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한 입] 필름 한 입, 끝.

오늘도 배부르게.
글 입력 2018.06.12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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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한 입] 필름 한 입, 끝.

에필로그.


매일 배고팠다. 배고프지 않아도 배고팠다. 방금 밥을 먹었어도 허기졌다. 식사는 즐겁지 않았다. 꾸역꾸역 삼켰다. 무슨 맛인지 모르니 자꾸 자극적인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입과 속을 잔혹하게 다루고 나면, 그나마 덜 심심했으니까. 쳐다보지도 않을 유투브 영상 같은 것을 틀어놓기도 했다. 앞에서 누군가가 재잘거리고 있으면 마음이 놓였다. 가끔은 할 말 없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1-2분 사이 사이 존재하는 깊은 침묵에 더 괴로웠다.

아마 마음이 고팠던 모양이다. 내 이야기일수도 있고, 당신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래서 요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허기를 달래주고 싶었다. 주방보다는 영화 안에서. 배고픈, 나 혹은 당신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필름 한 입’이었다. 우리의 삶에서 빠질 수 없었던 음식. 그 음식으로 마음까지 달래주는 영화를 8편정도 소개해기로 마음먹었다. 생각보다 그 끝이 늦어졌지만, 결국 에필로그까지 오게 되었다. 감회가 새롭다.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2014)
리틀 포레스트 : 겨울과 봄(2015)
감독 모리 준이치

줄리 앤 줄리아(2009)
감독 노라 애프론

심야식당(2015)
감독 마츠오카 조지

앙 : 단팥 인생 이야기(2015)
감독 가와세 나오미

리틀 포레스트(2018)
감독 임순례

라따뚜이(2007)
감독 브래드 버드

남극의 쉐프(2009)
감독 오키타 슈이치

카모메 식당(2006)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본래 계획과는 전혀 다른 영화들을 소개했지만, 다행히도 그 리스트가 마음에 쏙 든다. 요리와 음식이 전해주는 따뜻한 ‘의미’를 골고루 적어낸 것 같다. 사계절의 감사함, 레시피의 의미, 지친 하루를 달래주는 음식과 사람, 모든 것에 대한 경청과 감사, 요리에 대한 용기, 해피 슬로우 라이프…. 읽어주는 당신께도 이 모든 마음이 충분히 닿았길 바란다.

좋아하는 영화들로 처음, 그리고 끝을 채울 수 있어 즐거웠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전하고 싶은 말은 비슷하지만 주제가 조금 달랐던 영화, 감독이 겹치는 영화, 요리의 힐링을 잘 전하고 있으나 영상미만 두각을 드러낸 영화 등 여러 기준으로 인해 다루지 못한 영화가 많았다. 반면, 다룬 영화중에서도 아쉬운 영화들이 있었다. 남극의 쉐프가 특히 그러했다. ‘음식’과 ‘힐링’을 다루어 보자는 의미 안에서 에세이를 쓰다 보니 내 남은 감상을 다 담지 못했다. 언젠가는 이 모든 아쉬움을 풀어낼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끝을 구구절절하게 늘어놓고 싶진 않다. 오히려 기쁘게 떠나보내고 싶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니까.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의미를 들고 다시 찾아올 테다. 찾아오기 전까지,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영화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거나, 독자들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아깝게 놓친 영화들을 찾아보며 매일 ‘필름 한 입’씩 할 예정이다. 오늘은 또 무얼 한 입할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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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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