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카페 더박스(The Box)_아름다운 건축물로서의 매력 탐구
글 입력 2018.06.1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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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부산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이 여행에서 우연히 가게 된 한 카페로 인해 ‘건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이 카페는 민락에 위치한 ‘더박스(The Box)’다. 이곳은 2013년에 ‘부산다운건축상’을 수상한 건물이라고 한다. 개성있고 미적 감각이 풍부한 건물들이 많이 생기는 요즘,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건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건물만의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왜 이 건물이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우선, 이 건물의 외형을 보면 카페 이름 그대로 ‘상자(Box)’의 형태였다. 정확히 말하면, 세 개의 상자가 쌓여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모양만 봐서는 그다지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건물의 ‘외형’과 ‘이름’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는 특별했다. 외형을 먼저 접하고 이름을 알게 되거나, 이름을 먼저 알고 있다가 외형을 보게 됬을 때 오는 유쾌함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다음으로, 이 건물의 강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것이 바로 이 통유리창이다. 이 유리창을 통해 사람들은 부산 바다와 건물들의 조화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그 어떤 인공 불빛보다도 찬란하고 빛났다. 이 카페 내부는 이런 자연광을 올곧이 느낄 수 있도록 인공 조명을 최소화한 듯한 느낌이었다.더불어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상자를 이용한 인테리어’였다. 이 또한 이 건물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카페의 이름이 ‘더박스(The Box)’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왜 이름이 더박스(The Box)일까?’와 같은 질문을 한 번씩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각자 상상하며 다소의 기대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답이 아예 없거나 설득력이 없다면,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곳은 자신의 이름에 대한 대답을 아주 재치있게 잘 하고있다. 앞서 말했던 ‘외형’적인 부분이 이름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었다면, 내부의 ‘상자를 이용한 인테리어’는 위트 있는 자기 PR이었다.*이렇게 카페 '더박스(The Box)'의 매력을 탐구해보다 보니, ‘이름’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름을 정할 때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을 수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작품의 이름에 대한 대답이 너무 친절해도 금방 흥미를 잃고 또 너무 불친절하도 불쾌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에 대해 설득력 있으면서도 재치 있는 대답을 하는 작품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즉, 작품과 이름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카페 '더박스(The Box)'가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되지 않았나 싶다. 건축이란 것이 단순히 ‘외형적인 것’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디자인적으로 더 화려한 다른 건축물들이 선정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건축이란 외형적인 디자인 너머의 의미 또한 생각하는 예술이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윤소윤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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