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즐겁고, 뜨겁고, 낭만적인 하루 : 레인보우 페스티벌

글 입력 2018.06.1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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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페스티벌. 오래간만의 페스티벌이었다. 주로 힙합 페스티벌만 다녔기에 멜로망스, 치즈, 10cm, 스탠딩 에그와 같은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뮤지션들을 맞으러 간다는 사실이 새삼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캠핑과 함께 밤새 축제를 즐기고, 꽤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나고, 무엇보다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움과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잔뜩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대감을 한가득 안고 6월 2일, 자라섬으로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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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역에 도착했다는 인증샷을 남기고 싶었지만,
너무 더워서 한참 멀리서 찍었다.


가평역에 도착하니 갓 성인이 된 20살 시절 친구들과 떠났던 여행과, 학교에서 떠났던 MT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마침 20살이 되자마자 함께 가평으로 여행을 떠났던 친구와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택시를 타야하나, 버스를 타야하나 망설였지만 자라섬이 생각보다 역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걸어서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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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찍은 것 같지만 사실 뒤에 있는
맥주 부스를 찍은 사진이다.


날이 굉장히 뜨거웠다. 더위에 특히나 취약한 우리는 폭스바겐, 플리마켓, 이니스프리 등의 다양한 부스를 제쳐두고 맥주를 먼저 찾았다. 사실 페스티벌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손에서 맥주를 놓지 않았다. 총 몇 잔의 맥주를 먹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마저도 용인되는 것이 페스티벌의 묘미 아닌가. 더위에 지쳐 다양한 부스들을 제대로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맥주와 함께 다양한 음악을 즐기고 왔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히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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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된 조형물이 정말 예뻤다. 처음에는 벽면이 LED 화면으로 지어진 줄 알았지만, 종이 띠(?) 같은 것들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 띠들이 바람에 날려 LED화면처럼 보인 것이었다. 미술을 전공하는 내 친구는 연신 감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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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으니
울창한 숲 속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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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스테이지


공연은 여러 스테이지에서 나눠 진행되었다. 대형무대와 함께한 아일랜드 스테이지와, 숲 속에 자리 잡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포레스트 스테이지로 나뉘어져 있었다. 우리는 두 스테이지 사이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섞여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새롭고도 재밌게 느껴졌다. 우리는 두 스테이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중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서 그 곳에 귀를 기울이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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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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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


나와 취향이 비슷한 친구는 포레스트 스테이지를 조금 더 좋아했다. (물론 나도 그렇다.)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스테이지에서 뮤지션들은 관객들과 소통하며 노래를 하는 분위기였다. 커다란 무대와 함께하는 아일랜드 스테이지와는 다르게 소소하지만 가득 차 있는 느낌이었다. 그 곳에서 만났던 ‘새소년’과 ‘카더가든’이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원래부터 좋아했던 아티스트였던지라 한껏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라이브가 훨씬 더 대단했다. 그 라이브를 가까이에서 가득 찬 사운드로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관람객들의 관람매너도 좋은 공연에 한 몫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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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되어있던 텐트들.
예약에 성공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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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위에 지쳐 돗자리에서 쉬고 있는 동안,
친구는 아일랜드 무대 뒤편에서
멜로망스를 만나고 왔다. 부러웠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주의보에 우리는 우산을 챙겨오지 못한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가열 차게 내리 쬘 햇빛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우산을 미리 챙겨왔다. (다른 후기들을 보니 아일랜드 스테이지에서는 우산이 시야를 가려서 불편함이 많았다는 의견이 많긴 하더라.) 해가 빨리 지기를 간절하게 바랐지만 생각보다 일몰시간이 늦어져 아쉬웠다. 그래도 좋았다. 더우면 더운 대로 즐거웠다.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음식을 먹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여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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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초밥


2시 쯤 도착하자마자 먹었던 불 초밥이 (맛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때는 관객이 많아지기 전이라 대기 없이 바로 사 먹을 수 있었는데, 관객이 많아진 시간대에는 예약 없이 푸드 트럭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가 없었다. 페스티벌에서는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서 퀸즈 스마일이라는 예약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시스템 자체를 모르거나, 결제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거나, 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관객들의 보다 나은 편의를 위해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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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뒤 마지막에 출연한 다이나믹듀오의 무대는 축제 그 자체였다. 노래들을 목청껏 따라 부르고, 온 몸을 흔들어대니 스트레스가 절로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 순간을 위해 찌는 듯한 더위를 견뎌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팔꿈치로 정수리를 가격당하고, 발뒤꿈치를 계속해서 밟히긴 했지만, 그마저도 즐거웠다. 공연이 끝난 뒤 사과를 하는 그 분들이 고맙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살을 맞대고 같은 음악을 부르며 함께 즐기는 것, 지친 일상에서는 찾을 수 없는 페스티벌의 묘미이다.

다이나믹듀오의 무대가 끝난 뒤 흥에 취한 채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는 내내 친구와 나는 ‘내년에는 꼭 캠핑을 하자’고 되뇌며 약속했다. 그렇게 내년에 진행될 레인보우 페스티벌을 또 다시 기대하기 시작했다.

*

힙합 페스티벌만 다니던 내게 인디, 락, 레게 등의 장르와 함께한 이번 페스티벌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었다. 일상을 벗어난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행복 그 자체였다. 비록 초여름이라는 이름에 속아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서 온 몸이 다 타버렸지만, 그래도 좋았다. 다음에는 꼭 선크림과 선풍기, 얼음물, 우산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다. 정말 즐겁고, 뜨겁고, 낭만적인 하루였다. 이번 초여름의 열기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내년에는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꼭 캠핑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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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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