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으로서 던지는, '삶'에 대한 물음 [공연]

연극 <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 프리뷰
글 입력 2018.06.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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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불안정한 생계가 걱정인 한 가정. 엄마는 영어 학습지 판매원, 아빠는 일용직 노동자, 어리고 착한 두 딸.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치던 그들에게 마침내 '한탕'의 기회가 찾아오고 부부는 거액의 빚을 얻어 그 기회에 올인한다.

그러나 기대와 믿음은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고, 감당할 수 없는 빚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부부는 어린 두 딸과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곡절 끝에 아이들만 죽고 부부는 살아남아 도피생활을 이어가는데…"


연극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는 몇 년 전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벼랑 끝의 삶을 살아가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부부는 제 손으로 자식들을 죽이고서 처절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삶을 그저 붙들고 살아간다. 극은 '살아간다'고 할 수조차 없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이들의 처절한 인생을 통해, '산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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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도, 기획의도도 너무나 어두워보이기만 하는 이 작품이 다시 보였던 것은 극단 '떼아뜨로 봄날' 때문이었다. 전작 <춘향>의 포스터를 보고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는 극단이구나 싶어 눈길이 갔던 적이 있었다. 결국 <춘향>을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살아있네요>도 같은 극단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이 연극도 보이는 것 그대로의 뻔한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싶었다.

연극 상세 정보를 보면 떼아뜨로 봄날이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2006년 창단 이래 간결하고 절제된 양식미, 시적-음악적 화법, 통렬한 블랙유머를 동반한 강렬하고 감각적인 페이소스를 일관되게 추구해 왔습니다. 또한 독창적인 연극적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서도, 공연과 음악, 고전과 대중문화 등 다양한 장르와 스펙트럼을 융합해 창조적인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떼아뜨르 봄날의 존재 이유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무대를 구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실험에 있습니다.


"시적-음악적 화법, 강렬하고 감각적인 페이소스, 독창적인 연극적 미니멀리즘.. " 와 같은 단어들이 눈에 꽂힌다. 대체 어떤 무대들을 선보이는 극단이길래 이런 표현들이 등장하는 걸까? 점점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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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춘향>


떼아뜨로 봄날은 <심청>, <춘향> 등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시도를 해왔다고 한다. 또한 <트로이의 여인들>, <그리스의 여인>과 같이 고전 속 인물을 다시 불러들이는 작업도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극은 우리가 생각하는 인물의 캐릭터를 해체하고 다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심청>과 <춘향>에서 두 주인공은 우리가 아는 그 지고지순한 여인들이 아니다.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남성을 움직이는 주체적인 여성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인물들이 재조직하는 서사는 음악과 시적인 움직임을 통해 표현된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역시 드라마적인 재현의 방식이 아니라 다양하고 총체적인 극적 표현들로 형상화된, 다분히 시적이고 표현주의적인 판타지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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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사진


떼아뜨로 봄날의 정체성을 고려해 상상해보자면, 본 연극은 '삶'과 '죽음'을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대사 대신 몸의 움직임, 소리, 분위기와 같은 극적인 표현을 통해, 말이 아닌 느낌만이 전할 수 있는 감흥을 던져줄 것 같다. 이수인 연출가가 밝힌 떼아뜨로 봄날의 모토처럼 "간결하지만 단순하지 않고, 강렬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지만 경박하지 않게."말이다.

<우리가 살아있네요>는 삶과 죽음, 욕망과 윤리 등의 교차점에서 갈등하는 모순적인 인간을 그려낸다. 인간에 대한 심오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극이지만 이것이 어느 어려운 인문학 텍스트를 읽는 것과는 다른 이유는 떼아뜨로 봄날이 보여줄-'재현'이 아닌-연극적 '표현' 때문일 것이다. 어느 누구도 명확히 대답할 수 없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 극이 과연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 기대가 된다.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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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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