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의 새로운 그림들, '삽화'들을 마주하다.

글 입력 2018.06.0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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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샤갈의 새로운 그림들
'삽화'들을 마주하다.


"샤갈은 화가이며 '판화가'였다."


이번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 입니다.

샤갈의 회화 작품보다 동판을 이용한
판화 삽화들이 위주인 전시입니다.

화려한 회화 작품을 기대하셨다면
아쉬움을 있으실 수도 있지만
판화가 샤갈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합니다!


KakaoTalk_20180601_204433994.jpg
 

*본 전시는 포토존 이외의 장소에서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리뷰에 사용된 사진은 주최 측에서 제공받아 사용하였습니다.



라퐁텐 우화 속 샤갈

라퐁텐 우화는 '교훈'보다 '이기심'이 가득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세워 그 당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우화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인간의 '이기심'과 악한 부분들을 '조심하라'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샤갈은 동판화로 라퐁텐 우화에 들어갈 삽화들을 작업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꽤 많은 부분 샤갈의 삽화 작업에 집중합니다. 회화 작품이 유명했던 샤갈의 잘 모르던 부분을 본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샤갈의 회화작품을 기대하셨던 분이라면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샤갈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던 이미지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한 느낌이었습니다. 삽화에서 느껴지는 익살스러움과 해학적인 부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풀꽃들과 나무들, 세세한 디테일이 잔뜩 살아있었습니다. 같이 갔던 친구와 그 삽화 속 내용을 상상하며 전시를 감상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삽화 자체에서 느껴지는 표정들, 그리고 라퐁텐 우화 속 중심이 되는 부분들을 한 장면에 담아내는 것 자체가 한컷 만화를 보듯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삽화의 매력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또한 동판화 작업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선들의 조합이 라퐁텐 우화의 서늘함까지 잘 드러나는 듯했습니다. 제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샤갈의 작품보다 새로운 면모를 본 것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제 1부 꿈, 우화, 종교 - 영혼의 정원展 01.jpg
 


샤갈의 표현들

샤갈의 삽화 작품들을 보다 7가지 죄악이라는 파트에서 그가 표현한 나태, 시기 등을 보며 익살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 삽화에서 잠시 멈춰서서 오래 봤습니다. 시기심을 표현한 삽화로, 서 있는 한 사람 뒤로 화려한 물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서 있는 한 사람의 머리와 다리가 없습니다. 몸통과 곱게 모은 손만 있었습니다. 시기심, 누구를 시기하고, 화려함을 채우기 위해 달려가다보면 어느새 한 사람의 원형을 지키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런 표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삽화에서도 사자의 몸에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돼지의 얼굴인 것 같은 그러한 표현들이 존재합니다. 원형을 깨버리고 새로운 시각을 보이게 하는 것이 그의 삽화 속 특히 드러나는 표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시 중간 중간 그의 회화 작품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화분'을 그린 작품을 멀리서, 또 가까이서 보게 됐습니다. 다른 꽃 그림들 보다 그 그림을 더 오래 본 것은 꽃잎의 밑그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물감의 터치만 가득하지만 멀리서보면 그 물감들의 터치들이 꽃이 됩니다. 당연히 꽃을 그린다면 꽃잎을 생각했던 스스로 생각의 한계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샤갈의 표현들을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7]바바의 초상화 Portrait of Vava.jpg
 

이번 전시회는 같이 갔던 친구와 삽화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여러 해석을 덧붙여가며 더욱 즐거웠던 전시였습니다. 금요일 저녁, 한산한 분위기에서 전시장의 깔끔한 구성들을 따라가며 충분히 샤갈의 생각들을 맞이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KakaoTalk_20180601_204436384.jpg
 

[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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