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5] FEATURE. 2주의 발견 vol. 6 : 5월 4 - 5주

볼빨간사춘기, 옥상달빛, OOSU:HAN(우수한), 혁오, 데카당
글 입력 2018.06.0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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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5]
FEATURE. 2주의 발견
vol. 6 : 5월 4 -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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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 시즌 5에서는 2주마다 '2주의 발견'을 연재합니다. 2주동안 발매된 음악 중 인디 음악을 중심으로 좋은 음악들을 4-5곡 추천합니다. 격주로 월-화 중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지만 막상 어떤 음악을 들어야할지 막막하셨던 분들을 위해 우.사.인이 2주마다 신보를 정리하여 추천해드립니다.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이 위주로 소개될 예정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신보가 아닌 발매곡도 추천해드립니다.



1. 볼빨간사춘기 - 여행




신보 [Red Diary Page.2]에서 볼빨간사춘기는 전작 [Red Diary Page.1]에 비해 하나의 자아로서 훌륭한 성장을 보여준다. 과거 볼빨간사춘기는 사랑하는 이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하며('우주를 줄게') 그와 '썸 탈 것'이라 선언했었다('썸 탈거야'). 그러나 이제 그들은 훌쩍 떠나버리기도('여행'), 씩씩한 목소리로 남은 그리움을 전하기도('안녕, 곰인형') 한다. 일기장을 넘기며 그때를 기억하는 이들은('Clip') 더 이상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앨범 전반적으로 가미된 록 사운드는 이러한 성장과 멋지게 어울린다.

다만 첫 트랙 '바람사람'은 나머지 트랙과 잘 연결되지 않는다. 계절감부터 편곡까지 전반적으로 그러하다. 잔잔한 피아노 반주의 3/4 박자 곡은 뜬금없이 울리는 트라이앵글과 넘쳐나는 말늘임(빠-알간, 사-아람)으로 과한 서정성을 유도한다. 그러나 감정 표현과 전달에 능한 안지영의 보컬과 아티스트 스스로에 대한 고찰에서 비롯된 성장은 여전히 이 앨범이 매력적인 이유다. 사춘기를 겪어가는 볼빨간사춘기가 어떤 아티스트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추천곡은 타이틀곡 '여행'이다. 트로피컬 하우스와 록사운드를 함께 배치하여 경쾌하고 힘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휴가철을 노린 것일까, 여름과 잘 어울리는 청량함이 가득하다. 허스키한 안지영의 보컬과 신나는 리듬은 하루를 시작하는 곡으로도 적합하다. 아마 올해 여름에는 볼빨간사춘기의 '여행'이 오랜 시간 사랑 받지 않을까.



2. 옥상달빛 - 청춘길일




옥상달빛은 그간 다양한 음악으로 청춘에 공감하고 그들을 위로해왔다. 한때 옥상달빛은 ‘인생은 굴러먹다가는 뜬구름 같은’이라며 체념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그러한 시절 속에서도 좋은 순간이 있었다고 되새긴다.

신곡의 제목 ‘청춘길일’은 ‘청춘의 기쁜 날’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곡의 분위기는 전혀 기쁘지 않다. 외려 2집 [Where]에 수록된 ‘하얀’의 우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상기시킨다. 후렴구에 반복되는 김윤주와 박세진의 코러스는 곡에 차분함을 더한다. ‘청춘의 기쁜 날’이라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의 곡은 현실을 잊지 않은 위로 같아 마음 가까이 와닿는다.

옥상달빛은 청춘 뒤편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짙은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는다. 우울하고 가라앉는 감정의 연속에서 그들이 찾아낸 기쁨의 근원은 서로의 존재로 인한 위안이다. 너를 잊지 않고 나를 잃지 않음으로써 버티고 웃어볼 힘을 얻는 것이다.

해당 곡은 레드벨벳, 오혁 등과 작업한 Philtre가 편곡과 피아노에 참여했다. 거의 모든 곡에서 김윤주와 박세진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던 것에 비추어보면 큰 변화다. 초기의 옥상달빛보다 사운드는 복잡해졌지만, 그들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에는 여전한, 어쩌면 더 강한 힘이 있다.



3. 우수한(OOSU:HAN) - 흔적




지난 5월 21일, 보컬 수한과 기타 승효로 구성된 듀오 OOSU:HAN이 첫 EP 음반을 발표했다. 첫 음반의 프로듀싱과 편곡에는 이요한(OFA)와 권혁호, 오왠 등 동료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흔적'은 첫 EP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차분하고 다정한 보컬 수한의 음색이 승효의 기타와 어우러져 익숙하고 따뜻하다. 수한의 안정감 있는 보컬은 깨끗하고 담백한 이별의 가사를 전달한다. 이별을 인정하지 않으려 울부짖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지만 다정하게 보내주는 사람의 이야기는 OOSU:HAN의 음악과 어우러져 편안함을 선사한다.

OOSU:HAN은 보컬 수한과 기타 승효로 구성된 듀오 뮤지션으로, 빌리어코스티와 오왠이 소속된 DH PLAY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뮤지션이다. EP 1집 [우리가 우리였던]에서 느낄 수 있는 OOSU:HAN의 매력은 익숙함과 다정함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인 뮤지션에게 기대되는 파격, 새로움 등의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 대신 깔끔하고 대중적인 멜로디, 따뜻한 음색, 다정한 가사로 리스너들을 사로잡는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음악이지만 계속 듣고 싶은 음악이랄까. 묘한 매력이다.

OOSU:HAN은 첫 EP로 따뜻하고 편안하며 자기 전에 듣기 좋은 종류의 음악을 선보였다. 많은 대중이 인디 뮤지션에게 바라는 면인 만큼 활동과 함께 이름이 알려지면 꾸준히 사랑받게 되지 않을까. 앞으로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변해갈지, 동시에 어떤 것은 지켜나갈지 궁금하다. (덧붙여 OOSU:HAN이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지도!)



4. 혁오 - LOVE YA!




혁오가 1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작년, 혁오는 부지런히 아시아와 유럽을 돌며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쳤다. 암스테르담에서 직접 만난 혁오의 팬들은 태극기에 오혁의 싸인을 요청하고 '와리가리'를 떼창하는 등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그들의 음악이 강한 파워를 가졌음을 증명했다. 이후 올해 초부터 베를린에서 음악 작업에 열중했던 혁오는 5월 31일, 새 앨범 [24 : 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를 발매했다.

혁오는 이번 앨범이 그간 해왔던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 음반이라 말했다. [20]의 '와리가리'처럼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 방황하던 청춘을 노래하던 혁오는 [23]에서 청춘의 송가라 일컬어졌던 'TOMBOY'를 통해 그러한 청춘도, 그들의 사랑도 응원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이번 앨범에서 혁오는 행복과 사랑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사랑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여러 요소를 곡에 담아 말해보고자 했다.

그 중 타이틀곡 'LOVE YA!'는 지금껏 혁오가 부른 모든 노래 중에서 가장 노골적인 사랑예찬곡이다.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지 애인의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고,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묻는 말은 전형적인, 클리셰에 가까운 연인 간의 대화다. 혁오는 첫 질문에 '넌 물범(monk seal) 같으니까 난 내 친구를 구할 거야'라며 장난스럽게 답한다. 하지만 뒤의 질문에는 '사랑해(I love ya)'를 목놓아 반복해 부른다. 그러니 사랑은, 그들이 찾을 수 있는 수많은 행복과 사랑의 필수요소 중 하나인 것이다. 계속해서 불러도 아깝지 않을 사랑, 때로는 이불 속에서 가만히 같이 숨을 골라줄 수 있는 사랑. 

사랑도 끼리끼리 하는 것이라 자조하던 혁오가 이렇게 낭만적인 곡을 쓰게 되다니. 새삼스럽게 놀랍고, 그들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어 즐겁다.



5. 데카당 - 각주




폭발적이고 관능적이다. 밴드명처럼 그들의 음악은 절망 끝에 관능적인 자극과 도취에 도달했던 퇴폐적 사조를 일컫는 탐미주의, 데카당스(Décadence)를 연상시킨다. 그들의 음악은 현재 가장 도발적이고 대담하다. 작년 어떤 자음도 갖지 못한 [ㅔ]라는 제목의 EP를 발매하여 아는 사람만 알았던 밴드 데카당은, 지난 5월 30일 밴드 이름과 동명의 정규 1집 [데카당]을 발매했다.

데카당의 음악은 어떤 장르로도 환원하기 힘들다. 멜론의 장르 분류에는 Rock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훨씬 복잡하다. 싸이키델릭, 락, 소울, 블루스, 얼터너티브, 이런 모호한 장르적 단어들로 구분 짓기 어려울 만큼 각 요소가 절묘하게 녹아들어 데카당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기존의 음악에 빗대어 데카당의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장기하와 얼굴들의 가사전달력과 능청스러움, 그리고 쏜애플의 몽환적인 폭발력을 모두 갖췄다고 할까. 두 밴드의 음악을 모두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설명인지 알겠지만, 정말 그렇다.

타이틀곡 '각주'는 각주를 달아가며 설명해야 겨우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의 '너'를 노래한다. 매력적인 기타 리프와 독특한 보컬을 쫓아가다 보면 중독적인 후렴구에 다다르고, 화려한 기타와 드럼 연주에 휩쓸린다. 보충에 보충을 거듭하는 가사와 리듬을 따라가면 곡의 마지막 25초, 보컬의 울부짖는 듯한 고음과 밴드의 연주가 함께 느려지며 파멸로 이르는 듯한 느낌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한 번 들어서는 매력을 알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듣다 보면 이 곡이 가진 강한 매력을 알 수 있다. 이건 정말이지 마력(魔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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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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