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순수한 추억을 담은 공간, < 타샤의 돌하우스 >

지은이 타샤 튜더, 해리 데이비스, 옮긴이 공경희, 펴낸 곳 윌북
글 입력 2018.06.04 17:4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순수한 추억을 담은 공간
타샤의 돌하우스


지은이 타샤 튜더, 해리 데이비스
옮긴이 공경희
펴낸곳 윌북


책입체 타샤의 돌하우스.jpg
 


작기에 특별한 미니어처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크기를 줄여 작은 미니어처로 만들면, 너무나 예쁘고 특별해진다. 특히 돌하우스를 보면, ‘아, 내가 쓰는 그 물건을 이렇게 작게 만들었네!’하며 감탄하게 된다. 평소에는 그저 생활용품이었던 것을 작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특별해지는 것이다. 너무나 작아 사용할 수 없게 되어서 더욱 소중해지는 생필품이라니. 많이 나아가 생각해보면 일반 변기는 흔한 기구이지만 사인이 들어간 변기는 작품<샘>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타샤의 자급자족하는 삶과 돌하우스


“나는 어린 시절 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나 봐요. 조그마한 물건들을 보노라면 황홀한 기분이 들지요. 미니어처의 세계에 빠져 평생이라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타샤 튜더


한국에서 동화작가와 정원으로 유명한 타샤 튜더는 일곱 살이 되던 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어머니께 받은 인형 집을 시작으로 평생 동안 인형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2000년대 초 ‘타샤 할머니’가 그림작가이며, 아름다운 정원에서 산다는 것은 알았었지만, 돌하우스에 열정을 쏟았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타샤는 2000평의 땅에서 과거 사람들의 삶처럼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다. 우유하나 사 마시지 않고 직접 산양의 젖을 짜 그것을 치즈나 요구르트로 만들었다. 베틀로 직접 천을 짜고 식물을 이용해 염색을 했다.

타샤의 돌하우스가 그녀의 자급자족 생활방식을 상징적으로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미니어처에 관심이 많아 관련 카페에 가입한 적이 있었는데, 작게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실제 물건을 만드는 것과 과정이 거의 동일했다. 가구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페인트칠하고...... 거기에 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꼼꼼한 설계가 필요하다.  미니어처는 실제 물건을 만드는 것만큼 공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살림살이를 직접 만들었던 타샤에게 이런 작업은 재미있는 취미였던 모양이다.

타샤는 인형부터 네프킨 등의 소품까지 제작했다. 실제 글씨가 써져 있는 편지엔 설탕과 물감을 섞어 만든 인주로 봉을 했다. 타샤의 실제 부엌을 그대로 본떠 만든 부엌의 수동 펌프는 실제로 작동이 된다.  도자기, 바구니, 냄비 등 온갖 조리 기구들은 실제 부엌 세간들과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정원을 돌보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집안일, 그림 작업까지 바쁜 나날 속에서도 미니어처에 열중했다고 한다.


타샤의 돌하우스_6p.jpg
 

돌하우스는 타샤가 꿈꾸는 세계이기도 하다. 농부가 꿈이었지만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타샤. 모두 직접 가꾼18세기 같은 정원에 살면서 그 안에 또 그녀만의 공간을 만들었으니, 그녀가 꿈꾸던 곳의 완성판이 아니었을까?


중앙 홀의 작은 진열장을 채운 물건들은 미니어처의 진짜 매력을 보여준다. 돌하우스의 진열장 속에는 여행길에 모은 기념품들, 타샤의 고전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물건들, 빅토리아 소품이 가득하다. 엠마와 새디어스 역시 보통 사람들처럼 다양한 흥미와 주머니 형편에 맞는 수집품들을 평생에 걸쳐 모았다. 그들이 모은 각양각색의 물건들처럼 미니어처로 표현된 그들의 삶은 다채롭고 풍요롭다.

-89쪽




어린 시절 꿈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다.


“우린 시골에 살았지만
손님들이 꽤 자주 왔어요.
어렸을 때는 마을을 여행하며
인형극 공연을 하기도 했죠.”

-탐 튜더(둘째 아들)


그림책 작가였던 타샤는 어린이들을 위해 인형극 공연을 했었다. 어린 시절 인형놀이의 매력은 내가 이야기를 실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타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어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통해 황홀한 세계를 만들어 준 모양이다.


“인형 옷도 만들었고,
인형들의 결혼식을 하기도 했어요.
포스트 매거진에 실린 적도 있죠.”

-에프너 튜더(막내딸)


“엄마는 마법사 같았어요.
모든 아이들에게 정말 멋진 선물을 주셨죠.”

-탐 튜더(둘째 아들)


타샤의 돌하우스_69p.jpg
 

타샤는 돌하우스에 이야기를 넣어, 살아있는 세계로 만들었다. 직접 만든 ‘참새 우체국’을 통해 인형과 아이들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눌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나갈 때에도 인형 가족과 함께했다.


마우스 밀스 역시 타샤가 아이디어를 낸 재미있는 카탈로그다. 인형들의 옷과 액세서리, 장난감을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든 이 작은 상품 안내서는 타샤의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단추 동전으로 물건 값을 치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작은 장난감뿐만 아니라 곰 인형의 옷을 주문 하는 편지도 많이 보냈다. 참새 우체국은 인형들의 우체국이다. 타샤의 아이들과 인형들, 동물 가족은 참새 우체국을 통해서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현실과 환상이 섞인 세계에서 창의력을 키우며 자란 아이들과 인형들이 쓴 편지들은 인형의 집 서재에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다.

-120쪽


이렇게 아름다운데다 양방향 소통이 되는 인형의 집이라니. 타샤의 아이들에게 정말 환상적인 놀이 세계가 되었을 것 같다.



타샤의 삶을 영원히 기억하는 돌하우스

타샤의 집과 정원은 그녀가 세상을 떠나자 관리를 받지 못하고 생명력을 잃어갔다. 아름답던 꽃들은 줄어들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생기를 잃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과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돌하우스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타샤의 자녀가 상자에서 인형과 인형 소품들을 꺼내자 타샤의 손녀가 옷을 입히고 앞치마를 둘렀다. 인형을 움직이자 마치 과거가 다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자신의 집을 작품으로 만든 그녀는, 미니어처가 삶을 오래도록 보존해 주리라는 것을 알았던 걸까?

 
타샤의 돌하우스_138,139p.jpg
 

동심은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남아있기 때문일까? 타샤의 돌하우스는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을 것 같다. 타샤의 손길과, 깊은 시간과, 아이들의 추억이 담긴 돌하우스를 책으로 만나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타샤의 돌하우스 상세페이지 수정(최종).jpg
 
-참고자료 : MBC 스페설 <타샤의 정원> 
[송재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