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또 만나요, 샤갈! : <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 展 >

글 입력 2018.06.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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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jpg


To. 샤갈

안녕, 샤갈. 답신을 보내요. 영혼의 정원에 초대받았으니 예의상 편지 한 통은 써야 할 것 같았어요. 난 그곳에서 당신이 생의 궤도에 남긴 반짝이는 별을 보았고 정원 끝에 서 있다는 당신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물론 당신이란 우주를 다 해명하진 못했지만, 당신의 조각들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거 아닐까요?
 
올해는 당신과 친해지기 참 좋은 해에요. 올 한 해에 당신은 무려 세 번이나 소개되죠. 정말 멋지지 않나요? ‘신비로운 색채의 마술사’로 소개되고, 당신의 ‘러브 앤 라이프’가 펼쳐지며, 당신의 ‘영혼의 정원’이 만들어지죠. 지금 내게 당신은 시공간적으로 너무 먼 곳에 있지만, 당신이 남긴 흔적을 주우며 당신을 만나러 갔어요. 빵조각을 주우며 과자 집에 도달했던 헨젤과 그레텔처럼 당신으로 나 있는 길을 차근차근 밟아나갔던 거죠.
 
 
 
길 위의 조각을 주우며

 
그곳엔 당신의 생애, 당신의 감정, 당신의 내면이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 망설일 이유가 뭐 있나요. 내게 당신은 그저 화려한 색감과 말의 옆모습으로 기억되는 그림쟁이였고, 당신을 더 알아볼 생각도 관심도 없었더랬죠. 서운해하진 말아요. 원래 남을 알아간다는 게 보통 결심이 아니고서야 시작하기 어려운 일이잖아요. 하지만 나는 정원 안에 들어섰고, 당신이 남긴 그림을 통해 당신 영혼의 자취를 좇는다면 당신과 친밀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IMG_5063_.jpg
 

정원의 길은 차례로 4개가 나 있었어요. 당신의 뿌리를 이루는 ‘꿈, 우화, 종교’, 당신 인생의 풍파였던 ‘전쟁과 피난', ‘화가의 날개를 단 시인’이란 평을 받았던 당신의 ‘시의 여정’, 당신이 가장 중요시했던 ‘사랑’. 당신의 영혼을 만났다고 말하기엔 거창하지만, 이 정도면 당신 발치에는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제 1부 꿈, 우화, 종교 - 영혼의 정원展 01.jpg
 

내가 빵조각을 주우며 느낀 건 당신은 동물과 성서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이 유년기의 원형이 당신의 삶과 작품 속에 녹아, 당신의 희망이 되어주었다는 것.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전쟁 속에서도 당신은 사랑과 희망의 힘을 잃지 않았잖아요. 당신이 그린 수많은 동물, 성서의 이미지는 당신 생의 상징체계가 되어 당신으로 향하는 길을 터주었어요.
 
특히 대지에서[Et Sur La Terre] 속 삽화들은 당신이 처했던 상황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지 않았던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에 충분했어요. 도시 상공을 가르는 전투기들과 도시 사람들의 절규, 그리고 그와 같은 구도로 그린 전후의 풍경-평화로운 도시와 사람들의 모습-은 당신이 혼란했던 사회를 어떻게 응시했는지 확인하게 해주었어요. 당신이 목격했던 것과 희망했던 것, 그사이 괴리를 우울과 파괴가 아닌 생의 의지와 사랑으로 채운 당신의 인생. 이렇게 표현하는 걸 당신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난 그 일부를 목격했어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편한 길이 필요해

 
그런데 말이죠. 난 당신의 영혼은 만났던 걸까요? 아니, 내가 걸어 나온 길이 영혼의 정원이 맞았던 걸까요? 난 길 끝에 당신이 없더라도 당신과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길은 생각 이상으로 험난했어요. 당신의 원형부터 생애, 예술관, 사랑까지. 많은 표찰들이 당신이 정원 끝에 있다고 안내했지만 글쎄요. 당신껜 미안한 말이지만 난 미로 속에서 헤맨 기분이었어요.


제 1부 꿈, 우화, 종교 - 영혼의 정원展 04.jpg
 

표지판을 따라가며 빵 조각을 주웠는데, 줍다 보니 표지판과는 점점 더 멀어지더군요. 전시 동선이 복잡해서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빵조각을 줍기도 했어요. 그러니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당신 생애의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사랑에 도착했는데, 난 거기서 당신을 만나기 힘들었어요. 사랑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당신이 남긴 조각들이 이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느낄 수 없었거든요. 앞선 여로에 지쳐서 그랬던 걸까요. 가장 기대했던 길이었는데 실망이 컸어요. 길이 좀 더 평탄했다면, 돌아가게 만들지 않았다면 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전시가 훌륭하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보장도 없지요. 말을 섞고 살을 부대껴도 모르는 게 한 길 타인 속인데 지레 자신에 차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난 당신의 조각 몇 개를 응시했고 당신이란 사람과 가까워졌다고 느껴요. 힘든 여로였지만 그래도 당신이 그 정원 어디엔가 있었을 거라 짐작하니 한결 마음이 평안해졌어요. 당신에게 완벽히 닿진 못하겠지만-이건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요- 당신 내면 근처에라도 발을 디뎠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거 아니겠어요?

   
제 3부 시의 여정 - 영혼의 정원展 02.jpg


확실한 건 정원을 빠져나오고 나서 나는 당신이 더 궁금해졌다는 거예요. 올해는 당신의 조각들이 이 나라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또 당신에게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겠지요. 그땐 여유롭게 당신의 정원을 둘러볼 수 있길 바라요. 기약은 힘들어요.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요, 샤갈!



전시정보



전시제목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


전시기간 및 장소
2018. 04. 28 – 2018. 08. 18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르 메르디앙 서울 1층)


관람시간
11:00am-8:00pm(입장마감 7:00pm)


휴관일 _ 매월 넷째주 월요일
05.28(월요일) / 06.25(월요일) /07.23(월요일)


도슨트  2:00pm, 5:00pm(평일운영)

주말(공휴일 포함) 없음


입장요금
성인(만 19세 이상) 13,000원
학생(중/고/대학생) 10,000원
어린이(만 3세-12세) 8,000원


현장 50%할인:
(만 65세 이상, 장애인 본인, 의상자, 국가유공자, 기초수급자, 상의군경)
**단체문의 (주)티움교육 1588-4909 / 일반단체문의 02-3451-8186
**특별무료권(36개월 미만 유아_증빙물 지참시 적용)


주최 M컨템포러리, 한겨레신문사

주관 M컨템포러리

기획 M컨템포러리, COMEDIARTING SRL

협찬 르 메르디앙 서울, 버닝썬, 인피니티 코리아, KT멤버쉽, 파나소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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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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