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장르 따위 없다! 새 시대 새 음악의 밴드들 [음악]

글 입력 2018.06.2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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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5년 초, 한동안 새로운 음악을 멀리했다가 불현듯 무엇인가에 홀린 듯 신보들을 미친듯이 탐색해가며 듣기 시작했던 때가 있다. 그 때 들었던 수많은 노래들 중 특히 듣는 내내 굉장히 신선한 충격에 사로 잡혔던 노래가 한 곡 있었는데, 바로 혁오의 ‘Panda Bear’ 였다.

내가 그동안 들어 왔던 한국 음악에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색깔임과 동시에(물론 나는 ‘음알못’이므로 이미 있었는데 내가 못 찾았을 수도 있다.) 해외 음악에서도 저런 느낌은 쉽게 내지 못할 것 같았다. 여러 장르가 한 군데 뒤섞여 하나의 멜로디 안에 응축되어 있는 듯한 참으로 신묘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그 충격을 계기로 그때 혁오에 꽂히게 되었고, 이전 앨범은 물론 그 후에 발표되는 곡들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해 여름,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혁오가 이른바 ‘전국구로’ 알려지게 되면서 그들의 독보적인 개성은 단번에 대중들을 매료시켰고 음원차트는 순식간에 혁오만의 공간이 되었다. ‘나만 알고 싶던 밴드’가 순식간에 ‘국민 밴드’의 반열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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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8년, 마치 2015년 당시 혁오가 보여주던 모습의 ‘진화된 버전’을 보는 듯한 충격을 주는 두 팀의 인디 밴드가 또 다시 나타났다. 이 두 팀은 서로 지구 반대편인 한국과 노르웨이를 기반으로 각각 다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교롭게도 ‘소년’이라는 단어가 팀 이름에 포함된 동시에 그 어떤 장르로도 이들을 정의 내릴 수 없는 ‘장르 파괴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아니면 불가능한, 그래서 오직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새 시대 그리고 새 음악의 밴드들. 바로 한국의 ‘새소년’과 노르웨이의 ‘Boy Pablo’ 이다.



소년이 온다, 진짜 ‘새로운’ 소년이 온다: 새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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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년은 2017년 6월, 첫 앨범을 통해 데뷔한 지 이제 겨우 일년 정도 된 그야말로 ‘진짜 신인’ 밴드다. 현재까지 싱글 두 장과 EP(미니 앨범) ‘여름깃’이 발표되었고, 보컬 황소윤과 강토, 문팬시의 3인조로 이루어져 있다. 팀 이름은 1980년대의 국내 유명 소년 잡지였던 ‘새소년’에서 모티브를 얻어 정해진 것이라고 한다. 날아가는 ‘새’의 의미와, 새롭다는 뜻의 ‘새’가 모두 내포된 중의적인 팀 이름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곡을 모두 합쳐도 총 9곡에 불과한 이들이지만, 새소년은 데뷔 전 음원을 발표하기도 전부터 이미 인디씬에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팀 결성 이후 채 반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신인 발굴 오디션과 TV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보이기도 했으며, 또한 이 오디션에서의 수상을 통해 정식 데뷔를 하기 전임에도 국내 최대의 록 페스티벌 중 하나인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영광을 안기도 했을 정도다.

새소년의 음악은 ‘가장 사실적인 청춘’을 내뱉는 데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기반이 되는 것이 사이키델릭, 록, 블루스,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조화이다. 얼핏 이름만 봐서는 서로 섞이기 힘들 것 같은 이 모든 장르들을 새소년은 멋지게 섞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진짜 청춘의 정서가 녹아 있기도 하다. 흔들림, 불안, 약간의 우울과 청춘 특유의 자신감, 패기 등등. 그렇게 새소년의 음악은 날 것 그대로의 청춘을 보여준다.

한편, 보컬 황소윤이 가진 마력의 음색과 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새소년 음악의 가장 큰 키포인트 중 하나다. 허스키하고 중성적인 음색과 더불어, 음원보다 오히려 라이브를 더 훌륭하게 소화하는 그녀의 가창력은 새소년의 음악을 더 뚜렷한 색깔로 완성시키는 역할을 멋지게 해낸다.

이처럼 매력적인 보컬, 그리고 그들 만이 소화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불과 일 년 만에 자신들의 세계를 멋지게 구축해 낸 이 무서운 신예 밴드는, 과연 앞으로 또 어떤 음악을 그려 나가게 될까? 지금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다려지게 만드는 매력 최고치 밴드, ‘새소년’이다.





‘순수미’와 ‘찌질미’ 사이의 아름다움: ‘Boy Pab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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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Pablo'는 2015년 말, 칠레 출신의 니콜라스 파블로 뮤노즈를 중심으로 결성된 5인조의 노르웨이 밴드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첫 EP(미니 앨범) ‘Roy Pablo’를 발매하면서 유튜브에 타이틀곡인 ‘Everytime’의 영상을 업로드 한 후부터다. 지금까지 발표된 앨범은 앞서 언급한 EP ‘Roy Pablo’와 2018년 싱글 ‘Losing you’가 전부. 데뷔 년도로 보면 새소년보다 훨씬 선배지만 발표한 곡은 지금까지 총 7곡으로 새소년보다도 적다.

하지만 ‘Boy Pablo’는 새소년과 마찬가지로 이 7곡의 노래를 통해 자신들만의 장르와 감성을 멋지게 표현해냈다. 특히 레트로 풍의 인디팝, 록 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의 세련된 느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 음악의 특징인데, 여기에 순수함과 찌질함 사이 그 어딘가의 B급 스러운 정서가 덧붙여지게 되면서 ‘Boy Pablo’의 음악은 비로소 완성된다.

한편, ‘Boy Pablo’의 모습에서는 묘하게 영화 ‘싱 스트리트’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에서 주인공 코너가 학교 친구들을 모아 밴드를 만들었듯이, 실제로 ‘Boy Pablo’ 또한 보컬인 니콜라스 파블로 뮤노즈가 주축이 되어 주변 친구들과 친척을 모아 밴드를 탄생시켰다. 또한 이들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계기가 된 ‘Everytime’의 유튜브 영상에는 팀 전원이 한적한 바다의 부둣가에서 연주를 하는 모습이 굉장히 아마추어적인 편집으로 담겨있는데, 역시 이 모습도 ‘싱 스트리트’의 한 장면을 닮아 있다. 순수한 청춘을 가감없이 노래했던 영화 속 인물들의 밴드가 ‘실사판’으로 탄생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모습이다.

문득 화려하고 트렌디한 음악과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날이 왔을 때, 주저하지 말고 ‘Boy Pablo’를 찾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복고와 세련됨 그 사이, 그리고 순수함과 약간의 찌질함 그 사이의 독특한 매력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분명 매료되리라고 감히 확신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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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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