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생각하기의 기술 - 마감의 중요성

마감 뽐뿌오는 날, 글 쓰고 싶어서 광광...
글 입력 2018.06.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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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생각하기의 기술 - 마감의 중요성


마감 뽐뿌오는 날, 글 쓰고 싶어서 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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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들이 있다. 무언가 말하고 쓰고 내 속에 뭔가를 잔뜩 드러내보이고 싶은 날. 그리고 이런 날들은 특정한 시기에 꼭 무리지어 출몰한다. 무언가 끄적거리고, 만들고, 드러내보이고 싶은, 나를 드러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욕구. 스스로 마감을 짓고 마감에 맞춰 무언가를 생산해내게 하는 그런 정의 못할 감정들이 마구 마구 밀려올 때 나는 '참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딱 꼬집어 말하지 못하는 표현 욕구가 내 안에서 스멀 스멀 올라올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얼른 이 연상들을 모아 하나의 구체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날 때, 그 과정을 겪는 일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일만큼 내가 사랑하는 일상의 순간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렇다.

일필휘지의 재능이나 명필가의 찬란한 감성은 없지만 나는 나름대로 중학생 때부터 글을 써왔다. 독후감을 시작으로 영화, 여행, 일상의 여러 경험들에 대한 격없는 글들을 나름 솔직하게 풀어내는 건 내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는 취미 생활이다. 하지만 어느샌가 글쓰기를 '취미'로 단정짓기 시작하면서 나는 글쓰기와 많이 멀어졌다. 특히 작년에는 상당 기간의 슬럼프와 교환학생 생활을 거치며 글쓰기와 거의 벽을 쌓고 지냈는데, 덕분에 무언가를 보고 느낀 나의 감정들을 풀어내는 방법을 거의 잊어버렸다. 영화를 보고, 새로운 여행지에 가고,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여러 생각들이 일상을 스쳐지나갔지만 나는 차마 그 생각들을 글로 엮어내어 잡을 수가 없었다.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결국 해결책을 못 찾고 그 감정들을 흘려보내는 기분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강력한 무기력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 무기력은 슬금슬금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초반 몇 개월 간은 완벽해야한다는 강박없이 글을 풀어냈다. 물론 글의 질은 좋지 않았다. 지금도 내가 쓰는 글들은 그저 글쓰기와 다시 친해지기 위한 과정 위에 있다. 사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사실 고학년이 되고 바빠진 이후로는 '취미'로 규정되어 학업과 취업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글쓰기는 걸핏하면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곤했다. 하지만 이번 상반기에는 인턴생활을 하면서도 이전보다 많은 글들을 써냈다. 그리고 글의 대부분은 아트인사이트와 관련된 글들이다. 나 혼자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저 사라졌을 생각들이 '마감'을 만나서 부족한 형태로라도 글이 될 수 있었고, 부족하나마 글들을 계속 써냈기에 나는 다시 글쓰기와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친해진 글쓰기와 함께할 시간적 여유가 늘어난 지금은, 이렇게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과정이 '행복'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얼른 내 생각들을 글로 뽑아내고 싶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글을 보며 그들에게 배우고 싶고, 글 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들 운영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구가 뿜뿜대고있다. 새로운 시도 앞에서의 기분좋은 흥분감, 이 역시 마감이 나에게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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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이 있다는 건 괴롭지만 효율적이다. 마감은 홈런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안타를 계속 쳐 내게 만들고, 평범한 안타라도 계속 치다보면 홈런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가끔씩 홈런을 치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법이다. 마감은 결국 그 행복감을 만드는 촉매다. 이 책 『생각하기의 기술』은 저자가 자신의 마감과 싸우면서 그려낸, 마감과 싸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디어를 끌어모으는 일상의 과정들 -영감, 노력, 즉흥성, 열망, 사색, 탐구, 일상의 좌절, 모방,절망, 순수한 기쁨-을 목차로 만들어서 잔망스럽게 표현된 일러스트들은 아주 가볍고 부드럽게 읽힌다. 그리곤 펜을 들어 밑줄을 치게 만든다. 사실 이 책을 본다고 아이디어가 팍팍 떠오른다고는 말하지 못 하겠다.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기 보다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그 많은 일들에 대해 공감하고 피식 웃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나의 아이디어 building 과정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나의 새로운 아이디어 탐색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끌어낸 나의 아이디어는 내 인생에 대한 설계다. 웃기게도 이 책의 프리뷰 제목을 '마감과 싸우는 법'이라 지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마감'의 소중함에 대해 알게 되었다. 책에서 나타난 아이디어 찾기의 수많은 노력을 보면서 나는 글쓰기를 너무 쉽게 보고 있었고,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서 마감과 싸우고 있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글을 계속 쓰고 싶고, 향상시키고 싶었다면 나는 글을 취미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마감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글을 발전시켰어야했다. 취미라는 보기좋은 그릇에 가둬놓았던  나의 글쓰기는 발전하기 보다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었고, 마감을 대하는 여러 방법을 이야기하는 이 책 앞에서 나는 그 점이 너무 부끄러웠다.

비록 인턴이지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얽매인다'는 느낌을 매우 강하게 받았다. 특히 학생일 때와는 다르게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경험을 선택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던 대학생과는 달리 회사원은 확실히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보니 더더욱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다는 콘텐츠 창작욕구가 치솟았던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 마음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한다. 자유롭게 나의 생각을 풀어내면서 자체 마감과 함께 글을 정갈히하고싶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글이 아닌 다른 콘텐츠도 손을 대고 싶다. 나에게 마감의 소중함과 마감 뽐뿌를 불러 일으킨 이 책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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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p.29) 

모든 것이 ‘의미 없음’을 의미할까
두려워서 우리는 의미를 찾고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야망의 본질 (p.53)

그리고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맨 처음 사랑했던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수정 (p.142) 

실패들을 접어서 창밖으로 날려버려,
빈 종이를 꺼내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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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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