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양과 서양의 정신적 자각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6.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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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예전부터 동양과 서양은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양은 자연 친화적인 사상과 함께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할 때(특히 남녀 간의 애정시)에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비유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서양은 인간중심적이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때 간접적인 방법보다는 직설적인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동서양의 문학을 비교하는 수업을 들으면서 동양과 서양은 아주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며 비슷한 점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공통점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중국의 사상인 우환의식입니다.


憂患意識(우환의식)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고난을 이겨내려는
강인한 의지


과거 은 시대의 사람들은 귀신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주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귀신에게 의존하고 귀신을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일어나는 곤경 혹은 위기를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하지 않고 귀신이 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은나라의 정벌 이후 주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일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나라의 정벌이 사람들의 정신적 자각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적 자각 이후에 사람들은 더 이상 귀신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고 자신의 주체성과 이성을 발휘하여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또 자신에게 닥칠 곤경과 위기에 좌절하지 않고 경각심을 가져 불리한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게 됩니다. 자신의 힘으로 고난을 이겨내려는 강인한 의지, 분발정신과 같은 정신적인 자각이 바로 우환의식입니다.

서양에도 중국의 우환의식과 비슷한 정신적인 자각이 있었습니다. 17세기 미국은 청교도 이주의 영향으로 자신들의 삶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청교도적 정신이 확장되며 사람들을 자신들이 하나님의 은총 아래에 있다고 생각했으며 종교와 삶이 일치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18세기로 넘어오면서 경제, 사회, 과학의 전반적인 발달로 인해 인간의 이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됩니다. 이러한 생각은 성직자들의 영향력과 권위를 약화시켰고 17세기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던 방식(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다)이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많은 지성인들이 인간정신과 이성의 힘을 믿었고 하나님으로 인해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고 성취하기 보다는 우리의 이성과 이해를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해, 신의 초자연적인 은총이 아닌 인간의 이성과 감정 즉, 주체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중국 사람들의 정신적 자각, 우환의식과 같은 맥락입니다.

*

이외에도 동서양의 다양한 공통점이 있지만 사람들이 문학작품을 창작하기 이전에 그러한 작품의 주제가 되는 사상적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학기에 새로 배우게 된 동서양의 문학을 통해서 어쩌면 앞으로는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고 서로의 다른 점을 찾기보다는 동서양의 특징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동서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서로의 비슷한 점을 인식하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박성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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