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5] 대구 '인디밴드 콘서트 - 樂樂樂' 리뷰

음악으로 꽃피운 지역 뮤지션들의 이야기
글 입력 2018.06.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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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5]
대구 '인디밴드 콘서트 - 樂樂樂'


매달 1일쯤이 되면, 저는 이번 달에 있을 공연 정보를 찾아봅니다. ‘좋은 공연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집념으로 인터넷을 파헤치다 보면, 다양한 지역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낯선 이름들을 이따금씩 발견합니다. 그리고 직접 아티스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들의 진솔함에서 새어 나오는 ‘열정’은 빛을 발합니다. 늘 그렇듯 좋아하는 일에 대한 순수한 집념은 숨기기 힘드니까요.

그들이 ‘대중적인’ 인디 뮤지션은 아니더라도, 그리고 더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에 지역적인 한계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올곧게 들려주고자 하는 뮤지션들이 지방에도 참 많습니다. ‘그저 무대에 서는 게 좋다’던 한 아티스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회가 되어줄 무대와 관객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대구에서 양일간(14-15일) 펼쳐진 ‘인디밴드 콘서트- 락락락’ 공연을 관람하면서 무대에 목말랐을 많은 뮤지션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구의 경우, 클래식 공연은 많은 공공기관에서 이뤄지는 편이지만, 그에 비해 ‘인디 뮤지션’들이 설 무대는 비교적 적은 편이거든요. 공연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뒤편의 야외공연장에서 이뤄졌고, 저는 15일 공연을 함께했습니다. 관계자 분의 도움을 받아 감사하게도, 관련 자료 및 공연 영상을 회신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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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영.jpg
 

락락락 공연의 첫 무대는 대구에서 버스킹 및 라이브 가수 활동을 하고 계신 조진영 아티스트의 무대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무대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뮤지션의 첫인상처럼 차분하지만 깊이 있는 목소리에 눈을 감고 무대를 감상했습니다:-) 잔잔하고 느긋한 음악 덕분인지 바람이 참 달았습니다. ‘럼블피쉬’의 최진이 아티스트님과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첫곡 ‘Fields of gold’로 시작된 무대는 장필순의 ‘너의 외로움이 나를 부를 때’, 故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로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 사람이 부르고 듣는 음악에도 그의 세계가 묻어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나 선곡된 음악이 아티스트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그녀는 ‘장필순’은 가장 좋아하는 포크싱어라고 언급했는데, 특유의 분위기가 많이 닮아있었어요. 아, 관객들에게 들려준 자작곡 ‘참 좋다’는 공식적으로 무대에서 처음 부른 곡이라고 밝혔고, 처음을 함께할 수 있어 참 기뻤습니다. 가을쯤 공개될 그녀의 음악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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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와 고운 목소리가 남긴 여운이 가기 전에, 다음 무대에 오른 팀은 사필성 밴드 였습니다. 사필성 밴드는 ‘슈퍼스타K’와 ‘보이스코리아’에 출연하며 뛰어난 가창력으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요. 현재는 주 무대인 대구뿐만 아니라 부산, 광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과 버스킹을 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팀입니다.

포스있는(!) 첫인상과는 달리 재치 넘치는 멘트로 첫인사를 건넨 밴드는, ‘이별이 익숙한 그대’, ‘두드려줘’, ‘두 발로 일어선 아이’, ‘나이값’ 등 자작곡을 관객들에게 연이어 들려주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저는 ‘나잇값을 못하고 사는 것 같다’던 아티스트의 고민에서 출발되었던 곡, ‘나이값’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표기 상 '나잇값'이 맞지만, 일부러 곡 제목을 '나이값'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하고 삶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게 보통의 생각이고, 그러다 보면 하고 싶은 일도 자연스럽게 하나씩 포기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관념이니까요. 하지만 사필성 아티스트는 ‘나잇값을 못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더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앞으로도 지금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음에 콕콕 박히던 멘트에, 가사는 왜 그리도 선명하던지요.


▲ 사필성 밴드 - 나이값


커버곡으로는 정준일과 ‘안아줘’, 딘의 ‘인스타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정말 모든 것을 다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포근한 ‘안아줘’였고, 차분한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의 ‘인스타그램’이었습니다. 딘이 특유의 무던함으로 오히려 허무감을 부각시켰다면, 사필성밴드는 공허감을 그대로 숨김없이 드러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두 곡 모두 5개의 악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초여름 저녁의 시원한 날씨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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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로 ‘노래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팀 CANO는 2014년에 결성된 4인조 밴드입니다. ‘취향을 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혔던 팀인 만큼, 대중적인 곡을 관객들에게 많이 들려주었습니다. (자작곡은 이별의 아픔을 다소 묵직하게 표현한 ‘안녕 내 사랑’,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귀엽게(!) 담아낸 ‘TO. BLUEBIRD’, 곡의 이미지가 봄 날씨를 닮았던 ‘또 두근’ 3곡을 불렀습니다!) ‘따라 해주지 않으면 부끄러워진다’며 떼창을 유도하는 능숙한 모습에 관객들은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동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CANO - rainy


카노는 밝은 분위기의 다양한 커버곡 - ‘소원을 말해봐’, ‘Bang Bang’, ‘이렇게 예뻤나’, ‘이브의 경고’ - 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함성을 끌어올렸는데요. 여리여리한 체구에서 뻗어 나오는 시원한 고음을 들으며 저는 매번 감탄해야만 했습니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으로 편곡된 노래는 락적인 요소가 가미되어서 강렬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소원을 말해봐’에서 킬링파트 ‘DJ, Put it back on!’이 있었다면, 대신 카노 버전 ‘소말’에서는 귀를 울리는 쟁쟁한 악기 소리가 단연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특히나 그들의 무대에서 돋보였던 것은 멤버들의 케미와 멘트에서 뿜어 나오는 재치였습니다. 팝송 ‘뱅뱅’을 부르기 전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나는 곡이니 즐겨달라고 얘기하던 솔직함이 유쾌했고, ‘소원을 말해봐’에서 보컬 분께서 소녀시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제기차기 춤을 수줍게 선보이자 다른 멤버 분들이 노래가 끝난 후 야유 섞인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무심한 듯 툭 이야기하는 멤버 분들의 멘트가 재밌어서 무대를 보는 내내 빵- 터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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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곳에서 많은 이들은 청춘을 노래하고 있고, 오늘날 ‘인디’라는 장르는 더 많은 문화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좋은 공연을 보면서, 많은 뮤지션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기회의 무대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관객들이 그들에게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짙은 녹음과 함께 뜨거운 무더위도 찾아온 것 같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이지만, 내려 쬐는 더위는 매번 적응이 잘 되지 않네요^^;  뜨거운 여름, 좋은 음악과 함께 시원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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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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