만 흥행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거뒀다. 미국에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비슷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워즈이지만 국내에서 인기 차이는 굳이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여기엔 영화의 완성도를 비롯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스타워즈 시리즈의 가장 핵심적 스토리인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접하지 못한 국내 팬이 많기 때문일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는 영화 자체의 재미는 물론이고 영화사적으로, 그리고 대중 문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대작이다. 스타워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임을 여러분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싶다. 또, 만약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보고 매력을 느꼈다면 스타워즈 스핀오프 시리즈가 한창 상영 중인 극장으로 가볼 것도 조심스럽게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