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따뜻하고 편안한 재즈의 매력 속으로, 젠틀레인 (Gentle Rain) [공연]
글 입력 2018.06.0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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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레인 (Gentle Rain)햇살이 좋았던 지난 토요일 용산 아트홀에서 열린 '젠틀레인'의 공연에 다녀왔다. 운이 좋아 맑은 날씨를 만난 덕분에 가는 길의 푸른 수풀마저 참 예뻐보였던 날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처음으로 제대로 접해 보는 한국 재즈에 마음 가득 설렜었고, 젠틀레인의 공연은 그러한 마음을 음악으로 가득 보답해주는 시간이었다. :)*젠틀레인의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은 '한국적인 재즈'를 선보인다는 점이었다. 서정적이면서도 편안한 재즈를 연주한다는 젠틀레인의 음악은 진한 정통 재즈와 비교하면 확실히 클래식한 면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쳤다기보단, 이 두 가지 음악의 특성이 적절히 조화되어 안정적인 균형을 이룬 느낌이었다.재즈를 제대로 처음 접해본다는 언니에게도 생각보다 너무 무겁지 않고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편안한 음악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내게도 젠틀레인의 이번 공연은 눈을 감고 감상한 곡들이 꽤 많을 정도로 정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재즈 공연이었다. 재즈를 접해보았거나,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힐링이었던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더불어 용산아트홀의 환상적인 사운드는 공연을 더 온전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특히 젠틀레인의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드럼 독주'였다. 그동안 피아노나 콘트라베이스의 솔로 연주는 많이 접해봤지만 드럼 독주는 처음 봤는데 뭐랄까, 굉장히 강렬했다. 마치 위플래시의 한 장면처럼.. 음악에 푹 빠져서 열정적인 드럼 연주를 보여준 그 순간만큼은 연주자와 나와의 일대일 공연이었다. 리듬 위에 멜로디가 떠다니는 느낌, 그 리듬과 멜로디가 만들어내는 스윙감!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드럼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악기가 없었다.또 정말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그 동안 나는 한국 재즈를 조금 얕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커버곡이 아닌 그들의 자작곡 위주로 진행된 이번 공연에서 커버곡보다 자작곡이 놀라울 정도로 더 좋게 들렸다는 점에 있다. 난 조금 부끄럽게도 당연히 커버곡이 먼저라고, 더 듣기 좋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상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젠틀레인의 공연은 내게 한국재즈의 대한 가능성을 훌쩍 넘어, 이미 충분히 선보이고 있는 한국재즈의 역량에 대해 보여주었다. 또한 그 덕분에 앞으로 더 열린 마음으로 한국재즈를 마음 가득 향유할 수 있을 것 같다.마지막 곡이었던 'Dream maker'가 생각난다. 몽환적이면서도 아주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의 곡. 실제로 공연장엔 연주자 중 한명이었던 교수님의 공연을 보러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공연 너무 잘 봤다며 하하호호 떠드는 웃음 소리에, 나까지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몇십년을 뒤에서 세션으로만 자리하다가 자신들만의 재즈 트리오를 만들게 되었다는 젠틀레인. 나의 꿈을 이루고, 또 보는 사람들의 꿈을 만드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아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고 행복하지 않을까. 그 에너지가 선율을 타고 듣는 이들에게 분명히 전해졌으리라 믿는다.햇살 좋은 날, 참 기분 좋은 공연을 보여주신 젠틀레인께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최유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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