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저녁노을이 대신 말해주지 않아요 [음악]

글 입력 2018.06.1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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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들은 꼭 해야 돼
안 그러면 정말 후회해
솔직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나는 솔직해야 할 때는 입을 굳게 다물었고 끝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4글자를 넘지 않는 이 말들을 입 밖으로 내뱉기가 나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하지만 진심을 반드시 전해줘야 할 사람들은 내가 용기를 가지기도 전에 떠나버렸다.

나는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다는 슬픔에 울기보다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아직 할 말이 남았는데'라는 생각에 자주 눈물을 글썽였다. 단 한 번이라도 진심을 말했더라면 그토록 아파하며 후회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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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mblr @inhwa-kim


하고 싶은 말은 해야 돼
늦기 전에 말해줘야 돼
저기 멋진 저녁노을이 대신 말해주지 않아요


가끔 우리는 가깝고 소중한 사람보다 조금 멀리 있는 낯선 사람에게 더 솔직하다. 그래서 마음에 담은 진심은 번번이 빗나가고 정작 마음이 닿아야 할 사람에게는 가지 못한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아서 상대방은 내가 얼마나 그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지 알지 못한 채, 이제 더는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버린다. 뒤늦게서야 사랑하는 이의 사진을 보며 '보고 싶다, 사랑한다' 혼자서 말해본다. 하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너에게 서운했어'라고 솔직하게 내 마음을 말했다면, 내가 진심을 말하지 못해서 상대방에게 돌려가며 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했던 어긋난 행동들, 날선 말들, 그런 가슴 아픈 것들이 필요하지 않았겠지. 가시 돋친 말과 행동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만들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서운하다고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 버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래서 입을 다물고 진심이 아닌 행동과 말로 더 큰 상처만 주고 말았다. 솔직했다면 오해가 아닌 이해를 했을 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용기를 내지 못해 여전히 오해만 하고 상처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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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mblr @inhwa-kim


후 후 후 후 후


우효가 부르는 '후후후후후'라는 가사를 듣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먼 곳에서 혼자 사랑한다, 고마웠다, 미안했다고 혼자서 읊조리듯 말하는 나를 떠올렸다. 단출한 기타 소리와 우효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를 듣자 마음이 쓸쓸해졌다. 조그만 용기를 내지 못해서 마음에만 담아두고 가슴 끓이다가 결국 진심을 말하지 못하고 영영 보내버린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버스 창밖으로 비추는 여름 노을이 이처럼 외로워 보인 적은 없었다. 후후후후후, 이제 그만 뒤늦게 혼자서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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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감성, 우효 (2014)






[김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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