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OTEA] THE EMPEROR 4: 위태롭게 높은 왕좌

글 입력 2018.06.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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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OTEA] THE EMPEROR 4:
위태롭게 높은 왕좌


내 마음은 전갈들로 가득 차 있소.

- 맥베스


 필자는 이 카드를 볼 때마다, 카를 오르프의 <카르미나 브라나>가 생각난다. 신에게 바치는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카를 오르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듯한 음악을 연주했다. 신을 향해 많은 음악을 바쳤던 바흐가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음악을 연주했던 것을 비교해볼 때, 개인적으로  카르미나 브라나는 다소 불경한(?) 구석이 있었다. 반대로 그 점이 필자에게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아마 필자가 <황제>카드와 카르미나 브라나를 함께 생각하는 이유는, 절대적인 무언가에 대한 당돌한 표현이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제카드가 어머니를 닮아있다면, 황제카드는 아버지를 닮아있다. 유교 사상이 남아있는 가족에서 생활한 사람들이라면 동의하듯이, 그는 '엄격한 아버지'를 닮아있다. 그는 규칙과 권위를 가졌다. 그는 실제로 그럴만한 능력을 갖춘 존재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한편으로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불안한 왕좌에 앉은 애처로운 인간이기도 하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근엄하게 앉아있는 황제는 곁눈질로 주위를 살피고 있다. 황제의 머리 위에는 화려한 왕관이 씌워져 있다. 왕권과 권위를 상징하는 왕관에 걸맞게, 그의 긴 수염은 연륜을 의미한다. 그가 왕좌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과 투쟁의 시간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한 손에는 앙크십자가가 있다. 이 십자가는 고대 이집트 그림에서 종종 발견된다. 이는 영원한 생명을 의미하고, 지평선 위의 태양, 지구와 태양의 접촉을 의미한다. 태양이 고대 종교에서 가지는 특별한 상징임을 이해할 때, 이는 신성과 힘, 권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손에는 둥근 보주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보주와 다르게 십자가가 달려져있지 않다. 이는 그가 '신에게 인정받지 못한 권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유 때문에 그는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그는 견고한 대리석 위에 앉아있다. 이는 그의 굳건한 권력을 의미한다. 대리석 위에 새겨진 숫양은 어떤 절벽도 뛰어넘는 강한 체력과 힘, 승부욕과 도전정신을 상징한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박아버리는 공격성 때문에 독선적인 성격을 상징하기도 한다. 숫양의 조각은 황제의 성격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마술사가 입었던 것처럼 붉은 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다. 붉은색은 정열과 힘, 세속적인 욕심을 의미한다. 그는 흰 내의를 조금도 보이지 않게 붉은색 망토로 온몸을 감싸고 있다. 흰색이 순결과 순수함을 의미함을 고려할 때, 그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지 않고 빈틈을 드러내지 않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옷자락이 걷혀 드러난 한쪽 무릎은 그가 언제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사람임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황제는 자신의 나약함과 고민을 숨기고 강한 의지와 수단을 가졌다. 하지만 황제의 뒤편에는 황폐한 돌산이 있는 것처럼, 그의 내면세계는 고독으로 가득 차 있다. 생명은 살 수 없는 황폐한 돌산은 황제의 고독한 내면인 동시에 무자비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절벽의 높은 산은 도전을 즐기는 그의 포부와 야망을, 돌산 아래에 흐르는 가는 물줄기는 건조한 정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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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그저 걸어다니는 그림자일 뿐,
주어진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자신을 뽐내지만,
안달하는 사이 영영 사라져 버리는
가련한 배우인 것이다.

인생은 백치가 떠드는 이야기.
시끄러운 소리와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일 뿐.

- 맥베스


 TAROTEA를 연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필자 안에서 <황제>카드는 맥베스 였다.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비극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짧고, 급속한 극의 전개로 긴장감을 유지한다.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는 막료 뱅코와 더불어서 개선하는 도중 황야에서 세 마녀를 만나 그와 뱅코의 자손이 앞으로 왕이 된다는 예언을 듣는다. 이를 듣고 남모를 야심에 불붙은 맥베스는 망설이면서도 그 이상으로 야심 있는 부인에게 사주를 받아 때마침 마중 나온 왕 덩컨을 살해하고, 그 후 뱅코와 파이프의 영주 맥더프의 처자마저 죽인다. 하지만 맥베스는 뱅코의 망령에 시달리고, 부인은 양심의 가책으로 말미암아 몽유병자가 되었다가 끝내 자살한다. 마녀의 두 번째 예언은 버넘의 숲이 움직이지 않는 한, 또 여자에게서 태어난 것에는 맥베스가 결코 패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덩컨의 유아 말캄은 버넘 숲의 나뭇가지를 들고 쳐들어오고 맥더프도 제왕절개로 태어났다는 말에 맥베스의 마음이 꺾여 맥더프의 칼에 넘어진다. 결국 맥베스는 맥더프와 싸워 끝내 맥더프가 맥베스를 죽였고 맥더프는 던컨의 아들에게 왕위를 돌려주었다.

 맥베스는 필자한테 전형적인 '왕관에 짓눌린 왕'이다. 작품 <맥베스>는 자신을 파멸로 이끈 인간의 과도한 열정과 마녀의 유혹에 빠진 인간에 관한 이야기고, 권력이 여기서 말하는 과도한 열정에 대치될 수 있다. 사실 만약 맥베스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고귀한 지위에 머물며 전쟁을 계속 했다면, 첫번째 예언이 그랬던 것처럼 실현되었을지도 모른다. 맥베스가 굳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그는 정말 왕이 되었을 수도 있다. 맥베스는 왕족이었고, 맬컴의 후계지명조차도 맥베스의 왕위승계 가능성을 막을 수 없었다. 마녀들은 애매한 안개 속에서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예언을 함으로서, 맥베스가 스스로 욕망에 눈이 멀게 만들었다. 결국 마녀들은 맥베스의 성질과 야망에 기댔고, 그 무의식 안의 욕망을 밖으로 끄집어 냈다.

 맥베스는 결국 파멸했다. 그가 마지막까지 지키려고 애썼던 권력은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았다. 그가 처음에 왜 권력을 바랬건을 떠나, 결과적으로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명예도 잃고, 지위도 잃었다. 마지막에 그가 잃은 것은 그의 하나뿐인 생명이었다. <황제>카드는 빛나는 위엄과 쌓아올린 위업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독단과 욕망에 눈멀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쌓아올리는 것이 미덕이 된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황제의 경고를 잊어서는 안된다. 철통같이 휘두른 권력과 욕망 속에서, 우리는 파멸로 향하는 나침반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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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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