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세상 : 도서 '타샤의 돌하우스'

글 입력 2018.06.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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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 때였나, 아바타 스티커를 한창 모아 클리어 파일에 차곡차곡 붙여놓던 내가 있었다. 조그마한 손에 쥔 동전들은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방구로 달려가는 나의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해주곤 했다. 한 장에 얼마 하지 않았지만 모은 양이 꽤 된 터라 부모님은 금전적으로 애를 먹으셨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애정했던, 스티커들로 가득했던 클리어 파일을 보고 사람마다 가지는 생각은 아마 다 다를 것이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비효율적이기에 돈이 아깝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에게는 정리된 파일을 넘겨보는 것보다 행복한 것은 없었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르니까, 내가 가장 행복하다는데 감히 누가 효율성으로 반기를 들 수 있을까. 이처럼 어릴 적부터 작고 귀여운 것을 수집하는 것에서 큰 행복을 느꼈던 내가 아직까지도 스티커북에 스티커들을 잔뜩 모으고 있는 것은 비밀이다.
 
성격에 어울리지 않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물건들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타샤 튜더 할머니가 조금 익숙하다. 동경의 대상이라고 하면 더 알맞겠다. 집에 보통 인형들만 나열해놓아도 행복한데 인형과 인형의 집을 직접 만들어 놓으면 얼마나 벅차고 행복한 삶일까. 그것도 손재주가 없는 나에게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다.



타샤의 돌하우스


타샤의 돌하우스_24,25p.jpg


타샤의 일상은 부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는 엠마의 부엌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종류의 음식이든
척척 만들어내는 황동 냄비,
코발트 블루색이 입혀진 도자기,
바구니, 토기 믹싱볼, 나무와 철제 도구까지
온갖 조리 기구들이 그득하다.

인형 집의 부엌 소품들은
실제 타샤의 부엌 세간들과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27쪽

     
타샤의 미니어처들은 무엇보다도 섬세하다. 작다고 표현할 것을 못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미니어처 개수대에서는 실제로 작동되는 배수구까지 달아 놓아 물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진짜 배경을 그대로 축소화 시켜놓은 듯한 섬세함을 타샤는 담아냈다. 게다가 동화작가인 그녀의 직업에 알맞게 다채로운 상상력은 돌하우스에 숨결을 더욱 불어주었다.

인형 엠마는 타샤에게 있어서 또 다른 가족이었고 ‘참새 우체국’을 만들어 아이들과 인형이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매개체도 만들어놓았다. 아마 세월의 흐름과 다르게 변함없이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인형들이었기에 더욱 애착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타샤의 돌하우스_67p.jpg
 

타샤와 평생을 함께 해오고 그녀에게 행복감을 잔뜩 가져다 주는 미니어처 하우스를 내가 구경할 수 있다니 조금 감동적이다. 아마 에세이를 다 읽어갈 즈음이면 실제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앞설 것만 같다. 프리뷰를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이미지 하나하나를 반복해 보고 있다고 하면 기대감을 조금 추측해 볼 수 있을까. 타인의 기준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충실했던 타샤의 삶을 조금이라도 따라가 볼 수 있을까.



도서 소개


평면.jpg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아이콘, 타샤 튜더. 타샤에게는 평생을 함께한 취미가 있다. 바로 인형 만들기와 인형의 집 꾸미기.

인형들은 타샤와 함께 하루를 살아간다. 아침이면 부엌으로 가고 오후가 되면 거실에서 새끼손가락만 한 찻잔에 차를 따라 마신다. 헛간으로 가서 동물 인형을 돌보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타샤의 실제 부엌, 다이닝룸, 서재, 온실, 헛간까지 그대로 축소한 미니어처 하우스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타샤의 독특한 삶을 담은 사진 에세이다. 타샤가 평생에 걸쳐 사부작사부작 만들어온 돌하우스는 보는 이에게 감탄을 자아낸다.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할 만큼 정교하며, 작다고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동화책 작가다운 상상력, 수집가로서의 열정, 아이 같은 순수함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세상, 타샤의 돌하우스에 오시라. 타인의 기준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충실했던 한 사람의 삶이 여기에 있다.
    

차례

프롤로그 _미니어처와 함께하는 삶
 
‘돌하우스’의 탄생 The House
부엌 The Kitchen
다이닝룸 The Dining Room
응접실 The Parlor
온실 The Greenhouse
중앙 홀 The Center Hall
침실 The Bedroom
서재 The Library
염소 헛간 The Goat Barn
크리스마스 Christmas
 
타샤 튜더 연표
타샤 튜더 대표 작품
 
 

 타샤의 돌하우스
(원제: Tasha Tudor's Dollhouse)

지은이 ㅣ 타샤 튜더, 해리 데이비스
옮긴이 ㅣ 공경희
분야 ㅣ 에세이 > 외국에세이
면수 ㅣ 160쪽
 발행일 ㅣ 2018년 5월 30일
펴낸곳 ㅣ 윌북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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