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vew] 밤은 깊어가고, 푸른 새벽은 우리를 맞는다 [공연]

글 입력 2018.06.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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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은 매력적인 섬이 분명하다. 괜히 여러 페스티발의 장이 열리는 것이 아니다. 자라섬은 마치 미지의 섬 같은 곳이다. 가평에 도착해서도, 10분을 넘는 거리를 걸어야 하고 또 물과 산으로 둘러쌓여있는 일자로 주욱 늘어난 길을 걸어야 비로소 축제의 장에 도착한다.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눈도 즐겁고, 날씨마저 좋으면 이 세상 고민들은 다 내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저번 포크페스티벌에 이어 레인보우 뮤직&캠핑 페스티발이 열렸다.

사람은 예상대로 많았다. 자라섬, 6월, 완벽한 라인업은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친구, 연인, 가족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들었고 모두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른 시간부터 줄 지어 티켓을 발급받으려 했고, 더위도 그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더워도 곧 달아 오를 그들의 열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운 날씨가 축제를 더욱 뜨겁게 한 듯 찡그린 사람들을 보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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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마을을 이룬 듯 하였다. 음악, 춤, 음식, 잡화, 술, 심지어 코스메틱까지. 우리들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오늘 하루만큼은 이곳에서 모든 것이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부스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스들이 이곳 저곳에서 우리들을 불렀다. 그리고 계속해서 노래는 울려 퍼졌다.

이번 레인보우 뮤직&캠핑 페스티발은 폭스바겐과 함께한다. 잔디 위의 반짝거리는 차들이 낯설어 보이긴 하지만, 어쩐지 강남 한복판이 떠올랐다. 모순적인 그림이 아닐 수 없었다. 도시가 지겨워, 도시가 지쳐서 굴러 들어온 자라섬인데 도시 한복판에서 많이 보던 그림들이 그려졌다.

자동차 전시 뿐만 아니라 휴식 공간을 만들어 우리들의 피곤함을 달래주었다. 또한, 페스티발의 분위기에 맞게 자신들의 브랜드 홍보와 동시에 타투 스티커, 유화 체험 이벤트와 브라질리언 뮤직 존을 통해 흥겨운 페스티발에 발걸음을 맞췄다. 존재감 대단한 폭스바겐 존과 함께 푸드 트럭도 즐비했다. 역시 음악이 있는 곳, 아니 축제의 장에 음식이 빠지면 섭하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많았고, 포만감을 주는 만큼 먹기엔 가격대가 높은 것이 흠이었지만 우리의 출출한 배를 달래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눈으로 먹는 분위기가 우리를 배부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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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이름처럼 캠핑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자신들의 텐트에 들어가 쉬기도 하고, 텐트 안에서 축제를 즐기기도 했다. 아직 달아오르지 않은 축제의 분위기를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얼른 해가 지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나 또한 너무 더워 손부채질의 한계를 느끼던 차였다. 해가 지면서 어둑어둑해지자 점점 가슴이 두근거렸다. 축제는 참 신기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괜시리 설렌다. 옆에 앉아 있는 모르는 사람도 괜히 동지처럼 느껴진다. 이제 곧 나와 함께 뛰며 즐길 사람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내 예상대로 우리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뛰며 손 들며 축제를 즐겼다. 더위에 지쳐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모두 잊은 듯 무대에 빠져들었다. 페스티발의 이름처럼 우리는 알록달록 다양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온 몸으로 즐기고 함께 했다. 그렇게 우리들은 어두운 밤이 아닌 푸른 밤을 달렸다. 그리고 다가오는 새벽을 거리낌 없이 맞기 시작했다. 다행히 다음 날도 주말이라 곧 다가올 월요병도 두렵지 않았다. 앞에서 말했듯, 같은 사람들인데 도시에서 만나면 서로를 남으로 바라보며 대한다. 분명, 남은 맞지만 굳이 함께 할 사람은 아니다. 그렇기에 굳이 관계성의 의미를 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곳에선 다르다. 나와 오늘 이 밤, 이 새벽을 함께 즐길 사람이다. 이 사람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고, 함께 뛰면 나도 뛴다. 우리들은 공간이라는 공통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 지쳐있는 심신을 지니고 있다는 점 또한 같다. 비록, 이 파티가 끝나고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우리는 또 마주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나다니는 차처럼 쌩하며 지나갈 것이다.  일상에서 페스티발의 공기를 다시 맡기란 힘든 일이다. 그래도 우리가 함께 나눴던 숨들과 함께 뛰었던 발자국들은 우리에게 평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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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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