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대단한 사람의, 대단한 것이 없는 전시 _ 마르크 샤갈, 영혼의 정원展

색채의 마술사의 색채가 결여된 전람회
글 입력 2018.06.11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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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영혼의 정원 展
색채의 마술사의 색채 없는 정원에서



<불만이 있는 자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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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계


화가들에겐 특징이 있다. 각자 보여주는 세계가 있고, 이야기가 있고, 특징이 있고, 색채가 있다. 모든 화가가 그렇고 작가가 그렇고 결국엔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다. 그들은 '예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결국 자신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것들 보고 그리더라도, 같은 그림은 없었다.

전시는 의무가 있다. 하나의 주제의 예술품들을 보여주기로 했다면, 그 주제의 예술품을 이해시켜야 한다. 또 한명의 예술가를 소개하기로 했다면, 전시를 찾은 사람들에게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시켜야 한다. 향유자가 다른 곳이 아니라 '전시장'을 찾은 것은, 그 예술적인 무언가를 느끼고 이해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마르크 샤갈전은, 그런 점에서 꽤 부족한 전시였던 것 같다.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색감이 유명한 화가의 전시에서 채택되고 전람된 것은 수많은 '판화'들이었고, 그 출구를 나오면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향유자들의 마음에 남은 것은 샤갈이라는 예술가의 예술세계라기보다는, 그의 인생 이야기에 가까웠다. 또한 샤갈과는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모를 커다란 포토존에 대한 인상과 함께.



<영혼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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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마르크 샤갈 특별전이 내건 테마는 '영혼의 정원'이었다. 전시를 통해, 그 정원처럼 꾸며진 곳을 통해, 마르크 샤갈의 영혼을 보여주고 거닐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필자나 그곳을 다녀온 많은 사람이 이 전시에서 부족함을 느낀 것은, 저명히 알려진 그의 예술세계를 가늠케할 작품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 예술가를 테마로 하여, 그의 일생과 살아온 날들을 소개하는 취지는 좋았다. 대단한 것들을 남기고 간 대단한 사람의 일생도, 궁금하긴 하니까. 하지만 그래도, 그 전시에 '예술가'의 다른 모든 것은 있어도 '그의 예술 세계'가 없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샤갈의 사랑과 그가 겪은 인생들, 그리고 남겨진 그림들도 좋지만, 결국 필자를 포함한 많은 향유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샤갈의 인생 그 너머의, 궁극적으로 그가 '만들어낸 예술 세계'일테니 말이다.



<예술가도 좋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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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나오며, 왠지 모르게 크게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샤갈과는 관련 없는, 포토존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필자가 느낀 것은 '허함'이었다. 대단한 사람의, 가장 대단한 것을 못 보고 나온 그런 기분이었다.

모든 작품은 가치가 있다. 판화도, 수채화도, 삽화도.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모여 전시되어 '전시회'를 이룬다면, 그 이름에 그리고 주제에 의해 기대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마릴린 먼로의 '하얀 드레스', 곽진언의 '통기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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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모르겠지만 예쁜


샤갈의 인생을 알기에는 좋았지만, 그의 의외의 활동들을 알기에는 좋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그의 주된 세계가 없었다는 것. 특별전이긴 하지만 그래도, 포토존보다는 예술가의 '예술 세계'를 소개해주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아쉬움을 남기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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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2018.04.28 ~ 2018.08.18

M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일반 13000
학생 10000
영유아 8000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120 르 메르디앙 서울 1층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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